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릉 라이더 57%가 “천천히 오세요” 한마디에 고마움 느껴

이륜 물류 배송에 나선 한 현장 근로자가 마포대로 앞에서 미끄러지는 사고후 망연자실 하고 있다.
빨리빨리 문화가 대한민국 대표 정서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여전히 물류현장에서는 예외이기 일수다. 음식 배달에서부터 택배까지 오래 기다리지 못하는 대한민국 물류서비스 현장은 그래서 더더욱 현장의 위험과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물류현장 근로자들에게 설문해서 나온 한 조사결과가 주목된다. 이륜 물류 브랜드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IT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대표 유정범)가 최근 자사의 부릉 라이더 443명을 대상으로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장 근로자들의 고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응답자의 57.3%(254명)가 고객들에게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이나 행동으로 “천천히 오세요”를 꼽았다.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로 인한 배송현장의 고충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감사 합니다”와 같은 간단한 인사(16.3%, 72명), (고생 한다며) 음료 등을 챙겨주는 행동(15.6%, 69명) 순으로 대부분 성의 있는 작은 말과 행동에도 물류 현장 근로자들은 큰 감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륜차를 통한 물류배송 서비스를 수행하는 메쉬코리아의 부릉 라이더 근로자들이 고객들에게 가장 고마움을 느끼는 때는 “천천히 오세요”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건네질 때인 셈이다.

한편 배송에 나서면서 가장 힘들고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은 ‘장마와 결빙 등으로 사고 위험이 높을 때’가 57.1%(253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춥거나 더운 날씨로 인해 육체적으로 힘들 때’(15.6%, 69명), ‘라이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느낄 때’(11.1%, 49명), ‘이유 없이 짜증 내거나 무시하는 고객을 만날 때’(8.8%, 39명) 등의 순이었다.

이와 함께 부릉 라이더로 일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자(53.3%, 236명)가 ‘안정적인 배송물량’을 꼽았다. 이외에 ‘배송기사를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19.6%, 87명), ‘배송 프로그램의 편의성’(13.3%, 59명), ‘라이더 프로모션’(7%, 31명), ‘업계 내 높은 브랜드 인지도’(6.8%, 30명) 등을 들었다. 또 메쉬코리아의 ‘배송기사 섬김 정책’ 중 가장 만족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12개월간 무보증 및 무이자 할부로 오토바이 구매비용을 지원하는 ‘바이크 지원 프로그램’(27.8%, 123명)이 가장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각종 배송용품 지원’(25.7%, 114명), ‘이륜차 종합보험 및 상해보험 가입 가능’(16.3%, 72명), 배송기사 전용 쉼터인 '부릉 스테이션 설치’(14.4%, 64명) 등의 순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는 “실제 배송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배송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현장 배송기사님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보다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마지막으로 “부릉 라이더 뿐 아니라 모든 물류현장 배송 근로자들이 안전 운행을 할 수 있도록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년중 최고 택배물동량이 배송될 설 명절이다. 이제라도 강추위와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배송에 나서는 현장 직원들에게 따듯한 말 한마디와 조그마한 초컬릿 하나라도 건네주는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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