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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0주년 특별기획 4. Part 1. 당신에게 꼭 필요한 역사 속 인물들
이경성 기자 | bluestone@klnews.co.kr   2017년 11월 19일 (일) 20: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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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치열할수록 꼭 필요한 알파형 리더 : 선덕여왕과 미실

역사에서 종종 난세로 표현되는 시대가 있다. 오늘날에는 이를 치열한 경쟁 시대, 혹은 경쟁의 심화라고 부른다. 이런 시대에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외부환경에 대응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생존 여부가 갈린다. 문제는 ‘선택의 조건(기회)’이 많을수록 고민의 조건과 스트레스도 커진다는 점이다.

이때 우리는 누군가 선택을 도와줄 ‘기준’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그 기준을 경영학에서는 ‘알파(Alpha)’라는 용어로 부른다. 이 알파라는 말의 의미를 좀 더 쉽게 이해하려면 ‘동물의 왕국’을 보면 된다.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집단에는 반드시 우두머리가 있다. 우두머리는 자칫 혼란에 빠질 수 있는 무리의 질서를 잡고, 그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무리가 어떤 식으로 사냥을 하고, 외부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전한다. 집단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룰을 제공하고 이를 지키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그 우두머리를 ‘알파 애니멀’이라고 부른다. 어린 시절 읽은 ‘시턴 동물기’의 ‘늑대왕 로보’가 대표적인 경우다.

동물이 아닌 인간의 역사에서는 그런 우두머리를 난세의 영웅이나 지도자 즉, ‘리더’라고 부른다. 오늘날에는 영웅(리더)이 꼭 남자일 필요는 없다.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 속 알파형 리더에 가장 가까운 여성은 신라시대 권력의 중심에 섰던 선덕여왕과 미실을 꼽을 수 있다.

   
 
   
 
실제 사료에 등장하는 인물이 아니라 TV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보인 캐릭터를 근거로 하지만 아무튼 이 두 인물이 알파형 리더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알파형 리더는 어떤 특성을 가질까? 미국의 컨설팅 전문가인 케이트 루드먼은 ‘알파 신드롬(2006)’이라는 저서에서 알파의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지배욕이 강하며, 자신감과 책임감이 강하다. 결단력을 갖추고 있으며 공격적이고 경쟁을 좋아한다. 창의적, 혁신적이면서 확고한 기준과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미래에 대한 안목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리더가 지배(경영)하는 기업을 ‘알파 기업’이라 부른다. 알파 기업의 탄생을 위해서는 난세 즉, 시장의 혼란이라는 무대가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시장의 혼란이란 소비자가 선택의 혼란을 느낄 만큼 많은 유사한 상품들이 시장에 깔려 있는 경우를 말한다. 단적인 예로 대부분의 스마트폰 구매자는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수많은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비교한다. 우리는 작은 물건 하나를 사는 것도 수많은 정보 속에서 허우적거려야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강하고 거부하기 힘든 힘(매력)을 가진 ‘알파’의 존재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알파형 리더·알파 기업’이 될 수 있을까? 카사노바를 생각하면 정답을 찾기 쉽다. 카사노바는 여자(고객)를 유혹하는 법을 아는 ‘알파인’이다. 카사노바는 ‘이 정도 가격이면, 이 정도 디자인이면 나에게 넘어오겠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혹하고자 하는 상대를 철저하게 연구하고 혼신을 다해 사랑하며,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지배한다.

이처럼 ‘무리는 장악하고 고객은 유혹하는’ 것이 알파형 리더이고 알파 기업이다. 단순히 시장점유율이 높거나 매출과 수익률이 높다고 알파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 내 경쟁업체가 적어 고객 입장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거나 재화의 가격이 너무 저렴한 경우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광고의 힘’으로 고객을 꼬시기만 하는 것도 열외다.

‘유혹의 기술’로 무리 중에서 특출한 알파가 됐다면 그 다음 필요한 것은 무리에게 먹이사냥의 룰을 가르치고 질서를 바로 잡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알파의 모습이다. 그러나 지금의 물류시장은 치열한 경쟁이라는 난세만 있을 뿐 시장의 룰을 정립하고 이를 지킬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는 ‘알파형 리더’나 ‘알파 기업’이 없다는 게 문제다.

