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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임제, ‘합리적 운임 + 안전 노동환경’ 만들까
새 제도 시행 통해 일정부분 시장 개선 이뤄질 것으로 기대
손정우 기자 | 2315news@klnews.co.kr   2019년 12월 27일 (금) 14:13:07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안전운임제가 2020년 1월1일 본격 시행을 앞두고 목적한바 대로 화주와 운송사, 일선 화물 차주들 모두에게 합리적 운임과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전운임제는 컨테이너 운송부문과 시멘트등 2개의 사업 군으로 한정, 향후 3년 간 시행한 뒤 제도를 지속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일몰제 법이다.

지난 2003년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야기된 물류대란이후 운송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요구된 표준운임제가 안전운임제로 이름을 바꾼 직접 원인은 이들 대형 화물차량들의 끊이지 않는 사고 때문이다.

따라서 초법적 제도란 지적에도 불구, 정부가 대형 화물차들에 대한 안전운임제를 법적으로 강제한 직접 원인은 시장에서 이번 제도가 이들 차량의 안전한 운송을 위한 초석을 만들기 위함이다. 과연 이번 제도가 목표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제도 탄생과 더불어 향후 시장을 점검해 봤다.

안전운임제 탄생시킨 3가지, ‘낮은 운임, 왜곡된 시장, 차주 이기주의’

사실 안전운임제도의 태동은 우리 물류시장 격동기였던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장엔 과다한 화물차 공급으로 운임이 급락, 정부는 급하게 차량 공급기준을 기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 시장을 안정화 시켰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유가급등은 시장을 또다시 운송 원가로 압박을 받았고, 물류현장은 불만족한 운임으로 파업의 불안감을 높였다. 이렇게 산업시장을 마비시킬 수 있는 파업 위협은 결국 합리적 운임의 기초를 요구하게 됐으며, 이것이 바로 당시엔 표준운임이다.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서 화물차주들의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든다는 목적을 담아 안전운임제로 이름을 바꿔 탄생하게 됐다.

따라서 안전운임제는 표준운임제에서 이름을 바꾼 제도지만, 합리적 운임과 더불어 24시간 밤낮없이 도로를 누비는 일선 화물 차주들의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함이 직접적인 탄생 배경이다. 2003년 이후 십 수년 동안 국내 육상운송 물류현장이 초법적 규제란 지적에도 불구, 지속적으로 안전운임제 도입을 요구한 배경에는 3가지 때문이다.

그 첫 번째가 ‘싸구려 운임’을 선호하는 시장 특성이다. 두 번째는 오랜 기간 이해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로 왜곡될 대로 왜곡된 운송물류 시장 때문이며, 마지막으로 화물운송시장의 이기심으로 야기된 운임하락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따라서 시행될 안전운임제가 아래 기술한 3가지 병폐를 해소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싸구려 운임 사라져, 안전운송 환경 조성 될 것

안전운임을 탄생시킨 첫 번째 요인은 ‘싸구려 운임 선호’다. 그럼 이번 제도 시행으로 낮은 운임만을 우선하는 시장은 적정 수준의 운임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전환될 수 있을까?

자유경쟁 자본시장에서 낮은 가격(운임)은 여러 비교항목들 가운데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게 하는 첫번째 요소다. 당장 고객들은 품질이 조금 낮더라도 저렴한 제품과 서비스를 우선 선택하기 때문이다.

육상운송 물류시장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서비스 품질이 아니라면 가격을 우선하면서 낮은 운임을 선호하는 시장 형성을 해 왔다. 이 때문에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낮은 운임은 당연시 인식됐다. 이는 여느 산업시장도 유사하다. 경쟁력이 없으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이 자본주의 경쟁시장의 원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운송물류시장에서 최초 운송운임을 지불하는 원청 화주 고객들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자신들이 운임을 하락시킨 것은 아니며, 안전을 도외시하고 먼저 낮은 운임을 제시한 쪽은 운송사들과 일선 화물 차주들”이라고 현재의 낮은 운임의 원인을 물류업계 쪽으로 돌린다. 이 같은 지적은 사실이다.

