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을 ‘부가가치 창출형 종합물류항만’으로

항만공사법에 근거하여 2004년 1월 16일 설립된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우예종, 이하 BPA)가 1월 16일 창립 13주년을 맞았다. 올해로 부산항의 관리·운영주체가 정부에서 항만공사인 BPA로 바뀐 지 만 13년이 된 것이다. BPA 창립 13주년을 맞아 항만공사제 도입의 정책성과이자 BPA의 13년간 부산항 경영성적표를 들여다본다.

환적화물 처리 부가가치 1조 원 넘어
[경영성과] 출범 이후 BPA는 질적 양적 성장을 거듭했다. 뿐만 아니라 BPA가 13년 간 부산항을 경영하는 동안 부산항에는 커다란 변화와 성과가 있었다.

2004년 출범 당시 106명, 자산 3조 4,556억 원, 예산 1,434억 원이었던 BPA의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임직원 185명, 자산 5조 7,409억 원, 예산 6,702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부산항이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003년 1,041만 TEU(TEU; 20피트 컨테이너 단위)에서 2016년 1,946만 TEU(추정치)를 기록하여 87%가 늘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인해 2016년 목표치 2,000만 TEU에 미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른 나라 화물이 부산항을 이용하여 최종 목적지로 가는 환적화물은 2003년 425만 TEU에서 2016년 986만 TEU로 증가했다. 두 배 규모가 된 것이다. 2016년 부산항 전체 물동량 중 환적화물 비중은 51%로, 이는 부산항이 동북아 1위 환적 중심항만이자 부산항 개항 최초로 세계 2위 환적항만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부산항에서 환적화물을 처리해 벌어들인 부가가치는 2003년 5,015억 원에서 2016년 1조 1,635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1TEU의 환적 화물을 처리하면 약 11만 8,000원정도의 부가가치가 발생한다.

신규 일자리도 3배 가까이 늘려
선박이 접안하여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컨테이너 선석 수는 2003년 18개에서 2016년 41개로 늘어나 2.3배 증가하였으며, 총 선석 길이도 5.7km에서 12.5km로 2.2배 증가했다. 이것은 부산항이 선박 대형화 추세에 발맞춰 적기에 충분한 항만시설확충으로 항만서비스 경쟁력을 갖춘 것을 의미한다.

일자리 창출 실적도 눈여겨 볼만 하다.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에 근무하는 인원은 2003년 1,751명에서 2016년 4,778명으로 늘어 2003년에 비해 2.7배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다.

부산항에 입항하는 선박 수는 2003년 1만 3,203척에서 2016년에는 1만 5,368척으로 16.4% 증가했는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3만 톤급 이상 선박 입항수가 2003년 2,799척에서 2016년 4,873척으로 74%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부산항이 초대형선박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항만시설을 갖춰 동북아물류중심기지로 착실하게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크루즈 모항으로의 성장 잠재력 보여
이러한 부산항의 질적 양적 성장에는 항만시설의 적기 확충 등 동북아 환적거점항만으로의 육성을 위한 다양한 항만정책과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구축, 신규 화물 집화능력을 강화해 온 BPA의 노력이 배경에 깔려 있다는 평가다.

BPA가 출범한 2004년, 부산항에는 배후물류단지가 없었다. 그러던 것이 2016년에는 419만㎡(127만평)의 배후물류단지에서 62개 업체(근로자 수 3,060명)가 131만 TEU의 물동량을 처리하여 3,112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당초 조성 목적인 부산항 부가가치 및 고용 창출에 기여했다. 다만 신항 배후물류단지는 대부분 단순 창고기능을 하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부가가치 활동공간으로 변화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부산항의 크루즈 산업도 괄목할만하게 성장했다. 2003년 18회 입항에 약 6,400명의 관광객이 들어온 데 비해 2016년에는 210회 입항에 약 57만 3,000명의 관광객이 부산에 들어왔다. 2017년에는 부산항대교 통과높이 상향 조정으로 국제여객터미널 이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총 235회 입항에 59만 명의 관광객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향후 부산항이 크루즈 모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항만의 하역기능 이외에 배후물류단지와 크루즈산업 등이 동반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산항이 항만과 더불어 항만 관련 산업이 동반성장하고 있는 부가가치 창출형 종합물류항만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2020년경 동북아의 싱가포르항만으로
BPA 우예종 사장은 “북항과 신항의 기능이 재정립되는 2020년경에는 동북아시아의 싱가포르 항만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특히 부산항이 컨테이너 화물 위주에서 벗어나 종합물류항만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항만 관련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민간사업자가 돈을 많이 벌게 되고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 부산과 국가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BPA는 지난해 세계 제2대 환적중심항으로 성장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국내·외 경제여건이 녹록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컨테이너 2,000만 개, 크루즈관광객 60만 명 시대를 연다는 야심찬 목표를 발표했다.

신항 터미널 지분 인수 등 기능 회복
[향후 과제] ‘BPA는 부산항의 관리주체임에도 터미널 임대업자로 전락해 있다’는 것이 BPA의 자체 분석이다. 공공재인 터미널의 실제 운영권을 여러 민간회사가 나누어 가지고 있어 BPA에 정책조정기능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경쟁력 약화와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BPA는 신항 터미널 지분 인수, 정부 협의 등을 추진 중에 있다.

또 BPA는 한진해운 사태로 빚어진 부산항의 환적네트워크 약화로 2016년 2,000만 TEU 처리 목표 달성에 실패했음에 주목, ‘기존 부산항 중심 환적중심 네트워크의 회복’을 반드시 이뤄내야 할 책무로 보고 있다. BPA는 이를 위하여 북중국과 서일본의 마케팅과 물량유치전략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항을 벗어나 세계 각국의 항만과 물류센터 운영에 진출하여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글로벌터미널운영회사로 거듭나자’는 BPA의 다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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