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부리지 않는 성실한 시공, 계속 이어갈 것”

앵글(Angle)은 ‘ㄱ’자 형태로 구부린 쇠붙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흔히 앵글이라고 하면 철제 프레임으로 만든 선반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작은 선반부터 무거운 짐을 적재하는 중량랙까지 종류도 다양해 물류현장에서는 필수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정확하게 시공하지 않으면 본연의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영진앵글(주)은 경량랙과 중량랙, 파렛트랙, 행거랙, 모빌랙, 앵글선반, 데크플로어 등 다양한 제품을 시공·유통하는 전문기업이다. 특히 업계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시공품질은 영진앵글의 자부심이자 자랑거리다. 지난 6월에는 한국서비스품질우수기업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김성철 영진앵글 대표이사는 우수한 시공품질과 성실함으로 지금의 영진앵글을 일궈낸 시공전문가이자 기업인이다. 사업의 근본인 시공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은 영진앵글의 서비스 품질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시킬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힌다. 김성철 대표를 만나봤다.

작은 사무실에서 업계 최고의 시공업체로 성장
영진앵글은 1998년 영진앵글상사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김성철 대표는 직원 없이 혼자 현장을 돌며 시공 업무를 맡아 사무실을 꾸려나갔다. 제품의 종류와 현장 환경에 따라 시공에도 각각의 노하우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에 꼼꼼한 김 대표의 솜씨가 더해지면서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영진앵글상사는 2005년 영진앵글이라는 법인으로 바뀌었다. 법인 전환은 단순히 규모가 커졌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기존 선반부터 물류업계의 주문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였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봤다. 시공은 물론 설계부터 영업, 판매(유통)에 이르는 전반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업계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영진앵글을 설립했다.”

2010년 영진앵글은 경기도 하남시에 물류센터를 세웠다. 주요 자재와 부품을 보관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2년 뒤에는 같은 곳에 사옥을 지었고, 부설 연구소도 설립했다. 그 사이에 ISO9001, ISO14001 인증을 획득했고, 오픈마켓에도 진출했다.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영진앵글은 영업조직과 인터넷마케팅, 연구전담부서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신속하고 정확한 시공에 집중
영진앵글의 핵심 사업영역은 제품의 시공과 유통이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현장에서 설계를 진행하기 때문에 일부 가공을 하고 있으나, 제조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주위에서는 영진앵글이 폭 넓은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제조공장을 설립하는 것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반대로 제조공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최우선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결제는 철저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신용 관계도 좋고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받는다. 공장에서도 영진앵글의 요청이 있으면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있다.

“시공에서 나오는 품질과 경쟁력은 제조, 그 이상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진앵글은 제조공장과 발맞추고 있다. 영진앵글이 판매 루트와 시공 범위를 늘려나가면, 제조공장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

김 대표의 방침은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사의 경영방침과 맥을 같이 한다.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지만, 좋은 제품을 넓은 유통망을 통해 합리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제조사 이상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처럼, 영진앵글의 역량은 신속하고 정확한 시공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완벽한 시공 추구…불량시공 제로
영진앵글의 시공 역량은 단순히 ‘현장에서 제품을 시공하는 작업’에 한정되지 않는다. 먼저 현장에서 정확한 실측 과정을 거치고, 고객의 요구에 맞게 설계한 뒤 사전 준비를 거쳐 시공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제약조건이나 변경사항, 시공진척에 대해 수시로 협의를 진행하고, 완료 후에는 제대로 됐는지 여부를 검증한 뒤에야 마무리를 짓는다. 물론 최종 확인이 있 때에는 고객이 시공 전과 후를 확인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제공한다. 모든 과정은 투명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불량 시공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시공을 서두르다보면 불량이 나게 되어있다. 나는 직원들에게 빨리 시공하고, 다음 일감을 해주길 바라지 않는다. 시공품질은 고객과 협력사와의 약속이며,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공업계에서는 일을 수주하면 외주업체를 보낸 뒤 자신들은 관리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직접 나가서 품질을 관리한다.”

물론 사후지원팀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의 요구가 있다면 바로 다음날 조치를 끝낼 수 있도록 체계도 잡혀있다. 그렇지만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덕분에 실제 불량을 문의하는 경우는 1년에 1~2건도 되지 않는다.

연구개발에 투자·자체 물류센터 운영
영진앵글은 강점인 시공품질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구개발과 자체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시공의 질을 인력의 노하우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김성철 대표의 의중에 따른 것이다.

영진앵글의 사내 부설연구소는 ‘보다 효율적으로 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설비들은 보기에는 단순한 구조이지만, 조금만 바꾸면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시공에 필요한 부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시공전문가들이다보니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만들고 있다. 예를 들면 시공할 때 부착하는 것들, 설비 하단에 붙이는 바퀴나 낙하방지용 고무바 같은 것들이 개발품이다. 작고 간단한 부품들이지만 기존 제품보다 신속하고 안전하게 시공할 수 있고, 같은 조건에서도 동일한 품질에 단가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런 작은 부품들이 영진앵글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된다.”

영진앵글의 실험을 거쳐 제품이 나오면 협력사와 함께 테스트를 거쳐 설비에 적용한다. 이 과정에서 의견을 듣고 수정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제품들은 최근 오픈마켓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신속하고 정확한 시공을 위해서는 빠른 자재 공급이 필수적이다. 영진앵글은 자체 물류센터에 자재를 보관하고 있다. 제조공장에서 생산품이 오기 전에 직접 출고해서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함이다. 시공업계에서 영진앵글 수준의 물류센터와 물류체계를 갖춘 곳은 매우 드물다.

“제조공장의 재고보다 우리 쪽에서 더 많이 보관하는 품목도 있다. 종류도 다양하고, 수량도 충분히 확보해두었다. 평소에 나가는 1개월 분량 정도의 재고라고 보면 된다. 덕분에 우리는 고객의 요청이 있으면 다음날 출고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놓을 수 있다.”

지점 개설·물류설비 렌탈 진출 준비
영진앵글의 시공·유통 네트워크는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시공을 요청하면, 다음날 직원과 설비를 보낼 수 있을 정도다. 이는 지역마다 위치한 협력사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진앵글은 호남과 경남, 경북 권역을 커버할 수 있도록 부산, 광주, 대구에 협력지점을 두고 있다. 조만간 1개 지점을 더 낼 계획이다.

“대리점을 개설하기보다 시공을 위한 업체 파트너와 함께 일하고 있다. 전국 지역마다 거래선을 두고 있고, 협력관계에 있는 업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외 지역 혹은 대형 수주 건은 본사에서 직접 커버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있다.”

영진앵글에게 일을 맡기는 고객사는 연간 2~3천여 개에 달한다. 이들 중에는 금액이 큰 건도 있지만, 100만 원 이하의 작은 고객들도 있다. 금액과 상관없이 모든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적은 금액이라도 모이면 큰 매출이 될 수 있고, 향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진앵글은 나름대로 그동안의 성과와 오픈마켓, 조달시장에서도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향후 시장증대가 예상되는 물류설비(파렛트랙, 중량랙 등)의 렌탈 분야에 진출하여 미래 고객의 요구(needs)에 대응하고자 투자를 해놓은 상태다.”

김성철 대표는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욕심을 내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무리하게 사업을 키우거나 매출을 높이는 것보다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의 영진앵글이 있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회사 규모가 더 커지면 좋을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주변에서 매출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하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시공과 유통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 욕심을 내기보다 지금처럼 꾸준히 고객들에게 좋은 시공품질을 약속할 수 있는 기업으로 나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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