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농산물에 온도 이상 생겼으니 운송경로 변경하세요!” 알아서 지시

‘인공지능’ 만능 시대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 산업 구분 없이 많은 기업이 인공지능 기술·기기를 도입하고 있다. 많은 수의 고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리테일 업계와 전자상거래 분야 역시 이 트렌드에 예외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유통업계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고객수요 예측부터 제조·판매를 위한 디자인 결정, 재고 관리, 공급 체인 최적화 작업 등에 적용하고 있다. 직원 관리나 판촉 영역에서도 사용된다. 최근에는 실제 상점뿐 아니라 디지털 영역에서도 사용하면서 그 활용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재고관리, 물류, 배송 등에 활발히 적용 중
인공지능 또는 지능정보기술이라는 새 옷을 입은 리테일테크는 유통 전 과정(물류, 배송, 재고관리, 결제 등)을 혁신하여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실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지능정보기술은 성장 한계에 직면해 신규 수익 확보가 절실한 유통업계에 서비스 비용을 절감시켜 경영 효율화를 이루고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까지 창출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툴이 됐다.

지능정보기술은 점포 위치, 제품 진열, 아이템 선정, 인사관리, 재고관리 등 전략적 결정이 필요한 모든 곳에 적용 가능하지만 현재는 유통 프로세스 중 재고관리, 물류, 배송 등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 사례 ① : 아마존의 ‘예상 배송’ 서비스
모든 물류 관리자의 ‘꿈’이 있다. 상품 수요를 예측해서 고객 주문 전에 미리 가까운 물류센터(fulfillment center)에 물품을 전달해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아마존이 바로 그 일을 가능하게 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13년 12월 ‘예상 배송(anticipatory shipping)’ 서비스를 통해 특허를 받았다. (정확한 서비스 시행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이 예상 배송 시스템은 일반 배송 위치(예: 물류창고)를 식별하는 알고리즘과 최종 목적지(예: 개별 가정집)를 기다리는 두 가지 알고리즘으로 구성돼 있다. 제품 출하 시 최종 목적지는 명확히 지정되지 않지만 고객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최종 목적지와 근접한 물류센터를 특정해 그곳으로 배송했다 실제 주문이 발생했을 때 배달함으로써 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주기적으로 소비되는 생활용품, 식료품 등에 우선 적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사례② : 월마트의 지능형 식품관리 시스템 ‘Eden’
월마트는 최근 농장에서 상점까지 식품 신선도를 유지·추적하는 지능형 식품관리 시스템 ‘Eden’을 선보였다. 특허 출원 중인 Eden의 가장 큰 특징은 기계 학습과 같은 정교한 기술을 활용하지만 모든 사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Eden은 유통센터에서 매장으로 배송되기를 기다리는 신선한 청과물을 보다 잘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상품(과일 및 채소 등)에 결함이 있는지 검사하고 손상될 날짜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도 있다. 이를 바나나에 활용하면 운송 중에 효율적으로 숙성시킬 수 있고, 토마토는 수확하기 전에 유통 기한을 예측할 수 있다.

Eden은 월마트의 엄격한 제품 표준과 미국농무부(USDA)가 정한 많은 식품 사양을 모으고 관련 정보를 백만 장 이상의 사진과 결합해 전 세계의 신선화물에 대한 물류 흐름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월마트의 유통센터 직원은 결함을 디지털로 기록하고 품질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농산물을 사전에 받지 않을 수 있다.

머지않아 Eden은 물류센터를 통해 들어오는 농산물의 이미지를 스캔하고 해당 이미지를 수용 가능한 버전과 수용할 수 없는 버전의 농산물 라이브러리와 비교해 결함여부를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수준까지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다.

Eden의 기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정교해 질 전망이다. 월마트는 운송 중 온도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추적 디바이스를 트럭에 부착하고 있는데, 만약 운행 중에 온도 변화가 감지되어 Eden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화물 목적지를 가까운 곳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운송하는 트럭의 농작물이 고온에 노출 될 경우 Eden이 즉시 트럭을 인근 애리조나로 경로를 변경하게 된다.

■사례③ : Farmstead의 신선식품 B2B 플랫폼 ‘FreshAI’
Farmstead는 미국 최초로 인공지능에 의해 작동되는 디지털 식료품점으로 AI기반의 예측·분석 비즈니스 관리기능을 가진 새로운 B2B 플랫폼 ‘FreshAI’를 가지고 있다.

Farmstead는 AI기반의 디지털 마이크로 식료품점(AI-powered ditital micro-grocer)으로 불린다. Farmstead에서 사용하는 인공지능 플랫폼 FreshAI는 고객이 먹고 싶은 것을 언제, 어디서, 얼마나 정확하게 현지 농장과 조달업체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는지를 AI기반의 최적화 경로를 통해 찾아내고 60분 이내로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과거 판매량과 운영 데이터를 FreshAI의 자가 학습 AI 기능과 연동시켰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매일 판매되는 식품량과 현재 보관하고 있는 신선식품 재고량을 예측해 식품 관리자에게 각 제품단위(SKU)별 권장 주문 수량을 정확히 일별, 주간 단위로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FreshAI 플랫폼은 매주 가장 많이 폐기되는 식품에 대한 자동 분석 리포트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데이터를 분석해 마진을 개선하기 위한 운영 권장사항도 제공한다.

미국의 경우 전통방식의 관리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슈퍼마켓에서는 진열되어 있는 신선식품의 35~40%가 폐기된다고 한다. 그만큼 기업의 이익 마진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Farmstead는 FreshAI 모델을 이용하고 나서 신선식품의 소실율을 단 1년 만에 10% 이하로 감소시켰다고 한다.

■ 국내 사례 / 삼성SDS 첼로 스퀘어3.0
인공지능 기술 접목해 자동으로 최적의 배송 수단과 실행사 선정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Brightics AI) 적용했더니 판매 예측 정확도 25%p 이상 향상

우리나라에도 유통·물류 분야에서 쓸 수 있는 인공지능 솔루션이 있다. 삼성SDS가 올해 6월 말부터 새롭게 서비스 제공에 들어간 온라인 물류 플랫폼 ‘첼로 스퀘어(Cello Square)3.0’이 그것이다.

첼로 스퀘어3.0은 글로벌 e-Commerce(전자상거래) 물류시장 공략을 위해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최신 IT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물류 플랫폼이다.

글로벌 e-Commerce 판매자는 첼로 스퀘어3.0이 자동으로 선정해주는 최적의 배송수단과 실행사를 이용하여 배송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첼로 스퀘어3.0은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로 국제화물 원산지를 증명할 수 있어 배송되는 제품의 신뢰도를 높여준다.

실제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시범사업에서 구매자가 스마트폰을 수입명품에 부착된 NFC(근거리 무선통신) 태그에 대면 수출국, 수출/수입 업체명, 유통이력 등의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첼로 스퀘어3.0은 화주의 최종고객이 모바일에서 주문, 배송 상황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모바일 트래킹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삼성SDS는 판매·수요정보와 물류비 발생 패턴을 머신러닝 기반으로 분석해 화주들의 판매량을 예측하고 물류비 절감을 제안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도 조만간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SDS는 AI와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스마트 물류 기술로 e-Commerce 물류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Brightics AI’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유럽 전자제품 유통회사 매장에 적용한 결과, 판매 예측 정확도가 25%p 이상 향상되었다는 게 삼성SDS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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