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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물류업계, ‘베트남을 잡아라’
합작법인, MOU 체결부터 물류센터 운영까지…공공기관도 관심
김재황 기자 | jhzzwang@klnews.co.kr   2019년 05월 31일 (금) 10:00:21

   

‘동남아시아 지역의 대표 관광지’, 그간 우리나라에 있어 베트남하면 처음 떠오르는 이미지였다. 이 정도로 느껴지던 베트남과의 거리가 이제 한 층 가까워졌다. 그 계기는 다름 아닌 베트남에 불어닥친 축구 한류, 박항서 감독 열풍이었다.

세계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6.8%에 달했다. 이러한 비약적인 경제성장률을 발판으로 베트남의 물류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베트남은 안정적인 경제의 성장을 기반으로 9천만이 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소매업이 전체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어 이에 따라 물류업도 동반 성장하는 추세다.

박항서 감독의 활약으로 불기 시작한 베트남에서의 한류순풍은 베트남의 경제 성장과 함께 다양한 산업군에서 국내 업체의 베트남 진출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물류업계도 다르지 않다. 베트남 시장의 잠재성을 인식한 국내 물류업계에서는 이미 베트남을 기회의 땅으로 보고 각기 다른 방법으로 베트남 물류 시장에 진출해왔다. 우리 물류업계는 어떠한 방법으로 베트남 물류 시장에 도전장을 던져왔는지 살펴봤다.

합작법인, MOU 통해 현지 공략 나서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은 규모를 무기로 현지 물류 기업들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현지 시장에 연착륙하고 있다. 먼저 국내 택배 업계 선두주자 CJ대한통운은 지난 2017년, 베트남 현지 1위 종합물류기업인 제마뎁을 인수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했다. 당시 CJ대한통운은 제마뎁 로지스틱스 홀딩스와 제마뎁 쉬핑 홀딩스의 지분을 각각 50.9%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베트남 전반의 물류 시장에 본격 나선 바 있다.

CJ대한통운의 공격적 투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4월에는 당시 급성장 중이던 베트남 국적 저비용항공사인 비엣젯항공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현지에서의 항공물류를 업그레이드했고 나아가 올해 초에는 베트남 2위의 택배회사인 비에텔포스트와 현지합작법인을 설립해 국내 택배 시장에 이어 베트남 택배 시장까지 발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이어갔다.

삼성SDS는 지난 2016년 베트남 항공터미널 부문 최대업체인 알스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삼성SDS는 알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지의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제운송, 내륙운송, 창고, 통관 등을 포함한 통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지 대외 영업력 또한 강화했다. 이어 2017년에는 베트남 1위 운송 장비 보유 업체인 MP 로지스틱스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삼성 SDS의 글로벌 운송 역량을 베트남 현지의 물류 역량과 결합,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발을 내딛었다.

