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적 가치 중시하는 기업으로 나아갈 것”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과 제조, 가공 등을 바탕으로 산업을 육성해왔다. 그 밑바탕에는 무역업의 발전이 있었고, 지금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역업을 영위하는데 있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물류이며, 그 중에서도 국제물류로 분류되는 특송업은 관련 분야의 성장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해왔다.

마스타항운(대표 정병인)은 미국과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를 대상으로 국제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토종 특송업체다. 특히 해외에 나가있는 국내 기업들을 위한 맞춤형 물류서비스에 강점이 있어 고객만족도가 우수한 강소기업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마스타항운을 이끌고 있는 정병인 대표는 물류산업, 그것도 특송업계에서 30년 넘게 종사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정병인 대표를 만나봤다.

‘1983년 대학을 졸업한 정병인 대표의 첫 직장은 특송업체였다. 80년대 우리나라 경제는 농업에서 산업화를 이룩한 이후 제조업이 빠르게 성장하던 때였고, 정부 차원에서 외화벌이에 힘써야 한다며 무역을 장려하던 시절이기도 하다. 상사(商社)들의 최전성기로 80년대를 꼽는 이들도 많다. 정병인 대표에게 주어진 일은 주로 수출입 관련 업무였는데, 무역업과 밀접하다보니 국제특송은 물론 무역의 흐름을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무역을 함에 있어서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화물이나 업체의 성격에 맞는 특송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봤고, 보다 전문적으로 해보고자 마스타항운을 설립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특송을 해왔고,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특송을 통해 조금이라도 국가 발전에 기여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 회사명을 마스타(Master)라고 지었다.
마스타는 숙련된 장인, 달인이라는 뜻이 있다. 특송에 관한 모든 일에서 능숙한 마스타가 되자는 뜻에서 선택했다. 마스타항운은 1992년 건설교통부로부터 공식 인가를 받아 설립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회원사이기도 하다.

-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하는 경영자라고 알려져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취직해서 지금까지 일만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가족들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제대로 된 휴가를 보낸 기억이 없다. 일에 재미를 느낀 것도 있지만, 내 성격이 한 가지에 몰입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런 것 같다. 나는 일을 손에 잡으면 마칠 때까지 놓지 않고 계속 머릿속에 둔다.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기쁘거나 즐거울 때도 많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해외출장을 종종 나간다. 해외출장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아니다. 단지 근무지만 바뀌는 것이지 일하는 것은 어느 곳이든 똑같다. 인천공항에 내린 시간이 업무 시간이라면 난 사무실로 가서 퇴근할 때까지 일한다. 적당한 것보다 확실하게 하자는 생각이 강한 편이다.

- 마스타항운의 강점은 무엇인가?
고객사별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규정을 고객사들이 따라주길 바라고 그렇게 해야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마스타항운은 고객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설계하고 수행한다. 고객사마다 업무 방식도 다르고 기업문화나 거래 조건, 요구사항도 제각각이다. 마스타항운은 이러한 것들을 꼼꼼하게 챙겨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마치 마스타항운의 직원이 고객사에 들어가서 특송업무를 처리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우면서도 높은 효율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서울본사는 물론 해외지사 임직원들 간에 조밀한 업무체계,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네트워크 어디서라도 동일한, 우수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고객사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도 꼽고 싶다.

- 마스타항운을 경영하면서 어려웠던 순간이 있다면?
지금이야 해외 각국에 지점을 개설하지만 초창기에는 여유가 없어 에이전트(Agent)를 두고 있었다. 일 잘하는 에이전트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다른 업체가 빼앗아 가는 일을 몇 번 겪었다. 물밑에서 경쟁을 하다 보니 눈에도 잘 띄지 않더라. 당시 특송업계가 에이전트로 네트워크를 늘려갔던때여서 그런 일이 종종 있었다. 그때부터 직접 해외에 사무실을 내고 기반을 다졌다. 그렇게 하나씩 만들다보니 해외 네트워크가 생겼고, 회사의 자산이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힘든 일을 발전의 계기로 삼은 셈이다.

