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를 바라보는 관점 달리해 새로운 시장 개척해야

우리나라 물류 영역은 대단히 넓고 광활하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 국가이자,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육로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통일이 된다면 말이다. 그러나 이런 경쟁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물류기업들은 잔뜩 움츠린 채 자신들 스스로의 위치를 낮추어왔다.

물류기업들이 어떤 마인드와 비전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부가가치와 규모는 지금과 엄청난 차이를 보일 것이다. 이제 물류산업에 대해서도 색 다른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제조, 유통업의 발전에 동승하여 성장해 왔던 방식을 계속 고집할 것인가? 물류업체 간의 지나친 가격경쟁 방식을 계속 지속할 것인가? 언제 화주와 대등한 입장의 물류기업이 될 것인가?

물류기업들이 스스로를 고정관념의 틀에 가두고 관성대로 사는 동안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보다 나은 미래 물류 20년을 위해서라도 이제 스스로가 만든 틀을 깨고 나와야 한다. 틀을 깨고 나와야만 새로운 생각, 새로운 사고가 가능하다. 때로는 더 많은 발전을 위해 기존의 생각을 과감히 버릴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물류산업의 본질적 의미를 되짚어야 한다. 이제 마음을 열고 관점을 바꿔 산업을 다르게 바라보며 지금껏 찾지 못한 답을 찾아야 할 때다.

물류신문은 지난 2015년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롭게 산업을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물류산업의 관점을 리디자인하다’라는 기획을 진행 한 바 있다. 당시의 기획을 다시 재조명해보았다.

사라져간 코닥, 노키아 뒤이을 물류기업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업 코닥과 노키아. 이들은 지금 없다. 빠른 변화를 미처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류기업들이라고 이들처럼 되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러나 몇 년간 보인 행보는 위태롭기 짝이 없다.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게 진실이자 진리,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믿는 이들이 많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근거 없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당연함의 틀 속에 가두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문자를 활용한 의사소통은 문자메시지만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은 문자메시지보단 카카오톡 등의 스마트폰 메신저를 이용한다. 이처럼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라지고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주변을 채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물류업계도 마찬가지다. 드론이 화물을 싣고 사람을 대신해 하늘 길로 배송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물류기업들 역시 현재 자신들이 추진하는 서비스가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안주한다면 제 2의 노키아, 코닥이 될 수 있다. 물류는 항상 을이란 고정관념에 머무른다면 더 나은 20년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수도 있다.

과거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지금은 당연한 현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하는 게 없다는 것이 오직 변하지 않는 진리다’라는 말이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현재의 상태가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만다면 변화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 게으른 사람만이 남들의 뒤를 따르는 게 아니다. 당연함을 의심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는 이들 역시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불과 10년 전까지 너무도 당연할 것 같던 게 지금은 당연하지 않게 된 게 너무 많다. 과거 사람들은 수돗물을 그냥 먹거나 보리차를 끓여 먹었다. 그런데 지금 물은 당연히 사서 먹는 게 됐다.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들 중 하나다.

경제전문가들은 당연함을 부정하거나 조금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당연함을 부정하는 것 자체로 매우 활동적이고 역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세상을 보려면 다른 사람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은 관점을 가져서는 안 된다. 새로운 관점으로 미래에 당연해질 것을 찾아 나서야 한다.

No.1 보단 Only 1 추구해야
No.1과 Only 1의 맥락은 같아 보이지만 그 뜻의 차이는 매우 크다. ‘이건 내가 제일 잘해’와 ‘이건 나 아니면 아무도 못해’는 차이인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물류기업들은 No.1을 추구해왔다. 물류기업들의 지금껏 Only 1보다는 No.1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일삼아 왔다고 할 수 있는 것. 나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 나만이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찾기보다는 규모에서 몇 등, 매출액으로 몇 등이 되려고 바쁘게 움직였다.

치열한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No.1이 됐든 Only 1이 됐든 그들만의 경쟁력이 필요하다. ‘우리 회사가 제일 잘하지’보다는 ‘우리 회사가 아니면 할 수 없지’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Only 1이 더 매력적인 것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들이 인정할 수 있는 다름을 만들어야
대부분의 물류업체들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신들이 더 우수하다고 주장하지만 크게 다름을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굳이 찾자면 물류센터의 차이? 아니면 단가의 차이 정도다. 현재 물류기업들의 서비스에는 자신만의 색깔이 없다.

‘차별화된 고품격서비스 기업’, ‘최상의 물류서비스 기업’, ‘글로벌 물류 선도 기업’ 등은 많은 물류기업들이 사용 중인 캐치프레이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를 접한 뒤에는 ‘어떤?’, ‘어떻게?’ 등의 의문점이 따라온다.

물류기업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자체가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 것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하는데 급급한 느낌만 줄 뿐이다.

차라리 ‘월 30번 재고관리 실시 기업’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어 어필한다면 매일 화주기업의 물류관리를 철저히 수행하는 기업이라는 확실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물류기업들도 자신만의 정의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자신을 되새겨보고, 남들과 어떤 점이 다른지 찾아내 고객에게 이를 전달해나가야 할 것이다.

남들과의 확실한 차이점을 만들어 이것이 고객의 눈에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길 희망하는지, 또 무엇을 추구해갈 것인지 등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남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다름’을 만들어야 한다. 남들과 다름은 다양성을 만들고 다양성은 세상을 다채롭게 할 수 있다.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특징’을 만들 때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가치가 생겨나고 고객들의 주목을 끌 수 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