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먼저 찾는 자가 승리한다

3D 프린터는 소비지 근접 생산이라는 사회 트렌드의 변화를 상징하는 디지털 기술이다. 하지만 물류 산업에서는 3D 프린터의 사용 확대가 긍정적 혹은 부정적 의미에서 공급사슬 대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이다. 물류 업체들이 3D 프린터를 주목하는 이유의 하나로 전문가들은 국제 물류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3D 프린터가 등장하면서 지역에서 생산된 물품은 그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지산지소화(地産地消化)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3D 프린터의 적층제조(Additive Manufacturing) 기술이 발달할수록 공장 내 자동화 비율이 높아져 기계부품, 의류, 신발 같은 제품들이 소비지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커져 결과적으로 국제 물류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논리다.

기계 분야의 경우 예비 부품 제조에서부터 3D 프린터를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주문제작 부품에서도 도입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향후 부품뿐 아니라 제품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소비재 분야는 다른 제품에 비해 국가 간 무역비율이 낮고 국제 물류 수요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주문제작에 성공한 일부 제품은 지산지소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제물류 수요 감소에 생산거점 물류 계약도 바뀔 위험 있어
전문가들은 향후 3D 프린터와 자동화 기술 등 디지털화가 실용 단계에 접어들면 생산 방식 변경과 함께 생산 장소 변경도 검토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새로운 생산 장소에서 새로운 배송 사업자를 선정하는 형태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생산거점에서 물류 업무를 수탁하던 물류 사업자와 소비지의 배송 사업자가 반드시 일치할 확률은 현재도 그리 높지 않다. 즉, 물류 사업자의 입장에선 3D 프린터로 인해 기업의 생산 거점이 바뀌면 물류 업무의 수탁이 감소할 가능성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물류 업체들은 3D 프린터를 이용한 사업을 자신들의 비즈니스 카테고리에 포함시키면서 이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택배·우편 사업자와 기업 간 물류 사업자 중 매출액 상위 10곳의 3D 프린팅 서비스 실시 상황은 표와 같다.

택배·우편 사업자 상위 10개사 중 6개사는 전 세계 배송 거점 등에 3D 프린터를 설치해 프린트한 제품을 고객에게 신속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UPS, 라 포스트, 로얄 메일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 간 물류 사업자 중 3D 프린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업자는 상위 10개사 중 도이체반 쉥커, 일본통운, 히타치물류, 판알피나 등 4개사뿐이다. 이 중 히타치물류는 제휴 관계에 있는 SG 홀딩스 산하 사가와급편(佐川急便)과 협업 중이다.

‘위협’과 ‘기회’ 공존… 부가가치 찾아내는 지혜 필요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3D 프린터와 자동화 기술을 위협이 아니라 기회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 세계 배송 거점 등을 활용해 고객별 맞춤형 주문 제작된 제품을 신속히 배송하는 서비스를 통해 수익 확대 기회로 삼고 있다.

하지만 3D 프린트된 제품의 수송 및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순 사업자에 그칠 경우 물류 수요가 감소하면 매출과 이익 감소를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수익 확보를 위해서는 물류 업무 수탁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 공급사슬 전체에 대한 최적화 방안을 마련해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3D 프린팅 도입에 따른 제조비 변화나 제공할 수 있는 부가가치를 분석해 최적화 방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보유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3D 프린터 업체 또는 3D 프린팅 서비스 제공 사업자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