따라서 경쟁을 통한 저렴한 운임을 강요하지 않았다는 일관된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운송할 화물은 한정되어 있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 서비스 차별점이 없는 화물차주들의 경쟁력은 운임 외엔 달리 없어 시장에서의 운임 하락은 불가피 했던 만큼 운전자들 관점에서 보면 화주들의 주장은 변명에 불과하고 설득력이 떨어진다.

결국 현 운송시장에서 끝 모르게 추락한 운임은 일선 화물 차주들이 구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이 없었던 만큼 운송현장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이번 제도의 강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법으로 안전운임 이하로 지불하지 못하게 한 이번 제도의 경우 하락하는 운임을 막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매년 안전운임위원회에서 산정되는 운임가이드라인을 놓고, 불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또 화주들과 운송사들의 혹여 안전운임제 시행 없이 운임의 인위적 상승을 위해선 화물차 대수를 강제적으로 줄여 수요 공급을 조절해야 하지만, 이럴 경우 고객들은 화물차 수급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는 만큼 지금처럼 저렴한 운임으로 운송을 위탁하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의 안전운임을 합리적 수준에서 가이드라인으로 정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라는 평가다.

   

왜곡된 시장 구조 개선시켜야, 제도 시행 효과 얻어

두 번째 이번 제도 탄생 배경은 왜곡될 대로 뒤틀린 운송물류시장 때문이란 지적이다. 우리 화물운송시장 구조를 살펴보면 시장의 주체는 크게 화주, 운송 주선업체, 운수회사,개별(지입)차주로 구분된다. 이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최종화물운송 물량의 영업을 담당하는 곳이 가장 하부에 자리한 개별차주 또는 지입차주 중심이란 점이다.

이처럼 차주 하나하나의 지입제도 중심에 영업구조는 시장에서 일선 화물 주선사 및 운수회사의 역할을 비정상적이면서 비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했다. 운송업무가 운수회사와 개별 및 지입차주로 이원화되어 있다 보니 다단계 거래구조의 형성요인을 부추겨 작용한 셈이다. 따라서 안전운임제가 시행되면 비정상적인 시장 왜곡은 일정부분 정상화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 현 화물운송의 주요 거래구조를 살펴보자. 화물운송 시장에서는 일선 운수회사들의 영세성, 영업상 필요성, 거래정보의 폐쇄성 등으로 다단계 거래행위가 횡횡한다. 시장엔 화물업종, 차종, 취급품목 등의 특성 차이가 있으나 택배시장을 제외하면 화물주선업체 및 운송업체에 의해 다단계 거래가 형성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반 카고형 화물(내수부문) 거래구조의 경우 계약기간에 따라 물량수요는 장기물량과 단기물량으로 구분된다. 장기물량은 주로 1년 단위의 계약으로 이루어져 화주 → 운송업체 → 지입차주 또는 화주 → 운송업체(주선업체) → 운송업체(주선업체) → 지입차주 형태로 거래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반면 단기물량은 수요빈도가 적거나 장기계약에 의한 초과물량으로 수시계약 또는 1년 미만 단위의 계약으로 이루어진다. 구조는 화주 → 주선업체(물량전문) → 주선업체(차주전문) → 지입차주 또는 화주 → 운송업체 → 주선업체 → 지입차주의 거래가 일반적이다. 이처럼 화물운송시장에서 단기물량은 장기물량보다 거래단계가 많고 복잡해 여기서 차주 운임을 최소화 시킨다.

한편 컨테이너화물(수출입부문)의 거래구조의 경우 컨테이너 운송 운수회사는 대형, 소형, 물량 미확보 업체로 구분되며, 운송거래는 화주에서 운송업체 → 지입차주(위수탁차량) 또는 화주에서 운송업체 → 또 다른 운수회사 → 지입차주(위수탁차량)의 거래형태를 갖는다. 여기서도 시장 구조상의 문제가 나타난다.