TV드라마 선덕여왕 속 미실과 선덕여왕의 대사로 본 알파형 리더의 인간관리법

같은 알파형 리더라고 해도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은 제각각이다. 대표적인 것이 ‘인재관’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제왕학의 기본은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것이다. 인재등용과 인사관리의 중요성을 설파한 말로, 미실과 선덕여왕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미실과 선덕여왕은 각자의 방법으로 ‘사람’을 모았다. 드라마에서 미실은 “사람을 얻으려면 먼저 강함을 보인 후 다가가서 손을 잡아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또 “처벌은 폭풍처럼 보상은 조금씩 이것이 지배의 기본입니다”라고도 말한다. 드라마에 나오는 미실의 대사는 지극히 패도(覇道) 적이다. 인간의 심리를 교묘하게 그러나 정곡을 제대로 찌르는 ‘한비자’와 ‘니콜로 마키아벨리’를 떠올리게 한다.

반면 선덕여왕은 “오로지 꿈꾸는 자만이 계획을 세우고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나는 절대로 이룰 수 없다고 한 그것, 신라의 불가능한 꿈, 그 희망을 나도, 귀족도, 백성도 모두 가지도록 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또 “희망은 피곤과 고통을 감수하게 합니다. 희망과 꿈을 가진 백성은 신국을 부강하게 할 것입니다.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과 같이 그런 신라를 만들 겁니다”라고도 말한다.

미실이 선택한 ‘알파’는 이(利)요, 선덕여왕의 ‘알파’는 의(義)였다. 미실은 사람을 얻고 권력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권좌’에 앉지는 못했다. 선덕여왕이 가진 것이 미실에겐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선덕여왕은 미실이 가진 이(利)까지 가졌기에 한반도 역사상 최초의 여왕이 될 수 있었다.


한 명의 천재보다 ‘조직’에 투자한 지속가능한 경영의 선구자 : 로렌초 데 메디치

   
 
   
 
몇 년 전 우리 사회에서 이슈가 된 ‘창조경영’의 사례로 흔히 빌 게이츠를 꼽는다. 한 명의 천재가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한 경우니 다들 열광했다. 그러나 기업 현실에서는 한 명의 천재보다 다수에 의한 집단 창의성이 효과를 발휘할 때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창의적인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전례를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르네상스 시대다.

르네상스하면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먼저 떠올리지만 르네상스 시대의 화려한 커튼을 들춰보면 ‘메디치’ 가문이 있다. 예술가들의 최대 후원자였던 로렌초 메디치에 의해 꽃을 피운 르네상스 시대는 다양한 영역이 교차하면서 시너지를 만들어낸 ‘창의 빅뱅’의 시대였다.

화가이자 의사이며 과학자였고, 발명가이자 건축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그의 라이벌이었던 미켈란젤로처럼 로렌초 메디치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은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은 이질적 분야를 피하지 않고 과감하게 맞닥뜨리며 자신의 장점과 결합시켜 새로운 창조물을 생산했다.

이런 문화가 가능했던 것은 ‘공방’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 간에 이뤄지는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하고, 그것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보여준 사례가 르네상스 시대의 공방이다.

당시 이탈리아의 예술가들은 모두 공방으로 몰렸고, 창의의 산실 역할을 했다. 도제 시스템으로 운영되었던 공동의 작업 공간에서 견습생들은 실무 기량을 배우고 영감을 얻어 결국엔 독립된 예술가로 성장했다. 이들은 주문자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해 늘 새로운 기법을 찾아야 했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열을 올렸으며 이 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토론이나 평가 등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로렌초 메디치와 메디치 가문은 직간접적으로 피렌체 예술계를 지원했는데, 공방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으며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메디치 가문만의 예술품을 제작하는 공방이 있을 정도였다. 공방은 출신, 성격, 동기 등에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이었다. 때문에 도제는 서로 다른 관점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협력과 동시에 경쟁 관계 속에서 실력을 연마할 수 있었다.

