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물류부지 공급 우려, 분양가도 만만치 않아

지난 10월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일원에 황해경제자유구역 포승지구가 부지조성에 들어가면서 평택·당진항 배후에 대규모의 물류부지가 들어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황해경제자유구역은 지난 2008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후 2011년 LH공사가 사업시행자의 지위를 포기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경기도가 포승지구와 현덕지구로 나누고 축소해 개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다시 사업이 진행 됐다. 지난 2014년에는 포승지구의 개발계획변경 승인(산업통상자원부)과 실시계획 승인(황해경제자유구역청)을 득하면서 지난 10월 부지조성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승지구 물류시설용지 588,526㎡(약 17만 8천평) 계획
황해경제자유구역 포승지구의 시행사는 경기도시공사와 평택도시공사로 규모는 207만 3,465.3㎡(약 62만 8천평)에 사업비는 8,004억 원에 이른다. 이중 물류시설용지의 규모는 28.4%로 총 58만 8,526㎡(약 17만 8천평)에 이른다. 규모로 따지면 부산항, 광양항, 인천공항, 인천항에 이어 가장 큰 규모이다. 기존에 개발된 평택·당진항 자유무역지역 내에 위치한 약 30만평의 배후 부지를 포함하면 인천항 배후부지보다 물류시설용지의 규모는 더 큰 규모로 볼 수 있다.

물류시설용지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급되는 면적에 맞는 수요가 있는지는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업계에서는 공급되는 부지에 대한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해운항만물류정보센터의 화물처리실적 통계에 따르면 2015년 항만의 물동량 순위는 부산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광양, 울산, 인천, 평택·당진항 순이다. 평택·당진항의 물동량을 처리하기에는 물류부지의 규모가 과도하다고 평가되는 이유이다.

물론 현재 평택·당진항은 3년 연속 물동량 1억ton 돌파와 5년 연속 국내 자동차 수출입 처리 1위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해서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평택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선박 입·출항은 1만 4238척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9% 증가했지만 화물은 총 8,240만 3,000ton을 처리해 지난해 동기 대비 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차량 및 부품 1,138만 6,000ton(지난해 동기 1,115만 8,000ton)으로 2% 증가했으며 기계제품은 67만 2,000ton(지난해 동기 45만 4,000ton)으로 48% 증가했다. 하지만 철광석 물동량은 3,630만 5,000ton(지난해 동기 3,748만 500ton)으로 3% 감소했으며 액체화물은 2,106만 6,000ton(지난해 동기 2,468만 5,000ton)으로 15%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포승지구의 물류부지에 맞는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다.

인천항과 중국 물동량 경쟁 할 듯
포승지구의 물류부지에 물류기업이 투자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물동량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물동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현재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물동량이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평택·당진항이 한중FTA를 시작으로 국내 3대 무역항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물동량 확보를 위해서는 인천과 경쟁이 필요하기 때문.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역직구 물동량은 인천이 더욱 우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전자상거래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인의 해외 직구 규모는 2013년 13조원에서 지난해 27조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으며 오는 2018년에는 18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중 한국제품에 대한 규모는 약 10%선인 2.7조원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의 알리바바는 국내 파트너사인 ICB를 통해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으며 ICB는 현대로지스틱스와 함께 인천을 통해 중국 물동량을 소화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인천국제공항 국제특송장 규모를 2배로 늘리고 김포, 군포, 오산에 역직구 전담 물류센터를 구축 했다. 또한 중국 역직구의 첫 번째 항로도 인천-청도간 항로로 인천이 한발 앞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역직구를 하고 있는 기업의 한 관계자는 “역직구 물동량은 LCL화물을 FCL로 만들기 용이한 인천을 통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택·당진항이 늘어나는 중국 역직구 물동량을 잡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비즈니스모델을 먼저 구축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물류부지로 사용하기엔 분양가 높아
경제자유구역의 물류 부지를 물류기업들이 사용하기엔 분양가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경기도시공사에 따르면 2015년 11월 기준으로 추정조성원가는 3.3㎡당 160만 원 선이다. 여기에 자유경제구역의 경우 물류부지는 적정이윤(5%)을 합산하게 된다. 이렇게 계산하면 약 168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주변의 포승국가산단 매매가(210~250만원/3.3㎡)나 포승 2산단 분양가(212만원/3.3㎡)에 비하면 비교적 낮은 수준의 분양가라고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물류기업의 특성상 투자하기 쉽지 않은 금액임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평택·당진항의 물동량이 자동차나 철광석 등 야드나 평치를 사용해야 하는 화물이 많아 비용에 대한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판단된다. 자동차 관련 물류를 하고 있는 물류기업 관계자는 “사실 물류기업이 투자하기 위해서는 조성원가가 비싼편이다”라며 “금융에 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황해청, 물류부지 50% 선확보
포승지구의 시행청인 황해경제자유구역청과 사업시행자인 경기도시공사는 분양에 대한 부분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며 이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투자유치과 한상봉 전문위원은 “투자의향서나 MOU를 통해 물류부지의 50~55% 정도는 선 확보 된 상태”라며 “물류 부문에 수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국기업 또는 중국기업과 합자를 하기 위한 국내기업들도 물류부지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중국관련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시공사의 산단계획팀 이선미 과장은 포승지구의 수요에 대해 “포승지구의 개발계획은 수요조사와 관계기관의 투자유치 실적을 기반으로 수립되었다”며 “현재 개발계획 변경의 필요 등을 판단하기 위해 재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포승지구는 자유무역지역과 달리 임대가 아닌 분양이기 때문에 수요처가 다르고 경쟁력 또한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서해안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 평택-시흥 고속도로가 연결되어 있으며 제2서해안고속도로, 서해선철도, 포승-평택 철도가 계획되어 있어 입지적인 경쟁력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자유무역지역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받는 역차별에 대한 부분도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이선미 과장은 “조성원가 인하에 대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역차별이 되지 않도록 기업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금에 대한 지원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근로자를 위해 공동물류센터, 체육시설, 기업지원센터, 어린이 집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 특히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지자체를 통해서 혜택이 돌아올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해경제자유구역 포승지구는 오는 201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분양은 2016년 12월 이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수요자가 조기 토지사용을 원하는 경우 시행자와 합의를 거쳐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시공사의 이선미 과장은 “기업이 일부 불편을 감수 할 수 있다면 2016년 말부터는 일부 토지사용이 가능하도록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전했다.

황해경제자유구역청과 경기도시공사, 평택도시공사는 포승지구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포승지구와 멀지 않은 곳에 추진되었던 82만 7,748㎡(약 25만평) 규모의 평택청북물류단지도 PF를 일으키지 못해 사업이 취소된 사례가 있다. 경제난과 부동산침체로 인해 사업이 취소되었다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곳에 물동량이 없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없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물론 그때와 상황과 입지여건이 다르긴 하지만 대규모의 물류 부지인만큼 그에 대한 우려가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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