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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선대 회장 퇴진, 젊은 경영인 행보따라 희비
미래 시장 가시밭길, 조 신임 회장 자신만의 색깔 승부수 던져야
손정우 기자 | 2315news@klnews.co.kr   2019년 05월 08일 (수) 14:40:03

   
 
   
 
[PART 2] 30여년 넘게 국내 항공 물류시장을 양분했던 카리스마 강한 오너들의 퇴임은 향후 이 시장에 새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특히 3세 경영시대까지 맞으면서 어쩌면 국내 물류시장은 지금까지 오너 주도형에서 협업과 공유,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관계를 형성해야 할 시점을 맞고 있다.

반면 시장의 진짜 우려는 아버지 후광에 가려있던 아기호랑이가 진짜 맹수들이 들끓는 시장에서 온전한 경영 능력을 검증받지 못한 체 현실세계로 나온 점이다. 조원태 신임 회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장 육상운송 물류시장의 원조기업에서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 다음인 3위로 밀려있는 한진의 시장 장악력도 예전처럼 녹녹치 않아 조회장 자신만의 색깔로 새 승부수를 던져야 할 국면이다.

이뿐 아니라 치열한 글로벌 항공화물시장에서 SKY TEAM이 이끈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어갈지 역시 온전히 조 신임 회장 몫으로 남게 됐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지금까지 뚜렷한 적수가 없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은 기존과 전혀 다른 경쟁구도를 만들 것으로 보여 향후 시장 연착륙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매각을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거론되는 SK와 한화 등은 기존 금호아시아나그룹 이상의 내공을 가진 기업들이어서 자칫 한진해운과 유사한 운명을 맞으며 끌려가는 형국을 연출할 수도 있다.

그나마 조원태 신임 회장에게 위안은 조직 문화를 이끄는 능력이 아버지 보다 앞선다는 평가 정도다. 당장 대한항공 임직원 들은 40대 젊은 오너 경영인의 변화와 소통의 진정성을 인식하고 미래를 꿈꾸고 있다. 권위적 경영자로 평가되던 아버지와 전혀 다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당장 조 신임 회장은 아버지 탈상 후 전 직원들에게 감사 이메일을 보내는가 하면 항공사 특유의 넥타이 근무복장도 노타이로 자율화하는 한편 그 동안 일방통행 식 경영시스템들을 하나씩 보완하며 회사 안팎의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다 격식이나 의전도 던지고, 직원들과의 눈높이를 맞추며 이들의 의견을 듣는 노력까지 적극적이란 평이다. 또 유일한 사내등기 이사로 논란을 이어온 여타 가족들과의 차별화도 이뤄 글로벌 항공기업 최고 수장감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분명히 아버지와는 다른 경영 행보다.

아주대 물류대학원 최시영 교수는 “조원태 회장이 시장에 연착륙하려면 선대 회장의 경영 스타일에서 탈피, 열린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현 임원진들의 옥석 가리는 작업을 우선해야 한다”며 “지난해 직원 사망과 파업 등으로 사회문제를 일으킨 계열사 대표를 필두로 오너家 만 추종해온 일부 임원진들과 자신들의 일신만을 추구하던 임직원들을 과감히 털어 낼 수 있는 결단력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참고로 한진그룹의 지난해 임원인사는 올해 주주총회로 연기된 이후 선대 회장의 급작스러운 타계로 옛 임원진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향후 경영행로 지뢰밭, 열린 경영으로 안팎 신뢰 얻어야

조양호 전 회장이 지난달 8일 별세 후 장례를 치르자마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조원태 사장의 대표이사 회장 선임을 결의했다. 조 신임 회장의 행보가 국내 물류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조 회장 홀로 위기 경험이 없고, 아직까지 아버지 후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 때문.

이와 함께 조 회장의 앞날은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에 따른 향후 대응전략과 반도체 경기 악화에 따른 항공화물시장의 불황, 그리고 유가인상과 미국 발 무역전쟁 장기화 등 위기 항목만 지뢰밭처럼 이어질 전망이다. 또 타계한 아버지 때 임원들도 여전히 자리하고 있어 조 회장의 경영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우려된다. 재계에선 당장 입에 단 조언만 하는 가신들에서 탈피, 조 회장의 열린 경영체제와 혼연일체로 호흡을 맞출 신선한 참모진 구축이야 말로 더 낳은 물류시장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핵심이라고 말한다.

특히 한진그룹을 정조준하고 있는 KCGI(강성부펀드)가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는 등 경영권 압박 역시 진정성 있는 열린 경영을 통해 우호적으로 전환할 수만 있다면 지금의 위기국면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이달 초 조원태 회장 체제 하에서 한진그룹 회사채 발행이 순조롭게 출발한 만큼 회사내부에서 진정성을 인정받고, 외부로 화합과 배려의 경영전략을 펼 경우 물류시장의 의구심도 불식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금융업계는 “한진그룹의 세 회사채 발행은 조원태 회장 체제를 시험하는 테스트 과정이었다”며 “이번 과정만 보면 조원태 회장 체제에 대해 한진그룹의 성공적 출발을 알린 가늠자”라고 전했다. 따라서 지금까지 공격적인 지분매입에 나서왔던 KCGI의 공세도 이번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표면상 조원태 회장이 아버지 지분 모두를 상속받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어머니인 이명희씨 앞으로 상속될 50%와 나머지 주식을 3남매가 나눠야 하고 이에 대한 상속세 역시 2천 억원을 넘는 만큼 자금 마련은 쉽지 않아 당분간 가족 간 분쟁은 없을 전망이지만, 언제든 논란은 불거질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이처럼 항공업 발 국내 물류시장의 새판 짜기 중심에 위치한 조원태 신임 회장의 행보는 온통 가시밭길이다.

지난 1945년 한진상사로 출범한 한진그룹은 1대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이 그룹을 설립한지 올해로 74년을 맞는다. 가장 위기의 시기로 일컬어지는 3대째 기업을 맡게 된 조원태 신임회장의 향후 행보는 암흑 그 자체다. 다행히 조 회장의 지금까지 행보는 큰 무리 없이 그룹 전체를 연착륙시키는 모양세 다. 각종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사랑받는 기업에서 가장 경멸하는 기업으로 전락한 한진그룹을 아무런 예정 없이 오롯이 맡게 된 조원태 회장의 행보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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