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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메니스탄, 닫힌 실크로드
정성희의 유라시아 물류이야기 22
정성희 | klnews@news.co.kr   2019년 05월 15일 (수) 10:48:51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투르크메니스탄과 그 물류에 대해 살펴보자.

영구중립국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인구 500만의 투르크메니스탄이 독립하였다. 그리고 1995년 영구중립국 지위를 유엔으로부터 승인받았다. 투르크메니스탄이 말하는 ‘중립국’이란, ‘우리는 타국의 일에 관심도 없으며 간섭하지도 않으니 자국에 대해서도 내정 간섭을 하지 말고 관심을 꺼 달라’는 의미다. 사회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폐쇄 정책, 통제 경제를 추구하며 모든 외국인에게 비자를 요구하기에 이란, 우즈베키스탄, 터키, 러시아 등 이웃 국가의 국민들도 쉽게 발을 내딛지 못한다.

투르크메니스탄
남한 면적의 5배 정도에 달하는데. 국토의 85% 이상이 사막이다.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아프가니스탄,이란으로 둘러싸인 내륙국인데, 서쪽에는 카스피해가 위치하며, 터키와도 가깝다. 따라서 터키, 이란과 중국을 오가는 실크로드 상인들은 낙타를 타고 이 사막을 지나다녔다.

터키, 이란에서 출발하여 카스피해와 히말리야 산맥을 피해서 중국에 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평지다. 투르크메니스탄은 구소련의 최남단에 위치하면서 이란과 맞닿아 있었기에 투르크-이슬람 문화의 바탕 위에서 러시아-기독교 문화가 흡수되었다. 따라서 러시아식 광궤 철로가 놓여있고 러시아어가 통용되는 최남단이다. 수도는 ‘아슈가바트(Ashgabat)’이며, 철로는 약 5,000km에 이른다.

이란~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 철로
2014년 12월 이란~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을 연결하는 약 925km의 신규 철도가 개설되었다. 이란~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러시아가 한결 가까워진 반면 중앙의 우즈베키스탄을 경유하지 않는 신규 노선이다. 2018년 중국 화물이 이 신규 루트로 약 1,000TEU의 컨테이너를 운송하였다. 기존루트였던 ‘중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이란’ 루트보다 훨씬 운송거리가 멀다.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은 우즈베키스탄을 경유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한편 2019년 4월에 각 철도청 담당자들은 우즈베키스탄을 경유하는 기존 루트를 ‘중국~이란’ 간 화물 운송에 사용하기로 합의하였다.

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타지키스탄 철로
2013년 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타지키스탄 정상은 약 400km 신규 철로를 연결하기로 합의하였고, 착공식에서 참석한 3국 정상이 타임캡슐까지 집어넣었다. 자금과 아프가니스탄 내전이라는 문제가 있었지만 3국은 의지를 불태웠다.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물, 영토, 민족 갈등이 극에 달했고, 양국은 2011년 철로 국경을 닫아버렸다. 타지키스탄은 우즈베키스탄을 경유하지 않는 철로가 필요했다. 2016년 투르크메니스탄은 자국의 85km 구간을 완공했으나 타지키스탄은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런데 2016년 우즈베키스탄에 신임 대통령이 취임하자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2018년 3월에 철로를 개방하였다. 우즈베키스탄을 경유하는 기존 철로가 개방되자 타지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을 경유하는 신규 철로에 투자를 망설였다. 투르크메니스탄 눈치가 보여서 취소는 하지 못했다. 결국 2019년 2월 투르크메니스탄은 타지키스탄 트럭이 국경을 통과하는 것을 막아버렸고, 타지키스탄 트럭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카스피해를 통과 중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의 3대 물류도시
투르크메니스탄에는 3개의 중요한 물류도시가 있다.

   

카스피해 항구 ‘투르크멘바시(Turkmenbasy)’ : 투르크멘바시는 카스피해 연안에 위치한 투르크메니스탄의 최대 항구다. 대형 중량화물 운송이 많은 중앙아시아에서 중요한 항구이며, 허브 항구로서 카스피해를 관통하는 환적처리 물량을 늘리고 싶어 한다. 카스피해에 있는 ‘아제르바이잔의 바쿠항~투르크멘바쉬항(~아슈가바트~)’를 연결하는 카스피해 관통 루트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이란을 거치지 않고 중앙아시아와 유럽이 연결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그래서 투르크멘바시는 미국, 유럽, 터키에서 선호하는 항구이며 최근에는 터키 자본이 투입되어 현대화되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국경 ‘투르크메나바트(Turkmenabat)’ : ‘투르크메나바트’는 투르크메니스탄의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우즈베키스탄과의 국경 도시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간에는 2개의 국경 도시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사람, 화차, 트럭이 대부분 이곳을 지나간다. 우즈베키스탄을 관광한 외국인들이 이곳을 통하여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입국해서 이란으로 출국한다. 트럭도 마찬가지로 투르크메나바트를 오간다.

이란과의 국경 ‘사랏스(Saraghs)’ : 투르크메니스탄 남쪽과 이란의 북쪽에는 ‘사랏스’라는 오래된 국경도시가 있다. 트럭들이 통과하던 곳인데, 1996년에 철로가 들어섰다. 이란이 중앙아시아, 러시아, 유럽의 철도망에 연결된 것이다. 통상 한국이나 중국에서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화물을 보낼 때에 이란의 반다르압바스 항구에서 컨테이너를 내린 후, 이 사랏스 국경을 통해서 컨테이너 트럭으로 운송하곤 한다.

이란 제재와 투크르메니스탄 물류
2016년에 미국이 이란 제제를 해제하려고 하자, 이란은 이란 루트 활성화를 기대했고 러시아는 시베리아향을 경유한 중앙아시아향 루트가 약화될 것을 우려했었다. 하지만 2016년 8월 투르크메니스탄은 이란 트럭에 대하여 도로 통행세를 약 250달러에서 약 1,300달러로 증액했다. 당시 터키 트럭에는 부과하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볼 때, 이란과 사이가 안 좋아진 것이다. 중앙아시아를 오가던 이란 트럭이 한동안 줄어든 적이 있었다.

2019년 5월 현재 미국의 이란 제재가 심화됐다. 이에 이란을 관통하는 트럭이나 화차는 대폭 줄어들면서 투르크메니스탄을 관통하는 화물도 덩달아 줄었다. 때문에 아시아 화주들은 중국이나 시베리아 루트를 사용하였다. 심지어 터키 화물들도 이란을 통해서 가지 못하고, 배를 타고 카스피해를 통해서 중앙아시아로 운송되었다. 이란을 경유할 때에는 신용장이 열리지 않을 수 있기에 화주들은 이란 루트를 기피하였다. 카스피해 선박에 태우기 위해서는 1,000달러 이상의 트럭요금을 더 지불해야하므로 중앙아시아 화주들의 물류비 부담이 늘어났다.

미국의 이란 제재는 투르크메니스탄과 이란의 경제를 악화시켰다. 이란 경유나 투르크메니스탄 경유 루트가 원활하게 사용되지 못함으로써 실크로드는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중앙아시아의 물류비는 증가되었다. 그리고 유라시아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물류 입지가 은근히 강화되었다.

투르크메니스탄, 실크로드가 열리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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