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박사/물류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일본물류관리사

[일본 新유통업태 SCM 전략]지난 호에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업계의 특징과 업계 구조를 소개하고, 2015년 SPA업계의 시장 동향을 알아봤다. 이번에는 SPA 업체들의 공급망 관리 특징과 이들 기업들의 공급망이 실제 물류현장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사례를 소개한다. 이와 함께 이들 외국계 SPA기업들의 사례를 기반으로 국내 의류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소개한다.

(3)SPA 기업들의 SCM의 특징 및 사례분석

1)의류계 SPA기업의 공급체인 특징
SPA기업들의 SCM 특징은 유통경로의 단축으로 인한 高이익의 창출과 제조기업/도매, 상사(商社) 등의 중간유통업자가 개입하지 않아 경로비용이 단축되는 것이다. 또 위탁판매에서 볼 수 있는 판매 후 수량이 남는 위험(리스크)을 SPA기업이 직접 부담, 조달비용을 줄이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상품기획에서 점포납품까지의 전 과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진 공급체계 Supply Chain을 통합적으로 관리, 상품 품질과 납기를 독자적으로 관리한다. 상품기획에서 납품까지 기간은 30~40일로 단기간에 구축되어 있어 기존 의류업계 평균 리드타임인 60~90일과 비교해 절반도 안 된다.

한편 상품기획을 점두기점(店頭基點)으로 실시해 정확한 의류 트렌드를 반영하고 신속히 납품을 진행하며, 기획정도를 향상하기도 한다. 이밖에 유행상품의 재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철저한 마케팅리서치의 실시/상품기획에 반영하면서 이에 대한 정보공유 역시 철저하게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Supply Chain의 단계별/부문별 정보 수집과 더불어 이를 공유하고 자사 생산, 판매, 재고상황을 일별로 가시화함으로 기획 수정이나 납품정보 변경 등에 신속히 대처하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2)A사의 SCM의 진행사례

첫 번째 기획 개발단계에서 상품기획은 매주 단위로 진행(통상적으로는 시즌단위로 기획)한다. 이는 매장에 상품이 매주 납품돼 유행에 민감한 여성캐주얼의류라도 상품의 선도를 유지하게 한다. 이와 함께 상품기획팀은 매주 단위로 정보수집 및 디자인을 실행, 낭비요소를 배제하고, 상품기획의 스피드를 빠르게 한다. 또한 사원 전원이 ‘Marketer’란 인식으로 점두(店頭)나 사내의 복수채널에서 트렌드 정보를 수시로 수집, 공유한다.

두 번째 발주~생산~상품화 단계는 기획에서 발주까지 걸리는 시간이 1주일이다. 이는 공장으로의 발주가 매주 금요일에 공장 담당자와 대면으로 의사소통을 진행(본사집결)함과 동시에 담당자와 공장의 생산책임자가 납기나 가격 요건을 조정한 후 기획 상품을 하루 만에 확정한다.

이와 함께 해외에 있는 20개사 정도의 계약된 공장과 매주 4~5개사씩 번갈아가면서 발주, 이들 공장의 발주 빈도는 월 1회, 발주 총수량은 매월 크게 변동이 없이 발주량을 안정적으로 확정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상품기획 회의에 들어가기 전 매월 수량을 미리 조정해야 한다.

세 번째로 해외의 현지 물류센터~일본 국내 각 점포에 납품의 경우 현지 3PL기업의 물류창고에서 사전에 점포별/국내의 물류센터별로 분류해 상품의 60%는 점포에 투입하고 나머지 40%는 국내의 물류센터에 납품하게 한다. 각 매장 납입물량은 해외의 현지 출하시점에서 각점포 별로 분류(1~2일 LT단축)하고, 물류센터로의 납품은 점포별 재고 밸런스의 적정화에 기여한다(보충 상품의 일괄 관리, 각 점포의 판매상황을 고려하면서 적절히 추가보충을 진행).

이렇게 되면 혁신성과는 상품기획의 多빈도화(LT의 단축)와 사내정보공유(기획정확도 향상, Buyer 육성가능), 소품종 短사이클 납품(직송으로 인한 재고삭감 및 납기단축)효과를 가져온다. 이와 함께 해외 현지출하 시 점포별 분류(경비절감)와 국내 물류센터에서 일괄보충(결품, 불량재고 삭감)이 가능하게 된다.

3)국내 의류시장의 新SCM 구축 방향
국내의류시장은 유통업체의 위탁 매입방식, 공급자 중심의 생산 시스템, 다품종 생산, 재고비중이 높은 유통구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러한 거래관행이나 유통의 다단계성은 의류시장이 확대되고 안정화되고 있는 시장구조에서는 유효한 계념이었으나 시장변동이 불확실한 시대에는 고비용저효율 결과를 낳았다.
 
최근 글로벌의류 SPA 업태의 국내진입이 본격화됨에 따라 전통적인 유통구조로 운영되고 있던 백화점과 양판점의 의류분야 매출액은 고급브랜드 상품을 제외하고 점점 축소되고 있다. 반면 패스트 패션이라 불리는 SPA기업의 시장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최신의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해 실수요에 대응한 저가격의 의류를 단기간에 대량생산하고 판매하는 업태로 발전해왔다.

통상적으로 의류시장에는 상류·중류·하류의 업태구조가 각각 분업화되어 실수요의 변화에 대응해서 생산량을 조정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되었으나 SPA型의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으로 기획·개발에서 생산·판매까지의 프로세스를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또한 SPA기업에서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정보를 활용, 머천다이징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점두를 기점으로 소재 조달, 기획, 제조, 물류, 판매 등의 Supply Chain 전체를 판매동향에 대응하고 제어하려고 한다.

한국 의류시장이 급변하는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고 글로벌 의류전문점과의 경쟁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기 위해서는 종래의 SCM프로세스를 혁신하고 고객의 실정보에 대응한 SPA형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타 업계로의 수평적 확대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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