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진의 ‘물류혁신, 컨테이너라이제이션’

컨테이너는 물류분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흔한 장비입니다. 그러나 물류업계에서는 컨테이너를 단순히 용기로 보는 시각이 강해 내재되어 있는 역사적, 과학적 가치를 지나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물류신문은 국내외에서 컨테이너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전병진 박스조인 대표이사(COA 한국대표, BIC 한국대표)의 기고를 통해 컨테이너의 숨은 가치를 찾고자 합니다.

인류가 발명한 100대 발명품 중의 하나인 컨테이너는 오늘날 전 세계 무역의 발전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와 더불어 세계 10대 수출입국으로 발전해온 무역대국인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역의 밑바탕이 되는 물류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컨테이너의 혁신과 고급화를 통해 품질과 활용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단순한 철제 용기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물류산업의 중심에 서 있는 컨테이너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나마 변화를 기대하며, 지금부터 세계를 바꾼 화물컨테이너의 역사와 발전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컨테이너의 아버지라 불리는 말콤 맥린(Malcom McLean)은 컨테이너의 변혁에 중요한 두 가지 역할을 하였다. 하나는 화물을 나르는 컨테이너박스를 트럭 혹은 기차 헤드(Head)와 분리시킨 것이 그의 아이디어였으며 다른 하나는 이러한 그의 특허 기술을 무상으로 제공하여 오늘날 ‘컨테이너 국제표준화 기술위원회(ISO TC 104)’를 설립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본 내용은 컨테이너 태생기부터 컨테이너화(Containeri zation)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오늘날 컨테이너의 변신 과정을 연대별로 나열하였다.

1. 18세기 : 컨테이너 태동기
-1890년 나무상자(컨테이너)의 등장(영국과 대륙, 남북 아일랜드 간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에 사용하다)

컨테이너 운송의 역사는 18세기 후반으로 거슬러간다. 영국의 초기 석탄 광산지역에서 말이 끄는 화차에 석탄을 싣고 육상운송을 하면서 역사는 시작되었다. 이때 통일된 용기에 화물을 싣고 운송했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컨테이너 운송이 시작된 것이다.

19세기에 들어서며 철도가 놓이자, 여러 국가에서 컨테이너를 철도 운송에 이용하였다. 석탄을 운송하던 당시 컨테이너는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상부가 개방된 직사각형 모양의 상자였다. 1830년대부터 나무상자뿐만 아니라 철제상자가 함께 사용되기 시작했고, 1900년대 초에는 육상운송과 철도운송에서 밀폐용기 상자를 도입했다.

2. 1933~1939 : 컨테이너화의 출발
-BIC의 탄생
-컨테이너의 트럭 및 철도운송

나무로 만든 상자보다 진화된, 각종 운송수단에 대한 적응성과 호환성을 갖춘 컨테이너의 사용은 1920년대 미국에서 시작하였다.

유럽 각국에서도 미국에서 개발한 컨테이너들을 도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컨테이너의 이동량이 늘어났고, 운송의 국제화에 따라 컨테이너 규격의 통일과 운송에 대한 규칙들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1933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각국의 상공회의소 각료들이 모여 ‘국제 컨테이너 사무국 BIC(Bureau International des Containers)’을 설립하였다.

현재 국제무역에서 사용되는 컨테이너는 ISO 국제규정에 의거한 코드(Code)와 일련번호가 있어야 하는데, 이 코드는 사전에 BIC에 등록되어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전 세계의 세관 조직이 BIC에 의존하여 코드 소유자의 존재 여부 및 안정성을 확인하며, 코드의 단일성을 보증받는다.

3. 1948~1965 : 멀티모달(Multi Modal) 운송
-컨테이너 해상운송(컨테이너선)
-도어 투 도어 서비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BIC 활동의 중단은 1949년 재개되어, 활동범위를 내륙운송만이 아닌 항공과 해상운송으로 확장하였다. 1950년 컨테이너를 다룰 수 있는 장비가 장착된 선박이 나올 만큼 컨테이너는 운송범위를 넓혔는데, 이에 따른 공(空)컨테이너 이송에 대한 이슈도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접이식 컨테이너, 쌓아 올릴 수 있는 크고 튼튼한 컨테이너 등 다양한 컨테이너가 시장에 나오면서 박람회가 열렸고 시장도 활성화되었다.

컨테이너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국제규격화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는데 이때 가장 먼저 기준을 세운 국가는 미국이다. 당시 만들어진 기준은 현재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컨테이너의 수치를 말할 때 아직까지도 피트(feet) 단위로 언급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국제규격은 ISO TC 104가 1964년 함부르크에서 현재 규격의 모태가 되는 기준을 채택하였다. 또한 컨테이너의 정의 역시 이 시기에 정립되었는데, 특징을 살펴보자면 ‘Specially designed to facilitate merchandise transport without transshipment’, 즉 도어 투 도어 서비스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다음에 계속)
사진 출처 및 참고 문헌 : BIC, The BIC 80years with the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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