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맞춘 ‘제조에서 설치물류’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경쟁력

▲ 한샘 고양 스타필드점 전경.
신세계의 홈 인테리어 시장 진출로 국내 홈 인테리어 대표 설치물류 전문기업 (주)한샘(대표이사, 최양하)의 성공 비결이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메기효과를 비롯해 다양한 성공 비법이 앞다퉈 소개되고 있지만, 한샘의 숨은 성공전략은 제조업 경쟁력을 전문 설치 물류서비스로 전환되고 있는 지금의 산업 트렌드를 읽고, 선제적으로 서비스부문 전략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까사미아를 인수한 신세계가 국내 1위 홈 인테리어 기업인 한샘을 넘어서려면, 제조업 경쟁력과 더불어 단순 전시판매의 현 one-way 방식과 틀에 맞춘 배송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고객 눈높이에 맞는 인테리어 개념 접목을 통해 적극적인 서비스를 제안하고, 발 빠른 시공과 완벽한 설치 물류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전략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홈 인테리어 소품 산업과 가구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 이케아의 시장 진출로 전멸을 우려했던 시장을 지키고, 당당히 이 부문 시장 1위의 홈 인테리어 설치 물류기업으로 우뚝 선 한샘의 진짜 성공노하우는 무엇일까.

설치 물류전문가 고객 눈높이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조 아닌 설치 물류서비스 제공 강화가 진짜 성공비결

 국내 홈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약 2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에서 한샘은 부엌가구로 시작해 홈인테리어 등 각 사업부문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샘은 지난 몇 년간 시장 점유율 높이는 동시에 인테리어에 소요되는 각종 건자재 유통까지 확대, 국내에서 10조원을, 지난해 740조원의 중국 인테리어 시장에 진출, 홈 인테리어 부문 세계최강의 기업에 도전하고 있다.

한샘은 지난 1970년 부엌가구 제조회사에서 시작, 1997년 인테리어 가구 사업에 진출, 2000년대 후반 건자재 사업진출 등 지난 48년간 대한민국 주거환경 변화를 주도해 왔다. 전형적인 제조 중심의 기업이던 한샘이 국내 1위의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으로 우뚝 선 배경은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가구 및 홈 인테리어부문에 대한 직접적인 설치 물류서비스’ 특화 때문이다. 국내 시장을 손쉽게 집어 삼킬 것이라고 예상했던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가 우리 시장의 특성을 놓친 틈새 특화전략을 편 한샘의 전략이 주효했던 셈이다. 이 같은 한샘의 경쟁력은 말 그대로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덕분이다.

그 첫 번째 요소가 제조에서 최종 설치 물류서비스 강화 전략이다. 한샘은 국내 업계 최초로 1999년 본사와 공장, 그리고 350여개의 유통 채널과 약 3500여명의 가구 및 홈인테리어 시공 협력 업체 직원을 전산으로 통합 관리하는 ERP 시스템을 도입, ‘3일 납기 1일 시공’을 현실화 했다. ERP의 일환으로 2001년에 도입된 ‘시공 좌석제’는 고객이 원하는 날에 시공 일정을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국내 어느 홈 인테리어 업체도 선보이지 못한 장점이다. 또 한샘은 고 난이도의 설치 물류기술과 축적된 노하우가 요구되는 가구 및 홈인테리어 시공 설치 부문의 전문화를 위해 약 3500명의 시공기사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가구 업계 최초의 시공관리 전문회사 ‘서비스 원(Service One)’, ‘서비스 투(Service Two)’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제품의 납기와 시공기간, 1회 시공율 등의 설치 배송물류서비스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결국 한샘의 출발은 부엌가구 제조사이지만, 제조업을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최적화해 제공하는 서비스 력으로 전환시키는 전략이 지금의 한샘을 만들어 낸 셈이다. 이 같은 한샘의 서비스 최우선 정책은 회사 경영방침의 첫 번째를 ‘고객감동’으로 정한 이유다. 회사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들은 외형성장이 가속화 될수록 서비스품질 관리 기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 CS센터를 CEO직속으로 두고 명품 수준의 품질, 고객이 감동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생기는 등의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온/오프 조화 넘어, 온라인/ 모바일 판매 강화

