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보 코파스 대표이사

랙은 물류센터에서 보관 공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치하는 설비이다. 하지만 이를 공급하는 기업들은 낮은 단가와 과당경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랙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하던 코파스도 이러한 치열한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하지만 코파스는 랙을 기반으로 하는 자동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설비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손정보 대표를 만나 지금까지의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랙 전문기업에서 물류자동화 기업으로
과당경쟁과 저단가로 인해 어려운 랙 설비 시장은 처음에는 나쁘기 않았다. 랙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던 코파스의 손정보 대표는 “1990년대 처음 랙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시장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으며 IMF이전까지 시장은 좋았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당히 어려운 시장으로 변해있다. 손 대표는 “그 당시의 철판가격이 지금의 철판가격보다 낮았지만 랙 가격은 지금이 더 낮다”고 설명했다. 즉 수익성이 상당히 낮아진 상황이라는 것. 이에 따라 기업들이 재투자를 할 수 없는 시장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시장상황에 맞춰 코파스는 2010년 이후 물류자동화 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했다. 물론 그동안 물류자동화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랙 자체가 과당경쟁과 저가로 시장이 어려웠다. 매출이 떨어지면서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많이 없었다. 그러면서 자동화를 프로젝트 위주로 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코파스는 2013년 컨베이어 회사를 흡수 합병했다. 물류자동화 시장으로의 확장은 필연적이면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는 “그 동안 시장에서 눈여겨봤던 것을 실행에 옮기는 단계였으며 컨베이어 회사를 인수하면서 자동화와 그와 연결된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겼다. 본격적인 자동화의 시작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실 초기에는 매출이 크지 않더라도 실적을 위한 프로젝트를 많이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쌓인 노하우들로 인해 물류자동화 전문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현재의 위치를 설명했다.

위기를 기회로
최근 코파스는 삼진지에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코파스가 물류자동화 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시기만 잘 넘기면 큰 힘을 발휘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삼진지에스의 투자를 통해 힘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삼진지에스의 투자는 단순히 투자로 끝나지 않고 있다. 서로 협력하면서 시너지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손 대표는 “삼진지에스와의 관계는 투자만이 아니라 서로 영업적인 측면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서로 활동하는 영역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협력한다면 서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코파스는 안정화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손정보 대표는 “현재 상황을 이어간다면 2020년 연간 매출 200~300억 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프로젝트에 사람이 부족해 사람 구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생산을 기반한 기술력이 강점
코파스는 랙을 기반으로 컨베이어, 소터, 셔틀, 수직반송기 등을 포함한 자동화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코파스의 가장 큰 장점은 기술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손 대표는 “컨베이어를 비롯한 몇 가지 아이템들은 직접개발해서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들이 전체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시너지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술력은 해외 기업도 인정하고 있다. 현재 코파스가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는 시스템은 셔틀자동화이다. 셔틀자동창고는 셔틀에 의해 멀티 딥(Multi-Deep)을 할 수 있는 창고로 스테커크레인과 RGV를 결합한 시스템으로 자동 저장 및 입출고가 가능한 자동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셔틀은 오토마라는 기업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그 외의 제품들은 직접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물론 오토마에서 코파스로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오토마 제품의 A/S는 코파스가 전담하고 있다. 그만큼 기술력에 있어서는 인정한 것. 손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셔틀을 많이 하고 있는 오토마 제품의 경우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대부분 중국 공장에서 들어온다. 하지만 코파스는 오토마 본사에서 제품을 수입하고 있으며 모든 루트를 통해 들어온 오토마 제품의 유지보수는 코파스가 모두 책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토마 본사에서 내년부터 한국시장을 책임져 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기술력에 대해 자부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손정보 대표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도 기술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셔틀이나 컨베이어보다는 그 주변 기기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자동화에서 랙과 셔틀, 컨베이어는 기본으로 들어가지만 그 외 많은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수직반송기를 예로 들었다. 그는 “수직반송기의 경우 고객들은 더 빠르고 안정성이 좋은 제품을 원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많은 제품을 출시해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셔틀자동화로 시장에서 승부
손정보 대표가 셔틀자동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 자체로서의 차별성 때문이다. 손 대표는 “셔틀자동화는 약간의 틈새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셔틀자동화는 그 자체로서 차별화가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셔틀자동화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간 활용성이다. 일반적인 자동화창고보다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제품을 보관할 수 있다. 하지만 품종이 많은 물류센터의 경우는 적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손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다품종을 취급하는 물류센터에는 셔틀자동화를 적용하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식품, 의약품 등 소품종 대량의 보관이 필요한 물류센터의 경우 매우 적합한 자동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반적인 자동화 창고는 파렛트가 한열에 최대 2개가 들어가지만 셔틀자동화는 셔틀이 직접 안으로 가지고 들어가기 때문에 한열에 14파렛트까지 가능하다”며 “소품종 대량보관이 필요한 경우에는 공간의 효율성을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 안정화를 꾀하고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코파스의 현재의 목표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엔지니어링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손 대표는 “앞으로 고부가가치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때문에 엔지니어링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남들이 하는 자동화가 아닌 기술을 접목시킨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이어 그는 “코파스는 직접 제품을 생산하면서 시장의 헤드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현재 임직원들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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