또한 당시의 공방은 회화나 조각은 기본이고 미를 추구하는 일이라면 종류를 가지지 않고 일을 맡았다. 축제에 쓰이는 깃발, 부인용 장신구, 탁상용 장식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대규모 건축도면을 그리는 일까지 공방에서 도맡았다.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역할들을 수행하며 학습할 기회를 제공받았기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도 이 필수 코스를 거쳐 거장으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한 명의 천재에 의존한 창의성은 언젠가는 끝이 나지만 집합 창의성은 문화와 프로세스만 유지된다면 지속가능하다. 경영에서 집합 창의성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양한 개인들의 꿈이 모아져 창조적인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을 ‘르네상스형 기업’이라고 한다. 르네상스 시기의 예술가들이 개성을 발현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천부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듯이, 모든 구성원들의 아이디어가 소중한 자원이 되고 이들이 효과적으로 융합되어 창조적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 형태를 말한다.

르네상스형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조직 내·외부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개방과 공유가 가능한 유연한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필요하며,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게 하는 보상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조직에 꼭 필요한 소통의 달인 : 장자(莊子)

   
 
   
 
현대 경영에서 ‘소통’이 갖는 중요성은 누구나 알지만 ‘어떻게’라는 단계에서는 머뭇거리기 십상이다. 해답은 우리에게 익숙한 동양철학의 대가 장자(BC 369년 ~ BC 289년경)에게서 찾을 수 있다. ‘한 송(宋)나라 상인이 월(越)나라에 모자를 팔기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최고급 모자를 구입해 월나라로 갔다. 헌데 이 상인은 단 하나의 모자도 팔지 못했다.’

장자가 쓴 ‘장자’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사실 월나라 사람들에게는 모자가 필요 없었다. 그들은 모두 머리를 짧게 깎고 머리에 문신을 하는 풍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소통을 위해서는 ‘편견을 버리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장자의 소통철학 1단계는 이처럼 ‘상대방이 나와 틀린(wrong) 존재가 아니라 다른(different)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를 오늘날의 경영학에서는 인지(認知) 단계라고 부른다.

또 ‘장자’에는 ‘노나라 임금이 바닷새를 종묘 안으로 데려와 술을 권하고 음악을 연주해주고 소, 돼지, 양을 잡아 극진하게 대접했다. 그러나 새는 어리둥절해 하고 슬퍼할 뿐 아무 것도 먹지 않은 채 결국 사흘 만에 죽고 만다’는 내용이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노나라 임금은 자신이 즐기는 술, 음악, 음식을 바닷새 역시 좋아할 것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장자가 이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소통을 하는 것도 상대에 따라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자의 소통법 2단계는 맞춤형 소통 단계로, 상대방이 어떤 특성과 니즈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여 그에 적합한 전략과 방식을 구사하는 것이다.

‘장자’의 하이라이트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호접몽(胡蝶夢)’ 이야기다.

“언젠가 내가 꿈에 나비가 되었다. 훨훨 나는 나비였다. 내 스스로 아주 기분이 좋아 내가 사람이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이윽고 잠을 깨니 틀림없는 인간이었다. 도대체 인간인 내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일까, 아니면 나비가 꿈에 이 인간인 나로 변해 있는 것일까?”

다분히 철학적인 이 호접몽 이야기 속에 장자 소통철학의 마지막 3단계 비법이 담겨 있다. 장자 소통비법 마지막 단계는 ‘소통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단계’다. 즉, 궁극적으로 소통 과정에서 주체와 객체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주체로 변화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금수저’를 이긴 ‘흙수저’들의 롤 모델 : 유방(劉邦)

   
 
   
 
중국 역사상 최초로 천하를 통일했던 진시황이 죽고 천하의 주인이 사라지자 또 다시 난세가 도래했다. 이때 중국 역사상 두 번째로 천하를 통일한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중국 한(漢)나라의 제1대 황제인 유방(재위 BC 202∼BC 195)이다.

헌데 이 유방은 참으로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인물이다. 비천한 가문, 미관말직에 무일푼, 학식도 부족했던, 한 마디로 황제가 될 자질이나 능력, 배경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 어느 날 갑자기 중국의 지배가가 된 것이다. ‘흙수저’ 유방이 ‘금수저’ 항우와 싸워 천하를 통일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난세를 헤쳐 나가는 처세와 함께 조직을 이끌어가는 지혜를 볼 수 있다.