 제조 산업은 통상 오프라인 유통시장을 후방에 두고 시장을 확대한다. 하지만 한샘은 최근 온라인을 비롯해 모바일 서비스센터도 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한샘은 2017년 전국 300여개의 대리점과 대형 직영매장인 한샘 플래그샵 9개, 키친 & 바스 전시장 27개, 리 하우스 전시장 10개, 자체운영 온라인쇼핑몰인 한샘몰 등 온‧오프의 강력한 유통망을 통해 매출 규모 1조 9345억원(2016년 매출, 연결기준, 공시)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사후서비스(A/S, After Service) 개념이 아닌 사전서비스(B/S, Before Service)개념의 ‘키친바흐 케어서비스’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프리미엄 부엌가구 ‘키친바흐’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제공되는데, 설치 100일 이후 고객의 집을 방문해 부엌기기의 작동상태와 배수구, 경첩 등 제품 설치상태를 점검하고 문제가 있는 부품을 교체해 주는 것은 물론, 스팀기와 연무기를 활용해 세균번식을 막아주는 케어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처럼 한샘은 고객 접근성 강화에도 도심형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몰 구축을 통해 양면 전략을 펴고 있다.

 한샘의 오프라인 매장은 직영매장인 한샘 플래그샵만 전국에 총 9개 운영 중이다. 이들 매장은 주로 도심지역에 위치, 접근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 2012년부터 100~150평형대였던 인테리어 가구 대리점도 300~500평 이상으로 규모를 확대하고, 가구는 물론 100평 규모의 생활용품 코너를 추가해 경쟁력을 높였다. 이와 함께 한샘은 연간 1.2조원에 달하는 온라인 가구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2008년 한샘몰을 오픈, 온라인 사업(자체운영 한샘 몰+외부 몰)은 2009년 279억원에서 2016년에는 매출 1,600억 원을 넘어 전체 사업부서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샘몰은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해 ‘30~40대에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 및 ‘최근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 등을 공략하고 있다. 더불어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가상 증강현실(AR) 서비스도 도입하는 등 신세대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전천후 마케팅에 나서는 것도 경쟁사들이 못하는 시장 확대 전략이다.

한샘은 가상 현실로 소비자들의 집에 가구 및 인테리어를 배치해 볼 수 있다
◆부엌 가구 넘어 종합 홈 인테리어 리 모델링까지

 2000년대 후반 부엌가구 구매 행태가 주택 리모델링 공사의 일부로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진행되는 비중이 늘어나자 한샘은 주택과 아파트의 인테리어 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전국의 인테리어 업체들과 제휴, 부엌가구를 공급하는 한샘ik(아이케이, Interior Kitchen)브랜드를 출시했다. 2016년 8월 한샘ik(interior kitchen)는 한샘 리하우스(rehaus)로 사업부명을 변경, 기존 부엌가구 뿐만 아니라 욕실, 창호, 바닥재 등 건자재까지 집 전체 공간에 대한 제안을 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던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는 후방에 최적화된 설치 물류서비스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한샘은 이 같은 전천후 설치 물류 경쟁력을 기반, 한샘 리하우스 제품으로 공간을 각각의 가구 방 혹은 실(室) 단위와 스타일별로 꾸며, 리모델링을 앞둔 소비자들이 실제 체험하고, 선택할 수 있는 150~400평 규모의 한샘 리하우스 전시장을 전국에 9개(인천, 양재, 부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고양스타필드, 분당) 운영 중이다. 리하우스의 반응이 좋아지자 한샘은 향후 이를 추가 오픈해 유통망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사실 홈 인테리어 공사를 준비할 때 고객 스스로 부엌, 욕실, 창호, 문, 바닥재, 몰딩, 조명, 가구 등 각각의 제품 선택은 쉽지 않다. 또 어렵게 선택해도 막상 시공이 끝나면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샘의 리하우스 전시장에서는 집 전체 공간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안하는 만큼 가상현실에서 홈 인테리어에 대한 실제 고민을 덜 수 있다. 이처럼 출범 초기인 2009년 39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한샘 리하우스 유통(당시 한샘ik)은 2016년에는 약 3,600여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1위 기업 이케아가 한국시장 진출 직전인 2014년 한샘의 매출은 1조3250억 원에 머물렀다. 이러던 한샘이 온‧오프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한 단 몇 일안의 완벽한 설치 물류서비스 덕분에 지난해 매출은 2조을 육박하는 실적을 나타냈다.

지난해 사내의 불미스러운 일로 문제가 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국내 가구 및 홈 인테리어 시장에서의 한샘은 유일하게 ‘온 디맨드’ 서비스 제공 능력을 갖추고 있다. 광고와 마케팅, 브랜드가 아닌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이를 고객 감동으로 이끌어내는 한샘의 노하우야 말로 당분간 이 시장 선두를 지키는 경쟁력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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