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0주년 맞는 샘표식품을 가다

‘맑고 깨끗한 샘’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샘표식품(대표 박진선)이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등록상표인 샘표는 해방직후인 1946년 충무로에서 시작한 기업으로 한국의 대표 장수기업 중 하나이다.

샘표의 나이는 사람으로 따지면 고희(古稀)에 해당한다. 고희는 예로부터 드물다는 뜻으로 기업도 70년의 시간동안 경영을 이어온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또한 식품기업으로 오랫동안 사랑 받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물류는 매우 중요하다. 좋은 원료를 공장까지 잘 조달해야 하며 잘 만든 제품을 최종 소비자에게 잘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밥상에 70년 동안 한 결 같이 오르내리면서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샘표 식품의 물류를 들여다봤다.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물류체계 구축
샘표의 물류팀은 이천에 위치하고 있는 이천공장 내에 있다. 물류팀의 업무는 원재료 입고하고 정선작업(농산물 조제가공의 제 1공정으로 주원료 이외의 먼지, 잔돌, 쇠붙이 등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 후 이송업무, 포장재에 대한 생산부서 출고까지 생산의 원부자재를 공급함으로서 제조 활동이 원활하도록 하는 제조물류에서부터 시작된다. 샘표의 주원료는 간장을 만드는 대두, 소맥, 천일염으로 2015년 한해 사용한 대두는 15,000 ton이며, 소맥은 5,000 ton, 천일염은 8,000 ton이다. 대부분의 원료들은 컨테이너 Bulk 형태로 이천공장정문의 계근대를 통과하여 입고되며 모든 원재료는 정선작업을 거쳐 생산라인을 통해 이송된다. 입고, 정선, 이송 등의 작업라인은 한사람이 도맡아 업무를 처리할 정도로 자동화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이 완성되면 이천공장 내에 위치한 3개의 물류센터에서 제품, 상품, 수출의 입출고 업무를 나눠서 하고 있다. 제품물류센터는 이천공장 내에서 생산하는 140여개의 간장품목을 5,400파렛트 보관할 수 있는 규모이며 상품물류센터는 전국 각지에서 생산되어 공급되는 530여개 품목의 상품들을 2,400파렛트 보관할 수 있다. 또한 수출물류센터에서는 190여개의 수출품목들이 1,600파렛트 보관·운영되고 있다. 그 외에 유통가공과 물량비축을 위해 공장외부에 물류센터를 추가 운영하고 있다. 유통가공과 물량비축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이 물류센터는 9,000파렛트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천공장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신속한 업무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외부 물류센터에서 진행하는 유통가공 업무는 할인점과 유통에서 일정기간 동안 운영되는 행사제품들을 쉬링크, 중지함, 헤더백, PP케이스의 On-pack 형태로 제작하여 공급하는 업무와 설날, 추석 등의 명절 동안 판매되는 선물세트를 제작하여 공급하는 업무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또한 해외를 포함해 국내 고객별로 다양한 요구사항(입수변경작업, 스티커부착 등)들을 출고 전에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70주년을 맞이하는 발효명가 샘표
우리맛, 우리발효로 세계인을 즐겁게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샘표는 ‘내 가족이 먹지 못하는 것은 만들지도 팔지도 않는다’는 창업주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믿고 먹을 수 있는 좋은 제품을 선보여 왔다. 가장 존경 받는 기업, 한국노사협력대상, 가족친화기업 인증 및 일하기 좋은 한국기업 50에 선정되는 등 샘표는 모범이 되는 기업 활동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특히 샘표는 오랫동안 축적한 발효기술을 기반으로 한국 전통의 발효연구와 우리맛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샘표는 국내최초 발효전문연구소 ‘샘표 우리발효연구중심’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통간장 복원 및 콩발효 요리에센스 ‘연두’를 출시하는 등 우리발효의 맥을 잇는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샘표는 ‘우리 맛으로 세계인을 즐겁게’라는 비전으로, 한국 식문화 알리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세계 76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 러시아, 중동, 중국, 유럽 등 현지인 시장 개척을 통해 한국 음식과 발효 문화를 알리는 등 한식 전도사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는 해외에 우리 ‘장’과 발효문화를 알리는 프로그램인 ‘장 프로젝트(JANG PROJECT)’를 진행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물류는 사람’을 실천하고 있는 샘표식품
샘표식품의 물류팀은 사무직과 현장직 모두 합해 총 37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모두 샘표식품의 정직원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물류비를 줄이거나 성수기와 비성수기에 인력의 탄력적인 운용을 위해 일부 파견근로직이나 일용직을 사용하는 현장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물류팀을 책임지고 있는 정용진 부장은 “내부적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직접 운영하고 있다. 물류도 생산성 측면에서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와 함께 한 가지 더 주목되는 점은 촉탁근무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촉탁근무는 정년이 지나도 본인이 일할 의사가 있고 건강이 허락한다면 그 동안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근무자이다. 정 부장은 “촉탁근무자가 총 5명이 있으며 이 중에는 매년 촉탁이 연장되어 샘표식품 물류팀에서만 38년을 근무하신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입사한 현장직 팀원들은 계약기간 2년이 지나면 정직원으로 전환되어 고용의 불안정을 해소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샘표식품은 근로자들을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모두가 한 가족처럼 수평관계에서 일하는 장점이 있다는 것. 물류 현장의 목소리도 결코 소홀하게 생각하지 않고 함께 문제점을 공유하고 원인을 분석해 개선해 나가면서 물류의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

