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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물류시장 계륵 ‘지입제도’, 폐지수순 밟나
어설픈 조사결과 나오면, 향후 시장 불안요소 될 수도
손정우 기자 | 2315news@klnews.co.kr   2019년 09월 03일 (화) 10:25:58
   

지난달 국내 육상운송 물류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지입제도’ 개선에 대한 연구용역에 나선다고 발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선 물류현장에선 이번 연구용역으로 60여 년을 이어온 지입제도가 폐지될 것으로 낙관하긴 섣부르다고 지적한다. 이는 유상 여객운송시장의 영업용 택시 면허권(1대당 7000여만원)과 유사한 40여 만대의 육상물류시장 영업용 화물차량 번호에 대한 일종의 권리금 해소 방안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개선하고자 나선 ‘화물운송 시장질서 개선방안 연구용역’이 자칫 어설픈 조사결과로 나타날 경우 향후 화물운송 물류시장에 또 다른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국내 물류시장에 가장 큰 폭발력을 가진 지입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발주한 배경과 문제점, 향후 용역조사 결과물에 대한 전망을 짚어봤다.

지입제 따른 부조리·병폐 개선, 칼 대야 할 필요성 느껴
이번에 정부가 발주할 ‘화물운송 시장질서 개선방안 연구용역’의 직접 배경은 그동안 물류현장에서 끊임없이 관행이라 묵인해 온 화물차량의 위·수탁제(지입제), 다단계 운송, 대형 물류기업들의 물량 위탁 등에서 나타난 각종 부조리와 병폐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이 때문에 물류시장은 매번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화물차 관련 지입 사기 등과 같은 일선 차주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아 이에 대한 개선 및 혁신을 요구받아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6월, 지입제도 개선안을 물류산업 혁신 방안에 포함시켰다. 반면 이 같은 시도는 현 정부뿐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해법 찾기에 나서왔었다. 물론 결과는 제자리였다.

따라서 물류현장 관계자들은 “이번 연구 용역이 ‘수박 것 핥기’식의 조사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점과 해결책을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그럼 정부가 본격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위·수탁제’, 소위 지입제도란 무엇일까? 이 제도를 쉽게 서술하면 화물차 면허인 영업용 번호는 운수회사가 소유, 차주는 자신의 차량을 별도로 구입해, 번호를 임대해 사용하고 그 대가로 지입료(번호 임대료)를 지불하는 제도다. 이렇게 화물차 면허인 번호와 실제 차량의 소유가 따로따로인 이 제도는 직접 고용이 어려운 국내 화물운송시장에서 그 대안으로 자리하면서 지난 1997년 합법화됐다.

하지만 2003년 화물연대의 전국적인 파업에 따른 화물운송영업 면허 동결조치와 맞물려 일부 지입 전문회사에 의한 부조리가 확산, 각종 문제가 가중되자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빗발쳐 왔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역시 오랜 기간 육상물류시장의 부조리를 개선하기 위해 이번 조사 용역에 나선 셈이다.

   

95%가 지입차, 다단계와 대기업 자회사 불공정 행위 여전
지난 2017년 교통연구원이 조사해 밝힌 일반 운송업 화물차량의 95.2%는 지입차량이다. 이는 국내 운수회사 운영 화물차량의 4.8%만이 직접 고용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더욱 주목할 부분은 전체 화물운송사의 16.5%가 지입료 관련 수입 외에 매출이 없는 전혀 지입전문 운수회사로 추정한 것이다.

이처럼 시장이 왜곡되면서 이들 지입전문회사들은 영업용 화물번호의 권리금(신규 지입계약), 각종 수수료(대 폐차, 보험갱신, 물량알선 등) 등 차량 관리에 필요한 지입료 외에 부당한 금전 요구하는가 하면 지입 사기 등으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와 함께 직접 운송물량 없이 지입번호 임대 운영만을 전문으로 하는 운수회사들의 경우 운송·주선사업자에 의한 다단계 운송도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직접 운송물량 단위는 뒤로 후퇴 중이다.

한편 정부는 최근 화물정보망 활성화에 따라 이들이 다단계 운송 알선의 온상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현재 화물법상 화물운송거래의 경우 2단계(화주→운송사, 화주→주선사→운송사)까지만 허용된다.

반면 조사결과 전체 화물의 32.1%가량은 여전히 3단계 이상 다단계 거래 이후 서비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단순한 물량 정보만을 거래해 최초 지불하는 물류비 100에서 최종 화물차주의 몫으로 60~70%에 못 미쳐 현장의 불만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대기업 물류 자회사들은 자체 운송능력을 초과하는 많은 물량을 정상운임으로 영업, 대부분 영업능력 없는 협력 운수회사에게 저가 덤핑으로 재위탁해 주선 수수료 수입만 얻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런 고질적 병폐 개선을 위해 현재 화물차량의 위수탁제도와 다단계 등에서 만연되고 있는 물류현실에 대한 면밀한 실태조사와 시장분석을 통해 물류현장의 불만을 해소하는 대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안전운임제 맞물려, 지입제 폐지 정부 실행력이 성공 좌우
정부의 지입제 연구 용역보고서 발주와 관련, 물류현장의 반응은 반신반의다. 문제는 모두 지입제도에 대한 병폐는 알고 있지만, 기존 지입전문 운수회사들이 누리고 있는 시장기득권을 어떻게 해소할지 대안을 찾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의구심은 이번 연구용역에서 실태조사 결과물에 대한 불신감이다. 화물차주 김의주(가명, 51)씨는 “5개월의 시간과 4500만 원의 연구 용역비로 얼마나 충실하게 복마전의 지입 물류실태를 상세히 결과물로 만들어낼지 의문”이라며 “현재 조사하고 있는 안전운임제 실행을 위한 현장 조사와 맞물려 지입제도에 대한 결과물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일선 물류현장에선 충분한 조사비용과 시간이 결과를 담보할 수 있는 만큼 의지를 가지고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일부 화물 차주들은 이번 용역조사 의뢰도 정부의 대외홍보용일 뿐 시장의 기득권을 변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결과물이 나와도 기존 시장에서 누리고 있는 기득권 해소 방안이 없는데, 똑같은 조사 용역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구심인 셈이다. 따라서 용역조사와 병행해 기존 조사결과물에 대한 지입제도의 폐해를 해소할 대안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화물차주 김성식 씨는 “5톤 영업용 화물번호 권리금은 4000여만원, 번호 최초 임대에 지불하는 비용 600여만원, 여기다 대기업 물류 자회사의 수수료만 운임의 최대 20%를 선 공제 해 떼 간다”며 “일부 운수회사의 경우 영업용 번호 권리금 확보를 위해 운수회사의 양도와 양수를 반복하며 일선 지입차주들만 골병만 드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 지입제도의 병폐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존 지입계약의 갱신을 제외한 신규지입 금지하거나, 물량은 없이 지입전문 운수회사의 신규 모집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이 실제 시행될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입제도는 우리 물류시장 특성에 맞춰 정착한 제도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왜곡되고, 변형되면서 물류현장에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만큼 이번 용역조사를 통해 정확한 실태를 파악, 정부의 실행력과 의지를 바탕으로 시장에 선순환을 유도하는 제도로 정착하길 모든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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