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전·후 달라지는 물류기업은 피해야

피해야할 화주기업이 있다면 화주기업들도 물류기업들 중에서도 피해야할 기업들이 있다. 대부분의 물류기업이 각 기업의 특징과 강점을 가지고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영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있다. 정상적인 서비스 보다는 단순히 비용을 보다 더 싸게 해서 물량 뺏어오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물류기업과 물류 아웃소싱에 익숙하지 않은 기업들의 안목을 흐리게 하는 물류기업들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화주기업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피해야 하는 물류기업의 대부분은 말이 앞서는 기업들이 많았으며 수주해놓고 ‘나 몰라라’ 하는 물류기업들도 화주기업 입장에서는 피해야할 물류기업의 유형으로 나타났다. 화주기업의 담당자들이 피해야하고 피하고 싶은 물류기업의 유형을 정리했다..

1. 배째형(그렇게 이야기 한적 없는데)
# 유통기업인 A사는 최근 물류기업 B사와 물류 아웃소싱 계약을 맺었다. A사의 담당자인 ㄱ과장은 계약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를 발견했다. 일부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빠져 있었던 것. 이에 B사측에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B사는 우리의 경쟁력이 여기에 있다며 제안한 금액이 맞다는 의견을 구두로 전해왔다. 하지만 실제 계약 후 B사의 태도는 급변했다. 초기 계약에서 제시된 비용이 초과 됐다며 비용을 추가로 요청한 것. 이에 대해 ㄱ과장은 이의를 제기했지만 B사는 계약과정에서 이러한 내용이 빠져 있었으며 ㄱ과장의 확인요청이나 이와 관련된 어떠한 내용을 요청받은 적도, 그에 대한 답변을 한 적도 없다고 통보해왔다.

화주기업이 피해야할 물류기업 유형중 가장 많은 응답은 계약 전후의 태도가 돌변하는 유형으로 나타났다. 일명 배째형이다. 화주가 계약에 관련된 협의를 하면서 이야기 했던 것에 대해 ‘그건 난 모르겠고’로 일관하는 형태이다. 관련 내용을 들은 적도 없고 이야기한 적도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형태이거나 전문기업이라면 예측 가능한 이벤트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일이 발생되면 추가로 비용을 요구하는 형태이다.

이런 물류기업에서는 계약 후 문제 제기를 위해 담당자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담당자는 이전의 담당자가 계약에 관련해 약속했던 것을 개인의 약속으로 치부하고 화주기업에게 새로운 비용을 제안하고 이를 수용하기를 요구하는 타입이다.

2. 히어로형(다 할 수 있어)
# 의류기업 C사는 기존의 자사 물류를 정리하고 아웃소싱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자사의 물류를 맡길만한 물류기업을 찾는다는 공고를 냈다. 물류기업을 선정하기 전 몇몇 물류기업에서 자사의 소개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해서 몇몇 기업과 미팅을 가졌다. 그 중 의류 물류에 경험이 없는 D사에서 제안을 해왔다. 자신들에게 물류를 맡겨주면 최소의 금액 안에서 모든 요구사항과 현재 물류프로세스 상에서 발생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것. 담당자는 의심이 갔지만 조건이 너무 좋아 D사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의류라는 아이템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한 것은 물론 문제가 되는 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별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은 2년. C사 담당자는 2년 후 다시 자사 물류로 내재화하는 것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부 물류기업들 때문에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까지 욕을 먹이는 케이스다. 묻지도 따지지 않고 의욕만 앞세우는 형태이거나 자사의 능력을 과신하는 형태이다. 물론 새로운 아이템의 물류서비스를 확장할 경우 처음부터 잘하는 기업은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보여야 한다. 개선하고 또 개선하면서 그에 대한 노하우를 익혀야 한다. 그래야 서로 상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물류기업들은 그러한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이러한 물류기업과 거래를 했던 화주기업들은 다시 자사물류로 유턴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업이 많으면 많을수록 물류시장의 규모는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3. 따고보자형(뭐가 됐든 일단 가져와)
# 이커머스 기업인 E사는 성장하는 물동량 때문에 대형 물류기업 F사와 물류 아웃소싱 계약을 맺었다. 처음에는 익일 배송도 잘되고 크레임에 대한 대응도 빨라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얼마 후 오배송이 늘어나고 대응도 조금씩 늦어지기 시작했다. E사 담당자는 F사의 영업담당자를 찾아 항의 했다. 물론 F사의 영업담당자는 앞으로 잘 대응하겠다며 거듭 약속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최근에는 물동량을 처리하는 물류센터도 별다른 이야기 없이 이전된 것을 확인했다. E사 담당자가 확인해보니 다른 이커머스 기업의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E사가 찬밥신세가 된 것. 담당자는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잊었다.

물류는 기본적으로 물동량이 기반이 된다. 때문에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의 물동량을 모아 처리해야 수익이 남는다. 하지만 일부 물류기업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소규모 화주들에게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물동량이 많은 기업이 우선이 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다고 해서 같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고 서비스의 질이 하락한다면 문제가 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을 서로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명하지 않고 임의대로 처리한다면 물류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 물류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도 함께 하락한다. 일부 화주 기업 담당자들이 ‘물류 아웃소싱하면 서비스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고 토로하는 것이 이러한 것에서 기인하고 있다.

4. 싸다구형(우리보다 싼데는 없어)
# 유통기업 A사는 물류 서비스를 아웃소싱하기 위해 물류기업을 찾다가 너무 싼 가격에 비딩을 들어온 기업이 있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A사 담당자들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물류기업 B사의 담당자와 미팅을 가졌다. A사 담당자들은 B사 영업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당황을 넘어 당혹스러웠다. 이유는 B사 영업담당자는 앵무새처럼 ‘낮은 가격에 할 수 있다’만 2시간 넘게 외치고 있기 때문. A사의 물류의 특성을 이해하는지? 물류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벤트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등을 물어도 대답은 ‘저희 보다 싼 가격에 제안할 수 있는 물류기업은 없다’였다. 하지만 A사는 가격도 중요했지만 기본적으로 물류를 수행할 수 있을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B사를 비딩에서 제외시켰다.

물류비용을 낮추는 것. 비교적 부담이 없는 비용에 적정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물류기업을 찾는 것은 화주기업에게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낮은 금액에 질이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화주기업이 바라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아직도 낮은 금액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물류기업이 상당하다. 이는 일부 화주기업들이 이러한 물류기업을 선택하고 있으며 물류기업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이러한 영업방식이 먹혀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물류기업을 선택하면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심각하면 물류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는 리스크는 덤으로 가져가야 한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