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빼고 7곳 모두 적자, 불안 요인만 ‘여기저기’ 널려

하늘 높을 줄 모르고 고성장을 이어오던 항공시장이 글로벌 발 급격한 경기 위축과 저성장 구조로 진입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올 3분기 국내 항공사 8개 가운데 대한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모두 적자로 전환, 향후 시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한 실적의 배경엔 한·일 경제 갈등으로 촉발된 일본 여행 자제에 따른 실적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이란 지적이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선 3분기 적자를 면한 대한항공 역시 향후 시장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당장 대형 항공사 2곳 중 유일한 적자를 면한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은 3조2830억원, 영업이익 1179억 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공시 내용을 살펴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70% 급감한 수치를 보였다. 적자를 면했을 뿐 내용은 적자인 셈이다. 이 같은 실적에 대해 대한항공은 “미-중 무역 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영향에 따른 결과”라며 “환율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라 비용도 증가해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전했다. 

그나마 대한항공의 3분기 여객 부문 실적은 한-일 갈등, 홍콩 정세 불안 등에도 불구, 동남아시아 등 대체 시장 개발 및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여객 수송실적(RPK,Revenue Passenger Kilometer)의 경우 3.2%, 탑승률(Load Factor)은 1.3% 증가했다. 반면 항공물류 부문의 경우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수송실적(FTK,Freight Ton Kilometer)이 무려 11.2% 감소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역시 3분기 영업 손실 57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영업이익 971억원)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 매출의 경우 1조83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으며, 이번 영업 손실은 지난 2분기(영업 손실 1241억원)에 이어 연속적이면서 큰 폭으로 손실액을 늘렸다는 점에서 시장에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저비용항공사 대표 주자인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각각 131억원, 19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며, 티웨이항공도 지난 8일 영업 손실 10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고, 비상장사란 이유로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항공 산업계 대부분이 적자로 전환됐다는 것 뿐 아니라 현 위기 국면을 탈출할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대한항공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당장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새 주인으로 나섰지만, 새 주인들 모두가 항공 산업엔 전혀 전문 지식이 없고, 경기에 민감한 대외 경제상황과 맞물려 자칫 ‘승자의 저주’를 맞닥뜨릴 수 있어 상호 경쟁을 통한 항공시장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처럼 대형 항공사들 조차 대 내외적인 불안 요인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가뜩이나 자금력과 운영능력이 부재한 저비용항공사들의 적자는 빠르게 시장을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노선 다변화를 이루지 못하고 단일기종으로 일본을 비롯한 단거리 동남아 노선에 집중한 LCC들의 경우 차별화된 노선 확대와 경영 합리화에 나서지 못할 경우 조만간 몇몇 항공사는 폐업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기다 최근 정부의 추가 LCC 허가에 따른 경쟁이 가속화되고, 안전 운항 기조가 강화되면서 비용이 증가할 경우 국내 항공시장의 위기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정부와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항공업계 위기 국면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와 글로벌 경기 회복, 미-중 간 무역전쟁의 결과에 따라 향후 항공시장의 위기 상황도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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