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지연 탓에 고객 신뢰 잃고 수익 도움도 안 돼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시작된 ‘빠른배송’ 경쟁이 오프라인 유통시장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큰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서비스모델을 재정립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빠른배송을 주도했던 일부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최근 무료 배송료를 인상하거나 서비스 품목을 축소시키고 있으며, 비용 부담이 적은 아웃소싱을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변화를 두고 유통시장에서 물류서비스를 앞뒤 생각없이 단순 마케팅 수단으로만 삼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빠른배송, 제때 도착은 33% 불과

빠른 배송은 당일 또는 그보다 더 짧은 시간에 배송되는 서비스를 말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빠른배송은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배송속도 경쟁의 산물이며, 시간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당일 배송’ 등 빠른배송을 강조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빠른배송을 선택한 소비자들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이 2013년부터 2016년 10월까지 ‘온라인 쇼핑몰 배송서비스’와 관련해 피해를 구제한 3,062건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장 많은 항목은 ‘배송지연’으로 나타났다. 응답률은 무려 46.1%(1,411건)에 달했다. 또한 ‘파손·하자’도 14.4%, ‘오배송 및 상품 누락’도 13.8%나 됐다.

특히 ‘당일 배송’ 상품을 표방한 서비스의 기한 준수율은 더 낮았다. 소비자가 주문한 100개 상품 중 상품 품절 등으로 수령이 불가했던 6개를 제외한 94개 상품 중 약속된 배송 기한을 준수한 경우는 31개(33.0%)였고, 63개(67.0%)는 늦게 배송됐다. 여기다 ‘당일 배송’으로 주문한 77개 중 16개 (20.8%)만이 당일에 도착했고 61개(79.2%)는 평균 1.6일 지연되었으며, 7일 이상 지연된 경우도 있었다.

공짜 없어, 최적화 물류서비스 필요할 때

빠른배송은 기존 서비스보다 더 많은 물류비용이 들어간다. 때문에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하다. 현재 국내 택배서비스는 명절 등 극성수기를 제외하면 대부분 익일 배송되고 있다. 그러나 빠른배송은 배송시간을 맞추기 위해 기존 택배 네트워크보다 고가인 ‘퀵서비스’까지 활용하고 있다.

아주대 물류대학원 최시영 겸임교수는 “보통의 물류서비스 가격은 익일 배송에 소요되는 비용으로 산정된다”며 “배송을 늦춘다고 가격이 크게 저렴해 지는 것은 아니지만, 빠른배송의 경우 추가 물류비가 필요해 전체 물류비용을 상승시킨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빠른배송을 원하는 고객과 유통업체들은 각각 지연배송과 비용 증가라는 당초 기대와 다른 결과를 얻고 있다. 따라서 올해 유통업체들의 물류서비스는 단순히 빠른 배송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서비스 트렌드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은 배송 지연 등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실제 주문 당일에 수령 가능한 상품 이외에는 ‘당일 배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과 △배송 절차 안내 강화 등을 물류사업자에 권고할 예정이다.

물류기업들도 빠른배송보다 원하는 시간에 배송시간을 맞추는 알고리즘을 구축하거나, 수령자가 없을 경우 별도의 상품 보관 장소를 구축하는 등 전체적인 서비스 전환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차동호 택배본부장(부사장)은 “빠른배송은 택배기업의 최우선 전략이지만, 이와는 별도로 안심 배송과 고객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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