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성 떨어지는 3PL기업에 대한 불만 커져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산업 전반에서의 물류아웃소싱(이하 3PL, Party logistics)은 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트렌드로 가장 최적화된 대안이며 정석처럼 인식됐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가 물류’ 즉 2PL이 새로운 조명을 받으며, 정답으로만 여겼던 3PL을 밀어 내고 있다.

대기업들의 물류자회사들의 ‘자가 물류’가 끊임없는 논란의 화두로 자리하는 배경은 그룹들이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기 때문. 반면 전문화된 서비스 노하우는 면죄부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제 무조건적 3PL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2PL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순방향 자가 물류, 전문 서비스 제공 탁월

# A자동차가 미국 시장 공략을 한창 가속화할 때 일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한밤에 긴급히 운송해야 하는 부품이 항공기로 도착해 곧바로 내륙 운송을 해야 했다. 하지만 A차가 미국 현지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한 자동차 전문 글로벌 물류기업은 “계약에 없는 상황이어서 별도의 차량 수배와 더불어 당장 운전자를 구할 수 없다”며 “서비스가 어렵다”고 했다. 결국 긴급 부품에 대한 물류서비스 부재에 따라 A차는 발만 동동거리다 큰 계약 기회를 날렸다.

산업시장에서 이런 물류서비스 부재 사례는 수없이 많다. 침대 렌털기업들에게 메트리스를 제공하며, 물류서비스와 렌털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는 K기업은 사업 초기 3PL을 의뢰 했다가 큰 손해를 봤었다. K기업은 당시 국내 굴지의 전문 물류 대기업에게 3PL을 의뢰했지만, 비용은 비용대로 지불하면서 결과는 최악으로, 고객 불만이 쏟아져 3개월 만에 자가 물류로 서비스 형태를 바꿨다.

중량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던 대기업 물류회사는 곧바로 재하청을 줬고, 전체 물류비에 25%를 떼인 후 재하청을 받은 물류협력사 서비스 맨은 최종 고객에게 식사를 제공받는 등 고객불만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서비스는 하청에 재하청으로 최종 서비스맨들에게 지급한 물류비는 최초 지불한 비용의 35%에 그치는 등 아웃소싱 의뢰기업 K사를 경악하게 했다.

이처럼 2자 물류기업 관계자들은 “매번 3PL을 고려해 아웃소싱을 하지만, 결과는 역시나 였다”며 “국내 대기업 전문 종합물류기업들 조차 초보적인 서비스로 아웃소싱 의뢰 화주 기업들의 존립까지 위협하는 3PL을 어떻게 검토 하겠냐”고 반문했다.

현대차의 물류서비스를 전담하는 글로비스와 LG그룹의 범한판토스, SPC그룹의 삼립GFS등 2PL 전문기업들의 특화되고, 전문화된 서비스 노하우도 이들 2PL 기업들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들은 물류가 곧 모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서비스 최적화를 위해 각종 연구와 개선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제 현장에서 이를 적용한다. 또 이렇게 쌓은 탁월한 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동종업계로 시장을 확대하기도 한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국내로 수입되는 포드사의 캐딜락 자동차에 대한 완성차 물류서비스를 아웃소싱하고 있다. 또 파리크라상을 비롯한 제빵 그룹인 SPC그룹의 삼립GFS도 식자재 제품관련 전문 물류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글로벌 햄버거기업인 버거킹의 서비스를 대행, 자가 물류 노하우로 여타 식음료 시장 물류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2PL 관계자들이 이야기하는 물류서비스 경쟁력은 “자사 공급망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적재적소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 물류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며 “긴급을 요하는 급박한 시점에서 내 발과 손처럼 움직여야 하는 물류서비스야 말로 기업의 생사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2PL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 현대글로비스 미국 서부지역 글로벌 오토 프로세싱 센터 전경.

역방향, 다단계구조로 수익만 떼어 날로 먹어

앞서 설명한 전문화된 물류서비스 제공 능력이야 말로 전문 2PL 물류의 최대 장점이자 이들의 경쟁력이다. 문제는 대다수 국내 대형 제조 기업들은 물류 자회사를 통해 모기업 물량을 기반으로 일감을 몰아주는데 있다. 또 자가 물류의 반대 논란은 전문 물류노하우와 별개로 단순한 물류서비스 부분에서 다단계 구조를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예를 들면 모기업의 물량으로 2PL기업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 보관과 배송 등에서 보이지 않게 이익을 덧붙여 앉아서 다단계 형태의 수익을 얻는다는 지적이다. 여기다 대기업들의 물류 자회사들의 수익 역시 큰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총수일가에게로 집중되는 것도 자가 물류의 폐단으로 꼽힌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K사 대표는 “산업시장에서의 물류서비스는 기업을 살리기도 하고, 망하게도 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우리의 경우, 물류 협력사에게 지불하는 비용에서 추가 비용을 더 지불하면 했지, 다단계 형태로 비용을 줄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PL기업들이 협력 물류 관계사들에게 비용을 떼는 만큼 모기업의 제품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2PL 물류서비스는 모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최고의 서비스에만 전력투구할 때만 존재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한동안 물류아웃소싱이 교과서처럼 대세를 이뤘던 배경은 대부분의 기업이 기업 본연에 충실하면서 핵심 사업을 제외한 물류서비스는 전문 기업에게 서비스를 의뢰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이유에서다. 말 그대로라면 물류아웃소싱은 기업에게 합리적이고 최적화된 서비스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비용절감 방안으로 혹은 물류 시장의 다단계 구조로 수익을 얻겠다는 식이면 문제는 커진다. 이미 2PL과 3PL에 대한 장단점을 정책 관계자들이 알고 있는 만큼 전문화된 2PL 서비스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고, 해악적인 부분은 개선방향을 찾아 법과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효율성이 있는 부분은 허용하면서 기존 일감몰아주기의 폐단은 규제법을 도입한 취지에 맞게 시장 변화에 맞도록 운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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