SK에너지는 국내 대표 화물차휴게소 서비스, ‘내트럭하우스’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이는 트럭을 기반으로 한 틈새시장 전략의 첫 해외시장 진출 사례였다. 지난해 SK에너지는 사이공 뉴포트(Saigon NewPort, 이하 SNP)와 화물차휴게소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SNP는 베트남 국방부 해군 소속의 기업으로 베트남 전체 화물 물동량의 50%를 담당하는 베트남 1위 항만운영 및 물류 국영 기업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화물차휴게소 사업의 동남아 시장 진출이 성공하면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SM상선은 지난해 베트남 1위 국영선사인 비나라인과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당시의 MOU 체결로 SM상선은 대한해운, 대한상선 등 SM그룹 해운 부문 전체가 해운물류가 급증하고 있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해운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SM상선 관계자는 “비나라인과의 MOU 체결을 통해 SM상선이 동남아 해운시장에 본격 나설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며 “앞으로 화주개발과 신시장 개척 등의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지 물류센터 통해 베트남 시장 ‘안착’
앞의 경우와는 다르게 현지에 직접 물류센터를 오픈하거나, 기존 물류센터를 매입해 현지에서 운영함으로써 베트남 시장에 연착륙한 업체들도 있다. 해외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동남아 물류의 핵심지역인 베트남에 세방비나 법인을 설립했던 종합물류기업인 세방은 지난 2017년, 베트남 하노이 흥옌성에 물류센터를 열고 본격적인 베트남에서의 물류 서비스에 나섰다. 약 3,000평 규모로 하노이와 하이퐁을 잇는 고속도로에 인접한 이 물류센터를 통해 세방은 현재까지 베트남 현지에서 화주들에게 원활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물류센터의 성공적 안착을 기반으로 세방은 올해 초 베트남 1위 물류 기업인 SNP와 베트남 전반의 물류 공급망 관리서비스 구축에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베트남 물류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세방 관계자는 “현지 물류센터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흥옌 지역에 2차 물류센터 건립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물류센터 건립과 더불어 SNP와의 MOU 체결 등을 통해 향후 전망 높은 베트남 시장에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2008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해 일찌감치 베트남 물류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해온 하나로TNS는 지난 2016년, 하노이 인근 옌퐁공단에 대단위 물류센터를 열어 본격적으로 베트남 물류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첫 현지 물류센터를 통해 베트남 현지에서 고객사 요구를 빠르게 지원할 수 있는 내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하나로TNS는 지난해 5월, 하노이 박닌지역에 단일 창고로는 최대규모의 물류센터를 건설, 그 영향력을 더 확대해 나가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나갔다.

하나로TNS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베트남에서 두 곳의 물류센터를 구축함으로써 현지의 구매 물류에서 판매 물류까지 모든 영역에서 최고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해 베트남 물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신남방정책호’타고 공공기관도 큰 관심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0월,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 교통부와 해운국 등의 고위급 관계자와의 항만 협력 회의를 갖고 양국 간 항만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해양수산부는 아세안 지역 최대 인프라 시장이자 교역국인 베트남을 현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핵심국가로 인식해 왔고 그에 따라 양해각서 체결이라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해수부 관계자는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에 따라 해수부에서도 항만과 해운협력 측면에서 베트남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동남아 시장의 중심인 베트남에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현지의 공공기관과 연계해 현지 항만 진출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해 5월, 베트남 교통부 산하 항만청인 비나마린과 양국 항만 간 물동량 증대와 다방면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베트남은 2017년 기준 인천항의 교역대상국 중 중국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였다. 특히 베트남의 대표적인 항만인 하이퐁항은 베트남 항만 중 인천항 정기항로 서비스가 가장 많은 항구였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기존 하이퐁항과 연계된 다수의 정기항로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인천항과 하이퐁항 간 교류 활동을 추가 확대해 인천항만공사의 베트남 시장을 대상으로 한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15년, 베트남의 고위급 연수단이 부산항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베트남과의 교류를 모색하기 시작한 부산항만공사는 2016년과 2017년, 베트남 현지에서 ‘부산항 환적화물 유치 및 배후단지 활성화를 위한 사업설명회’를 열어 공격적인 현지 마케팅에 돌입했다. 더욱이 당시에는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국내 해운산업의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부산항만공사는 베트남 항만 물동량을 통한 환적화물 회복에 중점을 맞췄다.

부산항만공사의 베트남 물류 시장 마케팅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베트남 물류 전문기업 하이안그룹을 공사로 초청, 부산항의 최첨단 항만운영 시스템을 설명하고 베트남 내 부산항의 물류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상호 발전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4월에는 베트남 호치민에 베트남의 항만정책과 물류 동향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환적 네트워크의 거점 역할을 하는 ‘부산항만공사 베트남대표부’를 개설하기도 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베트남의 빠른 경제 성장과 함께 우리와의 교역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부산항 중심의 환적 물류거점 확대로 베트남을 기반으로 동남아 지역의 부산항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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