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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나연, 4륜 퀵 시장 열정으로… ‘나이’ 잊어
자가용 서비스로 도심은 진입 못해, 합법적으로 일하고 싶어
손정우 기자 | 2315news@klnews.co.kr   2018년 02월 28일 (수) 17:18:31

4륜 퀵서비스 시장에서 김나연(여, 사진)씨가 특별해 보이 는 이유는 올해 60세의 여성임에도 나이와 성별을 넘어 젊 은 남성들조차 꺼리는 3D업종의 대표적인 물류 현장을 누비기 때문이다. 수많은 물류현장을 찾아 인터뷰에 나섰지만 막연하게 상상했던 김씨는 예상외로 젊어 보였고, 여느 근로자들보다 씩씩했다.  특히 퀵 특송 물류서비스에 대한 그녀 자신만의 주관도 확실해 당당함이 부럽게 느껴졌다. 이제 고작 일을 시작한지 2년을 조금 넘었지만, 서비스에 대한 문제점과 물류부문 정책에 대한 비판도 날카로웠다.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국내 산업시장에서 740만 여명 의 베이비부머들이 은퇴 후 타인의 시각과 힘겨운 일들을 외면하면서 실업자 신세에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이에 반해 김나연씨는 힘들고 고된 일로 알려진 퀵서비스 물류시장에서 체면 따위는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노동 그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그녀가 몸담고 있는 물 류현장과 그녀가 바라보는 왜곡된 국내 육상운송시장의 치부를 들여다봤다.
   
 
   
 

수입은 작지만, 매일 아침 일할 생각에 가슴 설레

빠른 고령화시대 도래에도 불구하고, 사실 60세의 여성이 퀵 물류 배송현장을 지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김나연씨가 특별해 보이는 이유는 4륜 자동차(다마스, 사진)를 이용해 배송되는 퀵 서비스 특성상 무게도 무게지만 부피와 배송거리도 일반 이륜 오토바이로 제공되는 서비스보다 길어 건강한 여성이라도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 이다. 하지만 김씨는 이 정도 악 조건의 노동 상황에 전혀 개 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주변의 또래 친구들은 운전 혹은 외부 활동 자체를 꺼리지만 자신은 아침에 일찍 눈을 떠 일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지금 하고 있는 노동 그 자체가 현재 삶의 활력소” 라며 “천성이 집에만 있는 현모양처 스타일도 아니어서 아침 일을 시작하기 전 차에 시동을 켜면 가슴이 설레며 퀵서 비스 일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고 밝은 미소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럼 이제 일을 시작한지는 2년이 조금 넘은 김나연씨의 하루 수입은 얼마나 될까? 김씨는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는 아니지만 하루 10여건 배송으로 평균 12~13만 원 정도가 총 수입이다. 여기서 퀵 정보료와 차량유지비(유류비, 차량 소모품등 기타 비용)를 제외하면 손에 쥐는 건 전체 수입의 50%가 김씨 몫이다. 이렇게 한달을 일하면 손에 쥐는 총 수 입은 평균 150만원 내외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아이들 모 두 결혼해 김씨 혼자 생활하고 지내기는 크게 부족하지 않 은 수준이다. 통상 퀵서비스 수익의 경우 지금 김씨가 얻는 수입보다 많다. 하지만 김씨는 일 자체를 무리하게 하지 않고, 안전을 최우선해 그들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김씨는 “지금 하는 일을 노동이라고 여기지 않고, 즐기려고 노력한다”며 “앞으 로도 5년 정도는 더 일 할 수 있을 만큼 퀵 배송일에 만족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나연씨의 수입이 여타 퀵 서비스 사업자와 비교해 턱없이 적은 이유는 국내 육상화물운송 시장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자가용 불법서비스란 꼬리표로 도심서비스 못해

현재 김씨가 퀵서비스에 이용하는 4륜 자동차는 자가용 차량으로 유상운송 서비스가 불법이다. 김씨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자가용으로 퀵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상운송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또 한편으로는 “자가용을 이용한 퀵서비스 수요가 분명히 있는데, 자신의 일이 왜 불법인 지도 불만”이라고 말했다.
김나연씨는 “영업용 번호 가격을 알아보니 3000만 원 가량한다”며 “하루 꼬박 일해 10만원도 채 안 되는 수입인데 근거도 없고, 법적으로 명시도 없는 영업용 번호를 구입하기 위해 3천만이나 되는 큰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 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덕분에 김씨는 도심 내로 배송 되어야 하는 퀵 물량은 서비스 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시내 쪽으로 배송의뢰 되는 상품을 픽업하러 갔다가 여타 퀵 서비스 제공자들과 다툼이 있을까봐 아예 포기 한다”며 “불법서비스란 점을 인식하고부터는 도심으로 배송 되는 상품은 관심도 두지 않고, 외곽 쪽 물량만 잡아 배송하 고 있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수입은 넉넉지 못하다. 김씨는 “다행스럽게도 일을 시작한지 2년이 넘었지만, 자가용 유상 운송에 따른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감독부재와 법망의 허술함 덕분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은 열심히 노력하는 노동이 불법이란 딱지를 떼지 못해 늘 불 편하다. 김나연씨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일은 적성에 맞는데도 불구하고 불법 유상운송이란 꼬리표 때문이다.

지금도 서비스 중간 중간 불법 노동행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 고 있는데, 조만간 정부의 자가용 유상운송 단속이 본격화 되면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씨는 “차 한대 구입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영업용 혹은 자가용이란 굴레 덕분에 매 순간 불안 속에서 일하는 상황은 개선됐으면 한다”며 “법적 해석은 모르겠지만 성실한 노동 자체만 인정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김나연씨의 인터뷰에서 지적한 대로 2018년 현재의 국내 육상운송시장은 정부의 감독 부재로불법과 합법이 혼재된 무정부 상태다. 불법은 묵인되고, 합법은 당연한 것으로 인 식된다. 2004년 이후 영업용 화물차 증차금지 정책으로 국 내 영업용 화물차 40여 만대는 실체도 없는 최소한의 프리 미엄 가격만 3천 만원을 호가하는 거대 시장이 됐다.

이렇게 시장에서 거래되는 무법천지의 비용을 최소한으로 환산해도 6조원에 이른다. 세금도 없고, 법적 근거도 없는 비용을 지불하고 거래되는 차량들은 여전히 도심 도로를 질주하며 국내 산업시장의 경쟁력을 갉아 먹고 있다. 국내 육상화물운송시장이 이제부터라도 명확한 법적 원칙과 또렷한 정책방향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김나연씨처럼 성실한 노동자들이 인정받고, 오래도록 이들이 꿈꾸는 세상이 영속성을 갖게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절실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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