- 해외지점을 다수 두고 있는데, 지점장 다수가 우리나라 사람들인 것 같다.
현지인을 채용하기보다 우리나라에서 인력을 보내는 편이다. 본사의 업무 방향에 익숙한 것이 큰 장점이다. 마스타항운은 국내 고객들이 해외 지점 혹은 해외 시장에 화물을 보낼 때 최적의 서비스를 기획해서 제공하다보니 고객 위주로 업무가 진행된다. 그러나 국가마다 고객을 대하는 문화가 다르다보니 현지인 채용에 어려움이 다소 있다.

- 마스타항운의 주요 거래처는 어떻게 되나?
마스타항운은 상업서류송달과 복합운송, 무역업을 위한 부자재 운송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주요 고객은 수출입자(무역업)들이다. 거래처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정말 작은 기업까지 다양하다. 현재 약 600여개 고객사와 일을 하고 있는데, 업종이나 아이템과 관계없이 균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마스타항운이 주력하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틈새시장이다. 국내기업이 진출해있으면서도 업무여건이 다소 부족한 곳이라고 보면 된다. 외국계 대형 특송기업의 해외 네트워크는 국내기업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규모가 크다보니 다소 느린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대기업의 화물이 대형 물류허브를 거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처리시간이나, 정해진 스케줄에만 움직이는 업무 프로세스를 꼽을 수 있다. 우리는 이른 아침이나 토요일에도 항공스케줄을 잡아 즉시 운송함으로써 시급한 운송 건에 대한 경쟁력을 창출한다. 마스타항운은 외국계 대형 특송기업보다 한 시간이라도 더 빠르게 운송할 수 있는 시장을 찾아 주력하고 있다.

- 마스타항운은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장에서의 3국 간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사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노하우가 있나?
3국 간 물류는 운송 과정도 신경써야 할 것들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건 결제시스템이라고 본다. 마스타항운은 우리나라든 미국이든 어디서든 고객이 원하는 방식대로 결제가 가능하고, 결제에 대한 약속 이행을 중시한다. 파트너사든 지점이든 정산은 확실하게 한다.
또한 모든 과정은 IATA규정을 준수한다. 서비스업은 한두 번 실수하거나 편법을 들키면 경쟁력을 잃는다. 결국 신용을 지키는 것이 마스타항운 나름의 노하우다.

‘정병인 대표의 최종 목표는 마스타항운이 공동체적 가치를 중시하는 기업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두는 것이다. 정 대표는 자신이 경영인으로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면 유능한 경영자가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스타항운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모든 임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가치를 보상받는, 더불어 삶을 영위하는 터전이 되길 바란다는 뜻이다.’

- 물류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물류는 ‘하면 되는’ 일이다. 다시 말해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된다는 뜻이다. 물류를 잘하려면 기본적으로 근면과 성실, 인내와 끈기가 있어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물건을 주고받는 것이 물류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마스타항운의 기업이념도 ‘하면 된다’와 ‘근면·성실’이다.

- 마스타항운을 경영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을 꼽는다면?
해외 지점을 자립시켰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마스타항운은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서 자급자족을 실현할 수 있을 때 해외지점 설립 과정이 끝난 것으로 본다. 그 기간은 보통 1년을 잡는데, 그 이상 시간이 걸리면 투입된 자본과 인적 자원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한다.

- 경영자로서 임직원들에게 평소 강조하는 사항은 무엇인가?
인연을 중시하라는 점이다. 새로 입사하는 직원마다 내가 꼭 해주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쉽게 만나고 헤어질 수 있다. 회사생활도 마찬가지다. 입사도 중요하지만 퇴사도 중요하다. 헤어지는 과정이 좋아야 나중에 다시 만날 때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그 사람의 인생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 마스타항운의 목표는?
마스타항운은 공동체적 가치를 중시하는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 경영인으로서 한 가지 예를 들자면 내가 더 이상 경영을 할 수 없다면 유능한 경영자가 그 자리를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모든 임직원들이 더불어서 함께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이 되지 않겠나. 마스타항운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누구나 열심히 일하고 그 가치를 보상받는 문화가 계속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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