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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는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곳”
래퍼 밤바타, 1년간의 물류센터 경험을 바탕으로 한 ‘물류센터’ 음원 공개
석한글 기자 | hangeul89109@klnews.co.kr   2018년 02월 14일 (수) 15:47:25
   

‘아 나 이 소장 진짜
물량이 아무리 9000이 안떠도 그렇지
사람을 빼가면 뭐 일곱 명이서
뺑이 치라고
담배장이 봉이가
즈그 아들 덱고 가든지
금마 그거 지삐몰라
센터장이랑 짝짜꿍이나
할줄 알지 뭐’

위 가사는 래퍼 밤바타의 ‘물류센터’ 중 일부이다. 인터넷 검색 중 우연히 발견한 음원은 물류센터의 생생함과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힘든 현실을 헤쳐 나가고자 하는 가사는 기자에게 흥미롭게 다가와 인터뷰를 결심했다.
밤바타와 인터뷰를 위한 장소와 시간 약속을 하고 나니 갑자기 걱정이 앞섰다. 물류센터를 잘 모르지 않을까? 단순히 제목만 그렇게 짓지 않을까? 등 다양한 생각과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위해 물류센터를 조퇴하고 스튜디오를 내려오는 그는 강렬한 음악을 하는 래퍼 밤바타가 아닌 부끄러움 많이 타는 물류센터 직원 이재욱이였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기자가 했던 걱정은 기우였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 그는 물류센터에서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백하게 풀어냈다. 또한, 자신의 본업인 음악을 이야기할 때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지난 1년간의 경험을 음악으로 표현한 래퍼 밤바타를 만 나봤다.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밤바타(BAMBATA)라는 예명은 어떤 의미인가?
본명은 이재욱이고 1988년 태어나 울산에서 자랐다.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하고 즐겨 들었는데 특히 랩 음악을 좋아했다.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랩을 하게 됐다. 즐겨 듣던 가수 중 '아프리카 밤바타'가 있었고 그의 인터뷰가 너무 멋있었다. ‘아프리카는 가난과 질병의 상징 같은 곳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물질과 모든 것으로부터 초월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 환경 속에서 음악을 만들고, 실패와 성공을 경험했다’는 인터뷰였다. 어떤 환경에서라도 노력한다면 나만의 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밤바타 앞에 여러 가지를 붙여봤는데 결국 ‘밤바타’로 결정했다.

Q. 물류센터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울산은 공업도시로 자동차, 조선 등 많은 산업현장이 몰려있다. 나 또한 군 전역 후 자동차 생산 공장 라인에서 일을 했다. 남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생활을 하던 중 내가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재작년 서울로 상경했고, 레이블 스튜디오가 있는 용인 수지구에 정착하게 됐다. 정착 후 생계를 위해서는 음악 말고 다른 직업이 필요했는데 마침 수지에는 물류창고가 많았다. 그래서 1년 전부터 다니게 됐다.

Q. 물류센터를 주제로 음악을 제작한 이유는?
랩 음악이라면 디스, 사치, 여자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는데 솔직하고 현실에 발붙이고 있는 곡을 만들고 싶었다. 또한, 물류센터는 내가 가사를 가장 잘 쓸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음악으로 만들었다.
처음 물류센터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 솔직히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누구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실과 타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살고 있다.
한편으로,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의미도 있었다. 그분들의 노동 가치를 정당히 평가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수많은 물류센터 근로자분들의 노고는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물류센터의 일 하면서 힘든 점은?
많은 물류센터가 자동화되고 있고 예전보다 매우 편해졌다고 말하지만 정말 힘들다. 울산 자동차 생산라인 등에서 일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입사 초기에는 매일 녹초가 되고 스튜디오에 돌아가 자기 바빴다. 그래도 이제는 적응이 돼서 할만하다.
많은 부분이 자동화 되었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이 함께 하는 일이다 보니 호흡을 맞추고 관계를 맺고 이어 가는 것이 조금은 힘든 것 같다. 나 또한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포용해줄 수 있는 면이 부족하다. 아직은 내가 그릇이 작은 것 같다.

Q. 물류센터에서 인상 깊었던 경험은?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을 정확히 말하면 한 편의점에 들어가는 담배사업장에서 일한다. 어느 날 창가 쪽에 포장이 허술한 담배박스들이 쌓여 있었다. 담배가 들어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박스 안으로 넣었는데 박스 테이프 틈 사이로 햇빛이 들어왔다. 박스의 어둠 속에서 테이프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그 어떤 빛보다 강렬했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어둡지만 언젠가 빛이 들어오고 그 빛은 더욱 아름답고 밝을 것이라고 느꼈다.

