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핫’한 물류부동산, 시장은 미묘하게 변화 중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물류부동산은 여전히 ‘핫’한 시장이었다. 오는 2017년에는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물류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지난해와 미묘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는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성장하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에 기반을 뒀다면 현재는 어떻게 하면 현재의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느냐로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되는 시장이 된 것. 이로 인해 디벨로퍼와 투자자, 임차인 등 각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온도차는 약간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금융권에서 물류에 대한 이해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고 물류산업에서도 금융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어 그 안에서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6년 시장 주춤, 2017년 약진할 듯
올해는 시장이 뜨거운데 반해 먹거리는 충분하지 못했던 해였다. 올해 준공된 물류센터가 손에 꼽을 정도인데다 이미 선매입 형태로 계약이 이루어졌던 물류센터가 대부분이기 때문. 지난해 계획됐던 물류센터들이 계획됐던 시점에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올해는 생각보다 준공된 물류센터가 없었다.

2015년 말 수도권 지역에서만 최소 약 25만평(연면적) 정도 개발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올해 수도권 지역에 준공된 물류센터는 이미 2015년에 선매입 됐던 물류센터를 제외하면 김포물류단지에 성광물류센터와 정수유통물류센터 정도였다. 그 중 KB부동산신탁에서 리츠 형태로 매입한 성광물류센터를 제외하고 눈에 띠는 거래 사례는 없었다.

이에 대해 최문식 젠스타 과장은 “올해 장부에 표시되는 물류센터 투자는 많지 않았다”며 “이는 선매입 형태로 진행되어 표시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는 올해도 상당히 많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백영기 CBRE 상무도 “올해 매매가 많지 않았다”며 “하지만 올해 위치가 좋고 컨디션이 좋은 물류센터는 매각이 다 됐다. 시장에 매물이 많이 나와 있지만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매각이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에는 그 동안 주춤했던 물류센터 개발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시장의 규모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덕평IC 인근에도 계속 공급이 되고 있는 상황이며 양지IC 인근에도 물류센터들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용인 백암에도 많은 물류센터들이 계획되어 있어 상당히 많은 공급이 예상되고 있다. 물론 공급이 예상되는 물류센터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바로 공급이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최소 몇 십만평은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울, 인천 인근지역에 현재 개발 중인 물류단지들이 내년에 들어설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공급이 이루어지고 이로 인해 물류부동산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부동산 측면이 아니라 물류시설의 수요와 공급측면에서는 일부지역에 물류센터의 공급이 집중되면서 공급과잉이 될 가능성도 높아 임대차와 불용시설에 대한 우려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이천, 덕평은 위험한 상태까지 왔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 서울시 구로구 가산동에 자리한 물류센터 전경.
국내 투자자 약진, 해외 투자자 주춤
올해가 지난해와 다른 것 중 하나는 해외 투자자들보다는 국내투자자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또한 투자자들이 직접 개발에 대한 부분을 함께 고려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가 많지 않았던 이유는 물류시설이 수익률은 높지만 다른 투자 건물보다 리스크가 크고 우량 투자 시설의 경우 해외 투자자들이 선점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국내 투자자 또는 투자 기관이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더욱 치열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최문식 젠스타 과장은 “국내 투자자가 올해는 7:3 정도로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CBRE 백영기 상무도 “올해 국내 기관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 투자자들도 국내 투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백 상무는 “아시아에서 물류센터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평균 7%정도 되는데 외국에는 이런 물건이 많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즉 물류부동산에서 수익률은 아직도 국내가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 주목하고 있으나 투자할 마땅한 물건이 많이 없어 투자가 주춤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직접 개발로 뛰어들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직접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직접 개발하는 이유는 개발되는 물건 중 매입할 수 있는 물류시설이 적고 직접개발을 하면 개발이익을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백영기 CBRE 상무는 “내년에는 직접 개발이 트랜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와 국내 투자자 그리고 경험이 있는 시행사와 함께 개발하는 사례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물류시설의 시장의 가치는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백 상무는 직접 개발에 해외투자자가 더 적극적인 부분에 대해 “국내 기관은 리스크를 보는 반면 해외 기관은 일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 수요는 ‘얼마나?’
대형화된 물류시설의 공급이 대량으로 예고되어 있는 상황에서 물류측면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둘로 나뉘고 있다. 유통기업들이 물류시설에 관심을 가지면서 신규수요가 늘어나고 통합과정을 거치면서 대형 물류센터의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전환수요가 줄어들면서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는 것.

우정하 세빌스코리아 부장은 “임차인들이 늘어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현재 대형 물류시설을 수요는 신규, 통합, 케파 증가 등으로 나눠서 볼 수 있는데 그중 통합에 대한 부분이 50%정도 된다. 또한 올해 5,000평이나 그 이상의 물류센터를 찾는 수요가 많았다는 것은 통폐합이 많아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향후 물류시설의 공급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선물류센터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고 유통은 물론 제약, 바이오 등의 시장이 성장함으로서 그에 따른 물류시설의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 켠에서는 공급이 많아지면서 물류시설이 불용시설로 전락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국내에서 대형 물류센터를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은 50개 내외이다. 이러한 시장에서 대형물류센터가 많이 공급되면 공실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환 수요로 신축 물류센터의 공실이 없어지면서 노후화된 물류센터는 공실을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물류시장에서 대형 물류센터의 신축이 기존 물류센터의 불용시설화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이 원하는 물류센터의 형태를 업계에서 인지하면서 물류센터 공급이 더욱 많아질 수 있어 이것이 물류센터의 과잉공급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문식 과장은 “개발하는 기업이 매각하는 방법을 알기 시작했기 때문에 투자자자들이 원하는 형태의 물류센터가 더욱 많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공급과잉으로 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2017년 주목해야 할 이슈는?
업계에서는 물류 부동산 시장에서 내년에 주목해야 하는 이슈로 트럼프, 최순실 게이트, 공급자 위주의 시장 재편을 꼽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어떤 식으로든 국내 물류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부동산 전문가인데다가 미국의 정책에 따라 해외 투자자들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 또 최순실 게이트의 경우 국내 대기업들의 총수와 연관된 이슈들이 있어 내년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급자에게 유리한 시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미 매입하는 측에서 리스백 기간이 5년에서 1년으로 줄어드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매입을 하고자 하는 기관이나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매각하는 입장에서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이슈에도 불구하고 향후 몇 년 동안 물류부동산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적어도 2020년까지는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며 그 이후에도 급격히 하락하는 시장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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