당장 우리 화물운송시장 구조의 이원화가 그대로 노출된다. 쉽게 왜곡된 시장의 예를 들면 전체 화물 운송 사업에서 보통의 경우 물량을 위탁받는 운수회사와 단순 위수탁 차주(지입차주)를 관리하는 회사로 양분돼 경영측면에서 이중화 구조로 되어있다.

이는 전체 운송시장에 시설과 일부 직영차량, 그리고 시스템 등의 실제 물량을 수주해 아웃소싱하는 운수회사들과 단순 영업용 번호만을 지입받아, 직원 한명과 전화 한 대만 가진 껍데기 운송사업자들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동일한 시장에서운수회사 운영형태가 이원화되다 보니 일반 화물운송사업자는 운송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일명 ‘지입전문 운송사업자’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운송책임은 없이 일선 지입차주들에게 책임을 돌린 운수회사 및 운송주선업체는 경영의 영세성과 운영의 전근대성으로 운송서비스의 질적 개선 기반이 취약한 상황이다.

또 운송거래의 복잡성 및 불투명성으로 인해 시장의 불안정성을 내재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 없이는 안전운임제의 효과도 반감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안전운임제도 시행에 따른 거래 투명화는 기존 거래 단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며, 세부적인 대안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선 개인 화물차주 스스로 낮춘 운임, 정상화 길 찾아

마지막으로 화물운송시장에서의 대표적 폐단인 ‘나만 살면 돼’의 개인 화물 차주들의 이기주의는 운임을 하락시키는 주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처럼 나만 살기 식 영업방식은 앞서 언급된 운송시장의 왜곡에서 출발한다.

시장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시장 평균운임보다 낮은 운임이라도 당장 화물을 운송하겠다는 일부 화물차주들의 이기심은 보이지 않는 물류현장에서 전체 운임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 같은 현상의 확산 이유는 우리 화물운송시장의 가장 큰 특징인 개별차주 또는 지입차주들 위주의 각개전투식 영업 방식 때문.

예를 들어 당장 편도로 경기도에서 부산으로 내려간 차주는 다시 원래 차고지 지역으로 돌아오기 위해 역 방향의 화물운송 물량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역방향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합리적 운임이하의 운임을 받고서라도 물량을 확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스스로 운임을 낮춘다는 비난을 샀다.

하지만 안전운임제가 본격화되면 원청 화주기업과 운수회사, 주선사들 모두 규정된 안전운임 이하로는 운임을 운송서비스를 의뢰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일선 차주들 역시 낮은 운임으로 영업할 수 없어 ‘나만 살면 돼’ 식의 영업은 불가능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제도 시행에 따른 편법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법적 강제성을 기반으로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안전운임 이하로 운임을 주거나 영업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번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서라도 안전운임 이하로 서비스할 수 없는 상황을 정착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제 화물운송을 최초 의뢰하는 원청 화주기업과 운수회사 및 운송 주선사 모두 안전운임제도 시행에 따른 물류비 인상은 불가피해지게 됐다. 과도한 정부의 시장 개입에 대한 논란과 시장 논리에 반하는 조치라는 불만에도 불구, 그 동안 운송 물류시장을 위험하게 한 요인은 일정 부문 제도 시행으로 반감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플레이어들 누군가는 이번 제도로 수혜를 받고, 또 누군가는 그 동안 없었던 비용을 추가로 지출하게 됐지만, 이번 제도는 오랜 기간 동안 산업시장 최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밤낮없이 서비스를 제공해온 시장을 선순환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따라서 하루빨리 이번 제도를 통해 뒤엉킨 물류시장 전체가 선 순환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배려가 필요해 졌다. 향후 3년의 일몰법으로 시행된 이번 제도가 시장 관계자 모두를 만족시키진 못할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노동현장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소한의 방패가 되길 모두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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