Q. 밤바타에게 물류센터의 의미는?
어려서부터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아이였다. 공부도 평범, 운동도 평범, 모든 것이 평범했다. 군 제대 이후 자동차 공장에서 일할 때도 평범했고, 서울생활도 조금 힘들었지만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러던 중 입사한 물류센터는 평범한 나를 특별한 나로 바꾼 공간이다. 음악을 하려면 물류센터를 열심히 다녔고, 간절함에 더해져 일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도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곰곰이 생각하니 내가 어디선가 인정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그로 인해 나도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자존감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고마운 공간이다.

   

Q. ‘물류센터’는 어떤 곡이었으면 하는가?
많은 사람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보니 작은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잊고 살아간다. 일상 속에서 헤쳐 나갈 수 있는 것도 불평, 불만을 가진다. 나 또한 그랬다. 지나고 보니 불평, 불만들은 나를 깎아 먹는 것이었다. 생각을 바꿔 한 단계씩, 조그마한 것부터 헤쳐 나가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계획은?
일차적으로는 음원, 공연 수익으로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물류센터에서 일하면서도 음악을 제작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만, 에너지의 한계를 느낀다. 더불어 유명 래퍼들과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꼭하고 싶은 말은?
일단 물류센터를 많이 들어주시면 감사하겠다. 또 누군가에서 많은 위로가 되면 더욱 행복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어떤 제품을 사기까지 제조부터 유통, 판매 이르기까지 많은 분이 노력한다. 그분들의 노동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분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물류센터

노래/  밤바타

두꺼운 겨울옷을 겹겹이 껴입고 나가
아침이 밝아 올때마다 입김 부는 바람
이 내뱉음이 랩이 될때 해는 지고 빨라
져가는 시간을 붙잡으며 랩을 한다

아직도 꿈을 꾸고있지 (꿈속에서 있지)
애써 외면했지 (할머니의 기침)
언젠가 부딪힐 (앞날의 기회를 믿지)
현재에 지금 있지

물류박스를 나를때마다 내가 느끼는건
이 무게를 감내하게 하는 하느님의 무엇
메마른 입술을 물어 가며 믹스커피 부어
서 shake it 향을 맡아가며 들이키며 후릅
일 하다보니 사람들 사이에 섞이지
꺾이지 못한 자존심 가리지
눈과 함께 푹 눌러쓴 모자
랩퍼라는 헛기침을 참을수가 없지
늘 마스크로 가린 얼굴
나를 바라볼수 없게 더욱 가려 끝없는 미션
나 혼자서 연예인 놀이하는 끝없는 미션
땀이 차도 벗을수가 없는 끝없는 미션
퇴근 하는 길에 누굴 마주칠까
내 미션은 끝나지가 않아.
잠이 들땐 왜이리 허무함이 나를 감싸

아버지께 매일이 지옥같다고 고백을 하지
mayday me
자유롭게 음악 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두꺼운 겨울옷을 겹겹이 껴입고 나가
아침이 밝아 올때마다 입김 부는 바람
이 내뱉음이 랩이 될때 해는 지고 빨라
져가는 시간을 붙잡으며 랩을 한다

아직도 꿈을 꾸고있지.(꿈속에서 있지)
애써 외면했지 (할머니의 기침)
언젠가 부딪힐 (앞날의 기회를 믿지)
현재에 지금 있지(현실에 발 딛고 있지)

아 나 이 소장 진짜
물량이 아무리 9000이 안떠도 그렇지
사람을 빼가면 뭐 일곱명이서 뺑이 치라고?
즈그 아들 덱고 가든지
담배장이 봉이가
금마 그거 지삐몰라
센터장이랑 짝짜꿍이나 할줄 알지 뭐

9시간 일이 끝나면 지친 몸을 이끌어 위친
스튜디오에 미친놈처럼 랩하는 기치
저기 보이는 빛이 이 어둠 속에서 비친 거라면 잊지않아

빛의 가치는 어둠에 있지
이 공간이 존재함에 감사하게 고갤들어, 기도하네
더 열심히 살아가게
내안에 충만하게 들어차는 감사함에
고난 안에 삶의 정수가 고이네 가득하게
믿지 안에 채워가는 holy water 끝없는 미션
넘쳐 흘러 사람들을 적셔 끝없는 미션
할머니와 여자친구 행복 끝없는 미션
댐이 필요할것 같아 끝이 없는 ambition
돈이 많은 랩퍼가 되기 전에 무겁게
짐을 짊어짐에 급류에 버티게 되네
하늘나라 어머니께 전해
'더 뜨겁게 태울수만 있다면 난 감사해' 라 되네

두꺼운 겨울옷을 겹겹이 껴입고 나가
아침이 밝아 올때마다 입김 부는 바람
이 내뱉음이 랩이 될때 해는 지고 빨라
져가는 시간을 붙잡으며 랩을 한다

아직도 꿈을 꾸고있지 (꿈속에서 있지)
애써 외면했지 (할머니의 기침)
언젠가 부딪힐 (앞날의 기회를 믿지)
현재에 지금 있지 (현실에 발 딛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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