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존중’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넓힐 것

합동택배(대표 백순재)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합동택배는 지난해 12월 말레이시아 민간부문 1위 물류기업인 스카이넷과 업무협약을 맺고 상호 협력에 나섰다. 스카이넷은 국제특송, 내륙운송, 보관과 포장, DPEX를 통한 글로벌 포워딩서비스 등 다양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말레이시아 내 90개 이상의 배송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토바이 전문 운송서비스 등 현지에 특화된 역량을 지닌 물류기업이다.

이번 제휴로 합동택배는 말레이시아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동남아시아 권역에서 서비스 경쟁력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양 사는 이번 제휴를 통해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 간 원스톱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백순재 합동택배 대표이사를 만났다.

한-말레이 간 원스톱 물류서비스 제공
2018년 12월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파크로얄호텔에 합동택배 임직원과 스카이넷 임직원들이 모였다. 이날 열린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두 기업의 대표들은 ‘2019년부터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 간 국제택배서비스와 물류서비스 상품 개발에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여기에는 합동택배와 스카이넷이 서로의 사명과 CI, 상표권 등의 권리와 의무를 귀속시키고 물류서비스를 위해 사용하는 것을 인정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합동택배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레이시아 물동량을, 스카이넷은 자국 내 한국산 화물의 수요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백순재 합동택배 대표이사는 스카이넷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이전부터 말레이시아 시장에 관심을 가져왔다. 합동택배는 일찍이 동남아시아 물류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해왔으며, 국내 물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캄보디아에 진출한 바 있다.

백 대표는 스카이넷과 제휴 내용 중에 한국산 상품을 원하는 일반 소비자는 물론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 간 수출입 물동량을 창출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작은 직구 물량이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산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은 해외직구를 통해 화장품이나 전자제품, 주방기구 같은 상품들을 구매하고 있다.

“합동택배는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이 구매한 상품에 대한 국내 운송부터 보관과 배대지 역할은 물론 포워딩을 포함한 국제택배서비스를 제공한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서는 스카이넷이 서비스를 책임진다. 두 기업이 국경을 넘나들며 원스톱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은 배송 스트레스 없이 상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합동택배는 해외직구는 물론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 간 수출입 물동량 처리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합동택배와 스카이넷은 상대 국가로 수출되는 물량을 모아 처리하고, 자국에서는 내륙 운송과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수입물량 처리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 경우 중소 운송사 여러 곳을 이용하는 대신 합동택배와 스카이넷으로 운송경로를 일원화함으로써 더욱 신속하고 안정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백 대표의 설명이다. 민간기업 차원에서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 간 수출입 물류서비스 기반을 구축한 셈이다.

교류 통해 신뢰 쌓아…서비스 안정화에 주력키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꾸준히 준비하던 합동택배와 우리나라에 관심을 갖고 있던 스카이넷은 2016년부터 협력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스카이넷을 비롯한 말레이시아 물류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물류산업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백순재 대표는 스카이넷 임직원들을 본사로 초청해 자사가 보유한 인프라와 서비스의 우수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협력을 논하기에 앞서 서로의 강점을 직접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장을 둘러본 스카이넷 임원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더니 합동택배를 통해 선진 물류를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백순재 대표는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말레이시아 물류시장을 꿰뚫어보려면 현지 기업만한 조력자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아시아의 신흥국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물류기반 시설이 부족해 서비스 품질이나 물류시스템의 운영방식이 고도화되지 못했다. 합동택배는 수차례 현지를 찾아 물류 인프라를 살폈다.

“말레이시아는 대도시를 제외하면 도로 사정이 나빠 배송여건이 상당히 어렵다. IT시스템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나 스카이넷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와 서비스 품질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봤다. 1년 정도 교류하면서 신뢰를 쌓았고,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합동택배는 스카이넷과의 서비스 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내 수입보다 말레이시아로 수출되는 물량이 더 많기 때문에 우선 스카이넷의 배송체계와 전산시스템을 십분 활용하되,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고 세부 조율을 통해 점진적으로 합동택배 수준으로 시스템을 상향시킨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과 배송체계 합리화 연구 등도 지속할 방침이다.

“현지 기업과 협력 통해 강점 공유해나갈 것”
백순재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합동택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사실상 레드오션인 국내 물류시장 대신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합동택배는 수출입 화물 처리를 위한 보세창고부터 통관 솔루션까지 서비스 역량을 키워왔으며, 해외 유수의 기업과 협력관계를 통해 글로벌 물류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백 대표는 현지에 직접 진출하는 방식은 가급적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현지 기업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빼어난 물류기업이라도 해외에 직접 진출해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오히려 자금력이나 인프라가 부족하더라도 현지 기업이 제공하는 물류서비스의 완성도가 더 우수한 경우가 많다. 현지 물류시장의 특성과 문화 등의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급하게, 무리하게 뛰어드는 것보다 각국의 물류기업과 강점을 공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백순재 대표는 역량 강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우수한 역량을 갖추면 자연스럽게 외국기업의 협력 제의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스카이넷 역시 합동택배에게 먼저 협력 여부를 문의한 케이스다.

이러한 합동택배의 경영 기조는 외국기업과 단순히 일감을 주고받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상생을 위해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를 근간으로 삼고 있다.

“합동택배와 스카이넷은 상호 간 존중한다는 기본 방침 아래 협력 관계를 맺었다. 규모나 역량에 차이가 있더라도 둘 중 하나가 우월적인 지위를 갖게 되면 언젠가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히는데 있어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합동택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꾸준히 진행해왔던 업무프로세스 개선과 효율성 강화 작업을 발판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는 물론 아시아 시장에서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불황에도 항상 기회는 존재한다고 본다.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투자를 멀리하면 경쟁사보다 뒤처지기 마련이다. 2019년에도 과감한 투자를 계속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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