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신유통물류story

올겨울 슈퍼엘니뇨로 인해 눈폭탄을 걱정해야할지도 모른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지구촌이 눈폭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미국 동부지역에는 눈폭풍이 덮치면서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는데 이를 두고 ‘스노마겟돈(Snowmageddon, 눈과 아마겟돈을 합친 말)’이 현실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뉴스까지 나왔다.

우리나라도 제주도가 폭설로 인해 공항이 마비되는 등 전국이 한파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소한과 대한을 지나면서 이번 겨울은 매서운 한파가 없는 따뜻한 겨울이겠거니 마음을 놓았다가 갑자기 몰아친 북극 한파에 꽁꽁 얼어버렸다.

늦겨울에 찾아온 한파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욱 절실하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사자성어가 사자성어로 끝나지 않고 현실이 되어 몸과 마음이 모두 따뜻한 봄날이 오기를 바라는 것은 이심전심일 것이다.

몰아친 한파, 내실 다지기 필요해
지난 12월과 올 1월 중순까지 예년보다 따뜻해서 홈쇼핑에서 소위 말하는 동절기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추위를 겨냥한 겨울옷이나 온수매트 같은 겨울 상품을 판매하려고 했던 계획은 실패한 것으로 생각하고 봄 시즌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런 분위기가 1월 하순 갑자기 몰아친 한파 영향으로 조금은 회복이 되겠지만 겨울을 준비했던 많은 유통관계자들에게 이번 겨울은 재미없는 겨울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또한 연초부터 불어 닥치고 있는 세계 경제의 불안감도 만만치 않다. 전 세계의 경기 불황으로 인식되는 유가 하락의 여파에 원유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도 반갑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80년대의 저유가는 우리나라 경제를 호황으로 이끈 절대적인 요인이었지만 오늘날의 저유가는 그때와는 정반대로 작용한다. 인플레이션 시기의 저유가는 축복이지만 디플레이션 시기의 저유가는 오히려 악재다.

이런 분위기라면 1월 하순 불어 닥친 한파가 올 한해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예견하는 징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날씨가 추우면 몸은 자연적으로 웅크리게 되어있다.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활동을 최소화하는 것은 생존 전략이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 환경이 북극 한파처럼 꽁꽁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는 그 어떤 기업도 자신 있게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사람이나 동물이 활동을 최소화하는 것처럼 기업도 활동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

기업이 활동을 최소화한다는 의미는 내실을 다지겠다는 말과 같다. 내실을 다지는 것은 바로 체온을 유지하는 활동, 즉 생존 전략에 해당한다. 체력을 강화해야만 그 어떤 대내외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게 된다.


태생적 본질에 충실해야
지금은 앞으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면 되는 거북이 상황이 아니다.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무수한 돌멩이를 피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초스피드 시대다. 돌멩이를 재빠르게 피하기 위해서는 일단 가벼워야 한다. 몸집이 무거운 상황에서는 절대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거북이 상황에서 몸집을 어마어마하게 불린 기업은 자의든 타의든 상관없이 다이어트를 할 수밖에 없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만 한다. 만약 자신이 속한 기업이나 부서가 기초 체력이 약하다면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두고 기초 체력 증진에 매진해야 한다.

그 기초 체력이 무엇인지는 오로지 자신만이 알 수 있다. 혹시 모르겠으면 하나씩 하나씩 체크해 보는 수밖에 없다. 시간이 많이 소요될 지라도 자신의 기초체력에 대한 현 주소를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지름길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필자가 보는 기업 입장에서의 기초 체력은 바로 그 기업의 태생적 본질이다. 태생적 본질은 다른 말로 그 기업의 고유 가치에 해당한다.

2016년 온라인쇼핑이 유통대길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쇼핑의 태생적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은 모두 온라인쇼핑에 속하지만 그 태생적 본질은 확연히 다르다.

그런데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이 모바일의 급성장으로 인해 모바일쇼핑에서 충돌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의 태생적 본질을 점점 잊어버리고 때로는 외면하기 시작했다. 특히 온라인쇼핑의 맏형인 TV홈쇼핑이 따라오는 동생들을 보면서 자신의 본질을 더 빨리 잊어 버렸다.

필자가 보기에 TV홈쇼핑이 2016년을 유통대길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태생적 본질에 매진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만 한다. 그렇게 매진한 본질을 바탕으로 새로운 모바일쇼핑 전략을 얼마나 빠르게 구사할 수 있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온라인쇼핑 이외에 오프라인 유통으로 대변되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2016년 유통대길하기 위해서는 태생적 본질에 충실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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