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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단지 실수요검증, 왜 희망고문이 됐나?
미인정 사유는 있지만, 개선사항 ‘답’이 없다
신인식 기자 | story202179@klnews.co.kr   2017년 06월 30일 (금) 18:34:44

지난 6월 9일 실수요검증이 실시됐다. 올해 두 번째로 실시된 이번 실수요 검증에는 총 9개 물류단지들이 신청했지만 익산정족 물류단지를 제외한 8개 단지는 인정 되지 않았다.

총량제가 폐지되고 물류단지 실수요 검증이 실시 된지 벌써 3년이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지만 실수요 검증을 신청하고 있는 업체들은 인정 기준이 아직도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물론 그 동안의 시행착오를 통해 많은 부분 수정되고 보완 됐지만 사업자들에게 고지되고 있는 미인정 사유에 대해 어떻게 보완해야 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실수요 검증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은 희망고문이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사용한다. 희망고문은 안될 것을 알면서도 될 것 같다는 희망을 줘서 상대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왜 그들에게 실수요 검증제가 희망고문이 됐을까? 실수요 검증을 신청하고 있는 기업 관계자는 “미인정 사유 계속 보완해서 접수하고 있는데 다른 미인정 사유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기업의 관계자 역시 “정말 (실수요)인정의 커트라인이 눈앞에 있어 많은 돈을 투자해 미인정 사유를 해소해도 결국은 또 다른 미인정 사유로 떨어지고 있다”며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수요는 노룩(No Look) 검증?
실수요 검증은 ‘입주수요의 타당성’과 ‘사업자 사업수행능력’으로 구분해서 평가를 진행하고 두 가지 평가항목에서 모두 50%이상의 점수를 획득해야 실수요를 인정받을 수 있다. 즉 물류단지를 직접 사용할 화주가 있느냐를 입주수요의 타당성에서 확인하고 사업자가 실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사업자 사업수행능력에서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많은 사업시행자들은 실수요 검증을 통과하기 위해서 짧게는 몇 개월 많게는 2년여가 넘는 시간 동안 준비하고 있다. 때문에 각 사업시행자들이 제출하는 서류도 상당히 많고 각 사업마다 특성과 사업수행의 형태가 다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의 내용을 실제 설명하고 이를 이해시킬 수 있는 사업시행자들은 실수요 검증에서 서류를 제출하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미인정 사유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변경된 내용을 설명하거나 소명할 수 없는 것. 또한 신규로 신청하는 과정에서도 어떠한 특성이 있는 사업인지 어떻게 사업을 영위할 것인지를 설명할 기회가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불만이다.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실수요검증위원회의 위원장은 일반물류단지 실수요 검증과 관련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해당 장소를 직접 확인할 수 있고, 해당 사업자 등을 회의에 출석하게 하여 의견을 듣거나 의견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 장소를 직접 확인하거나 해당 사업자 등을 회의에 출석하게 하여 의견을 듣는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최초에 사업자들이 직접 설명할 수 있게 했으나 운영상에서 문제가 발생되어 현재는 검증위원들에게 미리 1주일 전에 자료를 보내주고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실수요 검증에서 관련 지자체 담당공무원은 지자체의 상황이나 민원 등 관련된 사항을 실수요 검증 위원에게 참고사항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결국 물류단지 실수요 검증은 사업의 내용을 실수요 검증 위원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검증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서로의 이해가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검증위원들이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따른 미인정 사유를 고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인정 사유를 받아들은 사업자들은 충분히 사업을 이해했다면 이러한 미인정 사유가 나올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수요 검증 심의는 보통 하루에 이루어진다. 검증일 일주일 전에 검증 위원들이 내용을 먼저 받아보고 확인한다고 하지만 전체적인 사업의 시행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부분에서는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물류단지 실수요 검증위원들이 전체 사업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소 부족’, ‘신뢰성 낮음’의 의미는?
2014년 9월 처음 실시된 실수요 검증은 그동안 여러 가지 의혹들이 제기 되면서 성장통을 겪어왔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 관련 법률과 시행령·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구체적인 배점기준과 미인정 된 사업자에게 미인정 사유와 평가항목에 대한 평균점수를 알리도록 했다. 평가항목별 평균점수와 미인정 사유를 알려주는 이유에 대해 국토부는 보완을 통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즉, 신청자의 사업이 가능한 것인지 가능하다면 어떠한 부분에서 보완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정상적인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하지만 시행사에게 고지되고 있는 실수요 검증 평가점수 및 미인정 사유를 살펴보면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사업시행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소 부족, 신뢰성 낮음이라고만 알려주면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나름대로 해석해서 보완해 가도 똑같은 내용의 미인정 사유가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즉 서면으로 미인정 사유를 받아서 이유는 알 수 있지만 이를 해소 할 수 있는 방법은 요원하다는 것. 업계는 부족한 점이 있으면 정확하게 어떠한 점이 부족한지 구체적으로 사유를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유를 알아야 보완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것인지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실수요검증을)할 때마다 20고개를 하는 것 같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어짜피 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실수요 검증을 요청하고 있는 한 시행사의 관계자는 “보완을 위해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기존의 통과된 실수요 물류단지의 케이스를 스터디 해서 서류를 준비하는데도 미인정 사유가 생긴다”며 “어떻게 해야 다소 부족, 신뢰성 낮음을 보완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보완하면 검증 통과 할 수 있나?
정확한 원인도 모른체 사업시행자들은 계속해서 보완을 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사업시행자들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은 이러한 노력들이 헛된 노력일지도 모른다는 의심 때문이다. 시간과 돈을 들여서 보완해도 점수가 그대로 이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기 때문. 특히 입주수요의 타당성이 아닌 사업수행능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 사업시행사는 올해 초 1차 실수요 검증에서 ‘토지 현물 출자를 통한 자기자본 조달계획의 산정근가가 불명확하고 자기자본 비율산정의 적정성 미흡’이라는 미인정사유를 받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 시행사는 사업부지에 대해 감정평가를 받고 회계법인 통해 총사업비 검토를 진행했다. 또 이 자료를 그대로 실수요 검증에 제출했다. 하지만 2차 실수요 검증 후 나온 미인정사유에는 토씨하나 다르지 않게 미인정 사유가 반복됐다. 이 관계자는 “어떻게 해야 이를 해소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답답해했다. 같은 내용이지만 어의가 없다는 다른 사업시행사도 있었다. 지금까지 현물출자를 한 적도 없고 사업계획서에서도 현물출자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던 이 시행사는 1차 때와는 다르게 갑자기 상기와 같은 미인증 사유를 받았다. 그 관계자는 “현물출자를 한 적도 할 계획도 없는 사업지인데 왜 이런 내용으로 미인증 사유가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최소한 사업내용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았거나 정확히 봤다면 검증위원의 능력이 의심 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어떤 것을 보완해도 통과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 사업자 사업수행능력 항목이고 입주수요의 타당성과는 다르게 금융에 관련된 전문성이 부족하다보니 소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일정부분 점수가 나오지 않는 부분은 검증위원이 어떠한 해석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의도가 반영된 결과로도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사실 사업자들이 보완한다고 하는 것이 금융에서 보면 보완이 되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검증 위원이 왜 인정을 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몇몇 부분에 있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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