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휘 박사의 물류키워드 흐름과 이해

유통업체들의 최저가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물류의 기능과 영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물류를 최전방에 내세워 하나의 공격카드로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조달, 생산,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물류는 공격적인 기능보다 제한된 자원과 비용의 범위 내에서 최적의 효율과 생산성, 일정부분의 품질과 서비스를 유지함과 동시에 비용을 절감시키는 활동을 해야 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봤을 때 물류는 공격보다 최적의 방어노선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안전하고 확실하게 구매자에게 배달되는 물류의 본질적 기능을 벗어나 추가적인 기능을 얻기 위해 무리하게 비용을 투자하고 고정비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 기업들에게 물류는 독이자 마이너스 경영의 요인을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중장기적이고 전사적인 경영전략 수립 및 실행 계획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저가 판매 전략에 앞서 물류혁신 전략 검토돼야
제조, 유통기업들의 최저가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 기업들의 관심이 비용절감을 실현할 수 있고, 차별화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물류부분에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만큼 물류의 중요성이 더 필요로 하는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올 1~2월 국제무역수지는 전년대비 감소하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상품가격의 상승보다는 품질과 서비스 경쟁의 혁신으로 기업의 경쟁력 우위를 확보해야만 하는 현실에 부닥친 것이다.

오프라인 점포수가 포화상태로 접어든 유통업체들은 매출액과 고객동선 감소로 인해 폐점하는 점포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전에는 매장에서 기다리던 판매 전략에서 고객의 문 앞에까지 다가서는 배송전략에 고객들의 마음과 지갑을 열게 하는 프로모션과 판매혁신에 전략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필자가 일본 아마존 사이트를 통해 골프용품, 스포츠용품, 일용잡화 등을 구매하면 해당 사이트는 수시로 관련 상품과 비슷한 정보를 보내어 필자의 소비를 유혹하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진열에서 카테고리별 바이어의 역량이 중요했듯 전자상거래에서는 고객별 구매성향과 행태를 고려한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구매고객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관련 상품의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여 손쉽게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해진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관련된 상품군의 예상 재고량 예측도 가능하고 타경쟁사와 달리 저렴하게 판매가격을 조정할 수도 있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의 유통업태 중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형마트는 44조 원, 백화점은 33조 원을 정점으로 매출액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잠재적 경쟁사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업체들도 가성비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얼마 전 이마트가 타경쟁사보다 최저가로 특정상품을 판매한다는 기사를 접한 바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는 10년 전부터 상품 구매력이 빈번하고 다점포화로 매입물량이 많은 유통기업들부터 최저가로 판매하여 충성고객과 고정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소셜커머스 기업인 쿠팡보다 특정상품군을 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겠다고 밝힌 이마트의 공략은 중량물과 부피가 큰 상품에 관해 쇼핑의 불편함을 해소하여 저성장시기에 고객의 흐름을 잡아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비용절감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맞춘 물류전략 요구
필자가 한·일간 유통, 물류, 전자상거래 등의 다양한 기업의 자문을 담당하고 여러 기업 관계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그들의 공통된 애로사항은 유동성자금의 확보와 관리 혁신, 신규 사업의 기회 확장 등으로 압축된다.

그러나 오늘날 일부 기업들의 취하고 있는 전략을 보면 사업 기회의 확장과 점유율 확대에만 많은 역량이 집중되고 있어 그들의 바라볼 때마다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업체들이 스피드 배송과 빠른 서비스에 맞춰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투자하고 있지만 빠른 만큼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기본을 잊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는다. 명확한 방향 설정과 다방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되는 투자와 전략은 고정비의 상승과 누적 적자의 확대로 향후 기업경영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물류센터의 거점 확보도 계획성이 있어야 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구매고객의 분포, 수·배송차량의 이동거리, 라우팅 동선의 흐름, 1일 배송물량의 단가 등을 고려하여 물류센터의 기능이 필요한가를 결정해야 한다. 자사의 물류센터를 구축할 것인가? 아니면 임대하여 장기 전략으로 사용할 것인가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필자의 오랜 경험에서 느낀 물류센터는 한 마디로 박스라고 할 수 있다. 물류센터는 화주에 따라서 달라지고 물량의 증가에 따라, 상품의 용도에 따라 다르게 활용된다. 따라서 입지에 따라 센터의 기능과 용도가 고객니즈에 적합하지 않는 물류센터는 임대가 안 될 것이고 된다고 해도 불편해서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이전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센터 구축과 거점 확보는 신중하게 고려해서 자사보다는 임대한 센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물류사업의 비즈니스 가능성은 다양하고 늘어 간다고 하지만 물류는 무리한 공격경영이 아니라 주어진 범위 내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서비스와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최적의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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