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재고와 실재고 맞지도 않는데 무작정 판매…뒷수습은 물류 몫

오프라인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해오던 제조, 유통업체들이 최근 인터넷쇼핑몰 등에서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활용 영역이 기존 오프라인 중심에서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업체들이 오픈마켓, 인터넷쇼핑몰, 소셜커머스 등에 입점해 동시다발적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업체들이 판매에만 집중해 배송을 비롯한 물류 업무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판매와 동시에 출하작업이 진행돼야 하는 물류단계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수습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도한 판매 전략으로 물류단계에서의 정체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중심으로 설계된 물류, 운영 한계에 부딪쳐
과거 대다수의 제조, 유통사업자들은 매장 납품 중심으로 물류프로세스를 설계하고 B2B에 맞춘 운영을 해왔다. 그런데 최근 너도나도 유통 채널을 전자상거래 쪽으로 확대하기 시작하며 물류운영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기존 설계된 B2B 중심의 물류운영체계에 B2C까지 접목시켜 운영하려다 보니 운영이 제대로 돌아갈리 만무한 것이다.

일부 업체들의 경우 인원을 대거 투입해 수작업으로 상품 분류를 하거나 별도의 조직을 신설해 대응하기도 하지만 제 때에 출하량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소 3시간 이상 근무량이 늘어남은 물론 작업 속도가 늦어짐에 따라 발송이 다음날로 연기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상품을 주문한 고객들은 최소 2일 후 상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의 경우 온라인 전용물류센터 건립을 확대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의 각기 다른 물류체계를 동시에 운영할 경우에 생겨날 문제점을 해소하고, 보다 빠른 배송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이마트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마트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보정물류센터 외에 김포에 온라인전용 물류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마트처럼 투자여력이 없는 업체들의 고민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물류센터에 여유 공간이 있는 업체들은 온오프라인으로 영역을 구분해 대응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사업 초기이다보니 새로운 물류거점을 마련하는 것을 부담으로 느끼는 업체들도 많다.

물류 이해 못하는 판매 조직, 책임 전가만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회사 내 다른 조직이 이런 물류조직들의 어려움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데 있다. 판매가 이뤄지면 그 다음 일처리는 무조건 물류조직들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보니 물류조직들의 야근과 노력은 당연한 것이고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으니 잘못이라는 식으로 나오는 것이다.

실재고와 전산재고가 맞지 않는데도 무작정 판매가 이뤄질 뿐만 아니라 상품이 발송되지 않을 경우 모든 책임을 물류조직에만 묻고 있는 형태다.

이러한 책임 전가로 물류조직들은 상품 판매가 이뤄졌는데 재고가 없을 경우 전국 매장과 아울렛까지 뒤져가며 재고를확보하고, 퀵 등을 통해 상품을 입고하고 출하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상품을 판매해 남는 마진보다 2~3배의 비용을 더 쓰고 있는 꼴이다.

물류를 포함한 전 부서가 함께 판매 전략 수립해야
온라인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한다는 전략은 오늘날의 기업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이러한 기업들의 활동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전략도 없고 무책임하게 진행돼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전문가들은 판매재고 데이터와 물류재고 데이터가 일치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손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재고가 없는데 판매가 이뤄지는 행위를 원천봉쇄하는 게 고객의 클레임을 줄임과 동시에 비효율적으로 발생되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판매 계획 수립 단계부터 물류조직을 포함시켜 조직 전체가 전략을 수립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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