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설립·M&A·현지기업 제휴 등 다양한 전략으로 성과 이끌어

해외진출은 국내 물류기업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사실상 포화상태에 다다른 내수시장에서는 고속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경기 침체로 인한 운임 인상 등 수익 향상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화주들이 해외로 제조기반을 옮겼거나, OEM 방식의 수출입 비중을 점차 늘리는 추세인 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물론 해외진출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애써 현지에 진출했어도 성장은커녕 현상 유지도 버거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업의 규모와 자본 여력이 해외진출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한 의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답변이며, 실제로 그러한 예를 드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수시장에서의 입지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성공을 꿈꿨던 대기업들의 실패담은 우리나라 물류산업에 있어 아픈 기억이자 소중한 자산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해외진출에 대한 성패는 철저한 현지 시장조사와 더불어 자체 역량에 대한 면밀한 재평가와 서비스 모델 개발 과정이 동반된 전략 수립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물류업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해외진출 전략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방법인 현지법인 설립, △해외 물류기업 인수, △전략적 제휴를 통한 네트워크 확대, △글로벌 물류서비스의 품질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각각의 전략에는 각기 장단점이 있다.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고, 제휴를 원하는 기업과 시너지 효과도 계산해야 한다.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해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준비와 현지 화주들에게 적합한 서비스도 개발해야 한다.

물류신문은 성공적인 해외진출 사례를 보유한 국내 주요 물류기업 4개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현황과 사례, 전략을 살펴봤다.

CJ대한통운 / 글로벌 물류기업과 M&A·파트너십 확대 주력

CJ대한통운은 일찍부터 해외진출의 중요성을 깨닫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2020년까지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Top 5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자사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CJ대한통운은 해외진출에 매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의 해외진출 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M&A와 파트너십으로 정리된다.

현지 컨설팅 포함한 글로벌 종합물류서비스 실현
CJ대한통운은 전 세계 22개국 106개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자사의 첨단 물류시스템과 80여년의 노하우를 접목한 원스톱 물류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일반화물의 해상·항공 포워딩부터 대규모 플랜트와 초중량물 등을 포함하는 프로젝트 포워딩, 국제특송 사업, 해외 현지 종합물류서비스, 국가 간 국경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첨단 기술과 IT솔루션, 컨설팅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전문인력을 포진시켜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자체 연구기관인 종합물류연구소를 통해 개발한 SCM 컨설팅 툴 ‘M-SCORE’ 등을 십분 활용함으로써 글로벌 고객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아 내 M&A로 시장 영향력 대폭 강화
CJ대한통운의 해외진출의 특징으로는 현지 물류기업 M&A를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아시아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CJ대한통운은 중국 최대 냉동냉장 물류서비스 전문기업인 로킨물류(Rokin, 룽칭물류)를 인수, CJ로킨로지스틱스를 출범시킨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중국 3대 종합가전업체인 TCL과 CJ스피덱스라는 합작 물류기업을 설립했다. TCL과 CJ대한통운의 제휴는 양 사에게 있어 물류 선진화를 통한 사업 강화와 포워딩 물량 확대 효과를 꾀한 것으로, CJ대한통운에게는 중국 내 시장점유율 강화의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흥시장인 동남아시아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물류기업 센추리로지스틱스를 인수하고, 미얀마에서는 국영 물류기업인 육상운송청(Road Transport)과 현지 합작법인인 CJ대한통운-RT(CJ korea express-RT)를 만들어 운영을 개시했다. 올해 9월에는 동남아시아 최대 온라인쇼핑몰 운영사인 라자다그룹의 물류를 수주한다고 발표했다. 라자다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에서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데, CJ대한통운에게는 6개국에 걸쳐 서비스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해외기업의 M&A 혹은 합작법인 설립은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자되어야 하며, 성공 가능성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J대한통운이 M&A에 집중하는 이유는 현지에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출 수 있고, 매출 확대는 물론 자사의 네트워크와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수익의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센추리로지스틱스를 통해 말레이시아에서 택배사업을 확대하고 내년까지 동남아시아와 중국 내에서 M&A를, 그 이후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대형 M&A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범한판토스 / 해외기업과 제휴 통한 글로벌 W&D 확대

