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완전자동화, 중소기업은 부분자동화 그림 그려

지난 7월 1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정부세종청사에서 11차 전원회의를 열어 2018년 최저임금을 확정했다. 올해 최저임금인 6,470원에서 16.4% 인상된 7,530원을 표결을 통해 결정한 것. 이는 시간당 1,060원 상승된 금액으로 국내 물류시장이 노동집약적인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최저 임금 인상은 물류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증가 얼마나 되나?
물류산업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2014년 기준으로 국내 물류비 구성을 보면 수송비가 전체에 71.2%를 차지하고 있으며 재고유지와 관리비가 21.1%, 물류정보관리비가 3.7%, 포장비가 2.2%, 하역비가 1.8%를 차지하고 있다. 인건비가 따로 분류되어있지 않지만 물류비용에 관련한 모든 항목에서 인건비가 발생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인건비를 따로 분류할 경우 운송비를 제외한 항목 중 가장 많은 비용이 발생되는 항목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가 오는 2018년 최저임금으로 계산했을 때 얼마나 증가하게 될까? 최저임금으로 100명이 8시간 근무하고 있는 물류센터의 임금 상승분을 단순 계산하면 2.5억 원 가량을 추가로 지급해야 된다. 또한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2020년 1만 원 최저임금을 계산해보면 2017년보다 8.4억 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물류센터 현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인건비의 상승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시간외 수당과 야간수당 등을 적용하면 그 금액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물류기업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욱 많은 비용의 증가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현재 물류기업들은 직접 인력을 조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하청업체를 통해 인력을 공급받고 있다. 즉 노동자들이 받는 인건비는 최저임금이지만 실제 물류기업들이 지불하고 있는 인건비는 최저임금보다 높은 것.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실제로 하청업체에 주고 있는 금액은 현재도 1만 원 정도”라고 전했다. 물론 업계에서는 이미 하청업체에 지급하고 있는 인건비가 시간당 최저임금이 아니기 때문에 하청업체와 협의를 통해서 인건비 상승을 절충할 수 있어 인건비 상승을 최대한 억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시각도 있지만 여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물류업체 관계자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100억 원 안팎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될 것 같다”고 예상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인건비상승, 휴먼에러, 인력난 해결책은 ‘자동화’
급격히 늘어나는 인건비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업계는 자동화가 하나의 흐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위의 예시와 같이 봤을 때 오는 2018년부터 물류기업이 부담해야하는 인건비는 18억 원에 이르며 2020년에는 24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자동화를 도입하는데 충분한 근거가 된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화 설비 중 오토 소터의 경우 내용연수를 일반적으로 5년, 다른 설비에 대해서는 7~8년, 길게 잡아도 10년 정도이다. 이를 바탕으로 투자대비 수익률을 고려해 봤을 때 2020년 기준으로 120억 원 규모의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현장의 상황이나 규모 등에 따라 도입비용은 다르겠지만 물류센터 하나당 평균적으로 오토소터를 도입하는 비용이 50억 원 미만이라고 봤을 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금융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쉽지 않은 결정이겠지만 지금의 비용구조보다는 자동화 도입에 더 적극적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한 휴먼에러를 최대한 억제할 수 있으며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갑자기 늘어나는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 일용직을 현장에 투입했을 때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휴먼에러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도 자동화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자동화를 통해 현업에서 겪고 있는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현재 현업에서는 인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인은 현장의 인건비가 대부분 최저 임금으로 지급되고 있는데 반해 노동의 강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같은 최저 임금이라면 집 근처의 식당이나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것이 더 좋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때문에 업계에서는 물류현장의 인력난이 고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으며 자동화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물류기업들의 자동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자동화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있지만 도입하는데 있어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라며 “여유가 있는 대기업들은 완전자동화를, 중소기업은 부분자동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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