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휘 박사의 물류키워드 흐름과 이해


요즘 들어 물류가 주목되고 있는데 택배를 시작으로 생활밀착형 물류라는 이미지로 우리생활에 가깝게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의 산업별 물류비를 보면 수·배송비가 60%이상을 차지하여 높은 편인데 과도한 배송전쟁으로 인해 각 분야의 산업계와 개별기업은 무리한 경쟁의 악순환 속에 빠져 들고 있다.

물류는 배송 리드타임의 속도와 이동거리에 따라 소비자와 고객에게 차별화된 비용을 제공받고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 기점을 중심으로 한 온디멘드 상황에서 빠르고, 편리하고 안전하게 진행되는 배송보다는 경쟁타사보다 더 무차별적인 가격경쟁과 빠르기를 무기로 앞서가는 배송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2시간 안에 일부품목을 배송하는 로켓배송부터 당일 저녁7시까지 주문하면 밤9~10시까지 갖다 주는 광속배송까지 나오고 있다. 정말로 소비자는 이렇게 빠른 배송을 원하고 있는가? 기업은 왜 배송에 무모한 투자를 해야만 하는가?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해 보고자 필자는 글로벌 시장의 유통과 물류, 전자상거래, 택배를 통해서 본 경험과 학습을 살려서 우리나라의 현실을 살펴보고자 한다.

제조와 유통포화에 따른 배송경쟁의 현실
필자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성공하려면 국가 간, 기업 간, 개인 간에 다양한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연계하여 관련된 사업에 사용 가능성이 높은 다양한 고객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해 왔다. 이러한 현상이 지금 한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일본의 10~15년 전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한국은 2013년부터 저성장 시대에 들어 왔고 인구는 10년 이내에 5,200만 명을 절정으로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다. 이미 1인가구의 증가추세는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인구 연령 구조의 흐름에 산업과 기업의 타켓 전략도 변화하고 혁신해야만 할 것이다.

저성장시대에는 소비자가 다양한 상품과 고가의 상품을 쉽게 선택하기 보다는 가격대비 성능과 품질을 고려해 소비하는 합리적인 소비가 늘고 있어 이전같이 손쉽게 상품이 판매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생산라인은 국내 시장을 넘어 이머징 마켓으로 소비시장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국가와 지역으로 이전하게 된다. 유통시장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시절을 회상해 보면 1979년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이 오픈할 때는 원스톱 쇼핑으로 많은 사람들이 롯데를 방문해 구경하면서 구매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같이 대형점포와 전문점, 체인점 등 다양한 소매업태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면서 남아도는 상품을 고객에게 빠르고 편리하게 판매하는 방향으로 유통기업은 판매와 배송전략에 주력하게 된다.

그중에서 편의점의 매출규모는 15조 원으로 당분간의 성장성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점포 내의 판매보다 온라인과 2~3만 원 이상 구매로 인한 주문량이 늘어나 판매량이 많아진다면 더 나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때문에 다양한 배송전문 대행 기업들과 비즈니스 파트너로 제휴하게 된다. 고객은 시간, 장소, 구매의 편리성이 좋은 편의점과 전자상거래의 구매 채널을 선호하고 있으며 대형점포의 경우 필요한 고객이 구매주기에 따라 방문하게 된다. 따라서 요즘 같은 세상에는 다양한 상품이 공급되고 매장에 진열되고 전자상거래 사이트도 잘 팔리는 상품과 구매빈도가 높은 상품은 더 잘 팔리는 구조가 되고 있다.

여기에 유통매장은 다빈도 고출하로 인해 상품의 크기와 포장규격은 더 작아지고 있으니 이와 관련하여 물류시장은 가치 있는 배송서비스에 인력확보가 더 중요해 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이전부터 짜장면 배달부터 피자, 햄버거, 식사까지 포장이 가능하고 전화 또는 모바일 주문이 가능하다보니 배달과 배송시장은 갈수록 대경쟁시장 구도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물론 배송에는 무료배송이 아니라 플랫폼의 중간 채널에는 수익구조의 비즈니스 모델로 인하여 비용을 지불하고 연계해 주는 다양한 모델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채널과정의 축소이고 비슷한 유형에 규모에 상관없이 경쟁을 하는 기업들이 늘어만 간다. 이것을 물류의 혁신을 넘어선 새로운 물류라고 하는데 이것은 물류사업의 연장선이지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혁신하는 물류는 아니라고 본다.

스타트업 기업은 초기에 네트워크와 인력을 확보하고 중간 단계에서는 투자자금이 부족하면 지원을 받으면서 시장을 구축하게 된다. 경쟁타사가 없으면 수년간은 잘 진행되지만 비슷한 기업이 많으면 투자대비 영업 손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종래에는 경쟁기업이 없다보니 높은 가격에 매각해서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기업들도 있었다.

그러나 물류와 유통의 현실은 다르다. 유통은 다양한 고객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구매하고 있으니 인프라 구축과 확장에 시간이 소요된다. 여기에 물류를 연계하여 움직이려면 많은 인력과 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을 사내의 인력이 아니라 외부에 아웃소싱하여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면 효율성 있는 사업이 되는 것이다.

리드타임 차별화와 가치경쟁 혁신
한국시장의 배송경쟁 상황을 보면 너무 과열되고 속도 경쟁이 모든 것의 가치라고 판단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다. 소비자가 정말로 빠른 배송을 필요로 한다면 기업은 배송 가치에 맞게 소비자에게 친절하게 인사하고 상품을 정중하게 배송하고 크레임을 줄여가는 전략도 필요하게 된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여 스타트업을 진행하다 보면 자금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새롭게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사업이라면 고통을 인내하며 다양한 팬을 확보하고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스타트업을 진행 중인 기업들을 보면 고객인 팬을 확보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확장하는데 지속적으로 투자를 받아 사용하다 보니 매출액보다 더 많은 영업 손실을 안고 있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현재 100조 원 규모에 이른 아마존은 무리한 투자비용 없이 영업 이익률을 적어도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이유는 가장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네트워크가 넓은 수송과 배송분야를 잘하는 기업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선정하여 아웃소싱하고 아마존은 코어사업 등 잘 하는 곳에 선택과 집중을 했기 때문이다.

물류는 밀집도가 높고 배송빈도가 많아야 생산성과 효율도 좋아진다. 이것은 배송의 시간과 거리에 따라 물류서비스의 가치가 달라야 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혁신하고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배송분야에 다수의 기업들이 비슷한 시장에 쉽게 진입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다 보니 결국에는 가치경쟁이 아니라 조금 시간이 지나면 가격경쟁으로 승부를 내는 아쉬움이 많다. 스타트업도, 배송전쟁도, 온디멘드도 결국은 선진국이 경험한 시장을 우리나라도 찾아 온 것뿐인데 너무 한쪽으로 트렌드화 되어 쏠리는 것이 아쉽기만 한다.

물류는 한분야가 아니라 제조, 조달, 판매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것으로 부분비용이 아니라 총 물류비용에 최적화된 비용을 산출할 때에 가치가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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