범한판토스는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손꼽힌다. 또한 최근 하이로지스틱스를 인수하면서 네트워크의 폭이 더욱 넓어졌으며,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해외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신규 네트워크 개설과 화물 유치를 통해 자사의 글로벌 W&D(Warehouse & Distribution) 사업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43개 네트워크 보유…거점 통한 종합물류서비스 가능
범한판토스는 우리나라와 북미, 남미, 유럽,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국, CIS, 아프리카에서 법인과 지사, 물류센터를 포함해 무려 343개 지역에 걸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60개 네트워크를 제외하면 해외에만 283개 지역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방대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기업 답게 고객사도 무려 2,500곳 이상이다.

특히 현지에 법인 또는 사무소 설립에 그치지 않고, 세계 곳곳에 192개의 물류센터를 마련해 단순한 포워딩 업무만이 아닌 현지 화주들을 대상으로 한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러한 인프라 덕택에 범한판토스는 국내와 동일하게 해외에서도 내륙 및 국제운송, 보관서비스 등을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여기에 범한판토스가 자체 구축한 GSI(Global Single Instance) 시스템은 전 세계를 무대로 실시간 화물정보부터 EDI 연계까지 다양한 물류정보를 지원함으로써 고객에게 가시성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 위한 조직 개편…현지 전략사업 추진
범한판토스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세계 유수의 기업과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의 약진이 눈에 띈다. 범한판토스는 2013년부터 중국계 물류기업 본덱스, 지아바오물류, 이커머스 물류기업 4PX에 이어 중국 최대 종합물류기업인 시노트란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향후 중국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해외사업부를 신설하고, 벌크사업팀을 조직해 서비스 지역과 고객사 다변화를 추진하는 등 내부 조직도 재편했다.

성과도 화려하다. 올해 초 범한판토스는 AB인베브, 이베이, 니베아로 알려진 독일 BDF, 독일 의류기업 쉐펠과 잇따라 계약을 체결하며 화물 수주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범한판토스의 움직임은 그동안 꾸준히 진행해왔던 글로벌 W&D(Warehouse & Distribution)사업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W&D란 물류센터 운영과 내륙운송을 연계한 수·배송 물류사업으로, 현지 화주들에게 저비용 고효율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출발지 항구에서 도착지 항구(Port to Port)까지만 직접 업무를 처리하고 내륙운송은 현지에 맡기지만, W&D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안전성과 신속성, 가시성을 한 차원 높였다. 이는 해외 화주들의 만족도 향상을 가져온다.

범한판토스는 해외기업과 제휴를 통한 현지 네트워크 확대, 한·중 간 운송루트 개발, 해외 글로벌 화주 유치, 조인트벤처 설립 등 현지 시장에 맞는 전략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업력 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한진 / 그룹 계열사와 글로벌 협업·현지법인 설립에 적극적

한진은 글로벌 선진물류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해외진출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가장 일반적인 진출방식인 현지법인 혹은 사무소 설립은 물론 그룹 내 계열사와의 협업과 해외 배송대행 전문 서비스 ‘이하넥스’를 응용한 서비스까지 다양한 물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현지 법인 설립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한진만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멀티모달 기반한 국제물류서비스 강점
한진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총 11개 법인과 4개 지점, 15개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많은 법인을 두고 있는 곳은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의 경우 LA, 애틀란타, 뉴욕, 뉴저지, 시카고, 시애틀 등에 법인을 두고 있고, 중국에서는 칭타오, 옌타이, 상하이, 광저우 등에 거점을 마련했다. 또한 홍콩과 일본, 러시아, 체코, 러시아, 콜럼비아, 인도네시아 등에도 둥지를 틀었다. 여기에 현지 파트너사와 에이전트를 통해 구축한 네트워크도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한진은 해외진출 시 대한항공 등 그룹 계열사와 연계한 통합 물류서비스를 활용, 멀티모달에 기반한 국제물류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국과 인도차이나 간 국경운송이나 미국 서부항만과 내륙을 연결하는 인터모달 사업이 대표적이다. 또한 자사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이하넥스를 자사의 물류서비스와 연계시킴으로써 그룹 전반에 대한 이커머스 물류서비스의 영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최근 6년 간 4개국서 법인 출범시켜
한진의 최근 해외진출 현황을 살펴보면 현지에 직접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인 설립은 현지 시장조사와 까다로운 설립 절차, 과감한 투자 등 많은 자원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지 파트너사 혹은 에이전트를 통한 물류서비스보다 자유로운 사업 전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택배, 항공운송, 해상운송, 포워딩, 육상운송, 보관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한진의 역량을 발휘하는데 가장 좋은 환경이며, 그룹 내 계열사와 협업도 용이하다.