바코드를 통해 물류 효율화 이뤄
샘표식품의 물류프로세스의 핵심은 WMS이다. 물류에 대한 모든 프로세스는 이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입고-보관-출고-배송하는 전체 Supply Chain Execution System은 PDA를 활용한 업무 처리와 시스템 반영으로 입/출고 관리의 정확성과 정보가시성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 이를 통해 식품이력추적관리와 임박재고에 대한 수시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운영되고 있다. 생산팀에서 파렛트에 제품 적재를 완료하면 품목별로 정해진 Zone과 Location에 내부운영규칙을 적용해 적재를 하게 되며 이때 내부관리용 바코드ID 부여해 재고의 품목정보, 수량, 유통기한, 보관 장소에 대한 정보를 WMS시스템에 Interface하게 된다. 또한 끊임없이 발생하는 입/출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하루에 1~3회를 나눠 재고실사를 함으로써 전산재고와 실물재고 일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이렇게 WMS를 기반으로 적재된 제품과 상품은 피킹 작업을 통해 고객의 주문에 대응하고 배송하게 된다. 현재 샘표식품은 해외로 출고되는 출고지를 포함해 3,800여개의 Delivery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고객사의 경우는 D-1에 주문접수 받아 D-day에 배송이 완료 된다. 이때 비용절감을 위해 최소한의 재고를 보유하면서 주문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적의 재고량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고객의 주문요청 일자, 시간, 수량에 맞춰 정확하게 배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CJ대한통운(3PL)과 할인점 납품대행업체 BNF 로지스틱스와 Partership관계를 유지해 최적의 배송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재고 정확도 99%로 달성
샘표식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류의 관리 포인트는 최소의 비용으로 필요한 물품을 정확한 양으로 정확한 시점에 정확한 장소에 공급하는 일이다.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인수거절율, 결품율, 파손율, 재고정확도, 배송원단위를 관리지표로 설정하고 있다. 정 부장은 “2015년 실적은 배송량 6,862천 박스 중 인수거절율 0.0177%를 달성했으며 월평균재고량은 4~50만 박스를 유지하면서도 파손율은 0.0054%로 관리되고 있다. 또 재고정확도는 99.9938%를 달성했다”며 “2016년에도 지속적으로 목표달성을 위해 최고의 솔루션과 최상의 시너지로 사업경쟁력을 극대화시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니 인터뷰 / 정용진 샘표 SCM본부 물류팀 부장
기본, 소통, 팀웍을 근간으로 튼튼한 물류팀 만들고 싶다

Q. 어떻게 물류를 시작하게 됐는지?
A. 처음에는 이천공장의 생산관리 업무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도입 TF Team, 창고관리시스템(WMS) 시스템 도입 TF Team을 걸쳐 물류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이러다 보니 이천공장 생산팀의 업무상황도 잘 이해하고 있고 회사 업무 전반의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있어서 물류의 효율성만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샘표식품 전체의 효율성을 고려하며 일하고 있다.

Q. 보람을 느낄 때는?
A. 몇 년 전부터 물류 PI(Process Innovation)를 3년 주기의 선순환 구조로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데 프로세스 개선을 추진하는 고도화 단계, 개선된 프로세스를 정착시키는 안정화 단계, 프로세스의 미흡한 부분과 연계 프로세스를 추가 보완하는 재정비 단계의 3Step를 통해 새로운 환경변화에 맞춰 물류역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는 프로세스 개선을 토대로 시스템, 인프라, 물류비용 등 전부분의 혁신활동으로 이어져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 이러한 혁신활동들을 통해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실질적으로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체감하게 되고 그로 인해 예전보다 일하기 편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물류업무의 보람을 느낀다.

Q. 앞으로 어떤 물류팀를 만들고 싶은지?
A. 기회의 반대말은 위기라고 한다. 그리고 기회의 또 다른 말은 변화라고 한다. 급변하는 현실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러한 변화를 극복하고 헤쳐가기 위해서는 몇가지 근간이 되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가 기본을 준수하는 태도이다. 모든 업무는 기본과 규범을 준수하는 데에서 출발하게 된다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제대로 업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커뮤니케이션이다. 특히 물류업무는 혼자서 하는 업무가 아니다. 예외사항이 발생한 사유와 대응방법에 대해 서로 원활하게 의사가 전달되지 않으면 일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게 된다. 셋째는 팀웍이다. 개인보다는 조직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긴밀하게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개인이 아무리 뛰어난다 하더라도 여러 사람의 지혜와 힘을 이길 수는 없다. 팀원 한명 한명이 스스로가 톱니바퀴가 되어 유기적으로 맞물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3가지 근간위에서 튼튼하게 성장하는 물류팀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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