유방이 활약했던 시대는 혼란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 유방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자신이 품은 뜻을 펼쳤다. 상대가 강하면 허리를 숙였고, 상황이 바뀌면 가차 없이 밀고 나가는 카멜레온 같은 처세를 보였다. 물론 유방의 처세술에 반감을 가질 사람도 있겠지만 정치, 경제적으로 변화가 빠르고 경쟁이 심화된 오늘날에는 이런 유방의 처세술이 현실적이다.

유방이 신분의 벽을 뛰어넘어 항우를 이길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잘 알고 주변의 조언과 충고에 언제나 귀 기울였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에게 필요한 인재라면 적이어도 포용했고 최대한 예우하며 늘 그들과 소통했다. 부족한 조건을 메우기 위한 방책으로 ‘소통’의 비전을 가졌던 유방에게서 알 수 있듯이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정상에 오르는 제1의 조건은 ‘최고의 인재를 사로잡아 곁에 두는 것’이다.

천하를 통일한 후 유방이 연회를 베풀면서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군막 안에서 계책을 세워 천리 밖 전쟁에서 이기게 하는 것은 내가 장량만 못하다. 나라를 안정시켜 백성을 위안하고 전방에 식량을 공급하는 일은 내가 소하만 못하다. 100만 대군을 통솔해 싸웠다고 하면 반드시 승리하는 일은 내가 한신만 못하다. 이 세 사람은 모두 천하의 인재이고, 나는 이들을 쓸 수 있었다. 그러나 항우는 범증이라는 뛰어난 책사가 있었음에도 그 한 사람도 제대로 쓰지 못해 나에게 진 것이다.”
유방의 처세술과 인간관리 능력은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자기관리나 기업 경영의 조직 관리에도 귀중한 지침이 된다.

위기를 돌파하는 난세의 리더십 : 조조(曹操)

   
 
   
 
삼국지의 주인공 조조를 흔히 ‘간웅’이라 부른다. 조조가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은 유비를 편애한 나관중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쓴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는 선으로, 조조는 악으로 그렸고 그것이 많은 독자들에게 아직까지 조조를 ‘간웅’으로 인식하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조조에 대한 평가는 ‘중국 전 역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난세의 리더십을 보여준 인물’로 바뀌고 있다. 정사 ‘삼국지’의 저자 진수가 조조를 ‘한비자’의 술치(術治)와 ‘상군서’의 법치(法治), ‘손자병법’의 무치(武治) 계책을 통달한 당대 최고의 전략가라고 평가한 것만 봐도 오늘날의 재평가가 마냥 허황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조는 천하대세를 읽고 기존의 가치와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창조적인 발상, 능력 위주의 인재 등용과 적재적소 활용, 파격적인 포상과 일벌백계의 신상필벌, 때가 왔을 때 우물쭈물하지 않는 과감한 결단 등으로 난세를 돌파했다. 당대 삼국지에 등장하는 여타 군웅들에게서 볼 수 없는 가히 혁명적인 리더십이 아닐 수 없다.

앞서 정사 삼국지의 저자 진수가 조조를 한비자에 능통한 인물이라고 평한 대목을 기억할 것이다. 한비자는 난세의 모든 인간관계를 ‘이해관계’로 파악했다. 조조 역시 난세로 일컬어지는 삼국시대에 활약하면서 인간관계를 이해관계로 봤다. 그의 인재등용 사례가 이를 잘 설명한다. 곽가는 자신을 모시던 주군을 배신한 인물이지만 뛰어난 능력을 인정해 등용한다. 자신을 배신한 위종 역시 넓은 도량으로 다시 등용했다. 작은 비리를 저질렀던 정배라는 인물도 허물이 있는 자도 가치가 있다며 등용했다.

뭐니 뭐니 해도 조조의 매력은 위기 상황에서 보이는 임기응변에서 찾을 수 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갈 때는 전쟁터의 장수처럼 매사를 신속하게 결단해야 한다. 결단이 늦어지면 사안은 위중해지고 결국 패망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 난세에는 난세의 리더십이 필요한 법이다. 조조는 유비처럼 황실의 친척도 아니었고 덕으로 사람을 끄는 인품도 없었다. 원소처럼 이름난 가문의 출신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결국에는 대륙을 통일할 힘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는 판세를 읽는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노력하는 사람은 새 판을 짜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그 판을 읽는다”는 말이 있다. 그런 점에서 조조는 난세의 리더십으로 판세를 읽어낸 뛰어난 승부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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