최근 한진의 해외법인 실적을 살펴보면 아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우즈베키스탄에서 현지 합작법인을, 2012년 러시아, 2013년 체코에 유럽총괄 법인을 설립했으며 2014년에는 국내 물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얀마에 법인을 출범시켰다.

올해에는 베트남에 법인을 세웠는데, 한진은 베트남 법인을 통해 인트라 아시아 지역에서 물류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한진해운의 아시아 지역 영업권 인수에 따른 비즈니스 활성화 전략을 시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진은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시장에 특화된 물류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우리나라와 중국, 베트남을 연계한 네트워크 영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중앙아시아는 물론 러시아, 유럽, 중동지역을 트럭-철도-항공-해상으로 연계하는 복합물류 운송체계를 구축하며 세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인도 등 서남아시아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며, 태국에 거점을 설립해 글로벌 생산기지로 불리는 중국-동남아-서남아 지역과 미주·유럽 등에 연계한 물류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현대로지스틱스 / 글로벌 물류서비스로 고효율·고수익 창출

현대로지스틱스는 국내 1,000여 개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택배, 육상운송, 3자물류, 항만하역, 국제물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현대로지스틱스는 이를 발판으로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최근 현대로지스틱스는 해외 직접 진출 추진과 더불어 수요가 높은 글로벌 물류서비스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영향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해외 전자상거래 물류시장에서 자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비용 대비 효율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서 대형 프로젝트 운송으로 이름 드높여
현대로지스틱스는 ‘글로벌 고객에게 업계 최고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2020년 대한민국 No. 1의 종합물류기업’이라는 비전을 실현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고객들에게 다가가겠다는 목표를 실천하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2003년 중국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미국, 영국, 독일, 인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미주와 유럽, 아시아의 주요 지역에 법인과 거점을 설립했으며, 현재 34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현대로지스틱스가 해외에 거점을 설립한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013년 이탈리아, 홍콩, 싱가포르, 브라질 등 해외법인 설립에 주력했으며,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에도 법인을 세웠다.

특히 이탈리아 법인은 대형 화주의 프로젝트 물량을 성공적으로 운송함으로써 현지는 물론 유럽에 현대로지스틱스의 이름과 역량을 널리 알렸다.

철저한 현지화 정책…동남아 진출 모색 중
해외법인 설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물류사업의 확대를 꾀하고, 3자물류 등 영업력을 강화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것이 현대로지스틱스의 기본 전략이다. 이를 위해 운임 경쟁력 확보와 원가 절감 등 수익성 개선에 노력해왔으며, 각 물류거점을 아우르는 종합물류서비스의 기반 구축에 힘써왔다.

그 결과 각 해외 법인의 포워딩 영업력을 강화히고, 현지 내륙 운송사업을 추진하는 등 수익 향상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냈다.

특히 철저한 현지화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현지 화주들에게 적합한 대형 프로젝트 운송사업부터 일반적인 물류서비스까지 병행함으로써 기반을 다져나가고, 법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가능하게 한다.

최근 눈에 띄는 행보는 전자상거래 물류서비스다. 최근 급성장세인 해외직구, 역직구는 물론 국제특송의 물량 증가에 따라 자체 수입특송장으로 적극 대응함으로써 수준 높은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국내 유통기업들의 해외 물류 수요는 물론 글로벌 물류서비스의 품질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에는 전 세계 다양한 화주들과 프로젝트 운송 수주를 꾸준히 추진해 해외사업의 기반을 닦고,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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