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높아진 인증기준으로 인증에 관심없어진 중소물류기업

“종합물류기업인증제가 아직도 존재하나요?”

이는 다수 물류기업 관계자들의 얘기로, 종합물류기업인증제에 대한 업계의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종합물류기업인증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종합물류기업인증제에 대한 물류기업들의 관심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인증 취득 장벽이 높아지면서 인증을 취득했던 기업들의 취소 건이 증가하고, 신규 취득 희망 기업들마저 줄면서 종합물류기업인증은 업계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종합물류기업인증제는 물류산업을 대표하는 인증제로, 이를 취득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넘쳐났었다. 혜택은 없어도 종합물류기업인증기업의 신청기간이 되면 간판이라도 달아보려는 업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곤 했다.

종합물류기업인증을 받으면 물류시장을 선도하는 우수 물류기업으로 분류되고, 화주기업 등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인증을 받고자 몰렸었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모습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종합물류기업인증을 받은 업체가 발표됐다. 문전성시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 인증을 신청한 기업들은 대부분 컨소시엄 형태로 취득했다 취소된 업체들이 대다수였다.

올해 인증을 취득한 기업은 한익스프레스, 장금상선, 은산해운항공 등이며, 인증이 취소된 곳은 SINOKO(장금상선(주), 평택컨테이너터미날(주)), 에버웨이즈((주)한익스프레스, (주)극동티엘에스, 선진해운항공(주), (주)해우지엘에스), 은산로지스(은산해운항공(주), 은산컨테이너터미널(주)), 흥아종합물류(흥아해운(주), (주)국보) 등이다.

정부 그림대로 가고 있으나 업계는 외면
종합물류기업인증을 취득한 기업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인증 취득 기업은 지난해 2개, 올해 3개에 불과하다.

이는 정부의 방침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인증업체가 난립함으로 인해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이란 종합물류기업인증제도의 취지가 퇴색한다고 판단한 정부는 지난 2011년 인증기업 수를 줄이되 지원은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후 3자물류 비중에 대한 인증기준을 상향조정(3자물류 비중 30% 또는 매출액 3,000억 원 이상→3자물류 비중 40%이상 또는 3자물류 매출액 4,000억 원 이상)하고 단독기업 중심의 운영 체계로 전환, 5~6개 기업만 선정해 집중 지원하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그 결과 정부의 방침대로 인증 업체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덩달아 업계의 관심도 크게 줄어 종합물류기업인증에 대한 존재감 역시 사라져가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인증 기준 자체가 중소기업은 엄두도 내지 못할 수준이니 아예 관심을 주지 않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높아진 인증 기준은 많은 물류기업들의 반발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종합물류기업은 대기업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특혜인증이란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인증이 취소된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많은 업체들이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인증을 받은 후 실질적인 성과가 없었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인증이 취소된 중소기업들을 위한 대책 등은 아무것도 마련하지 않고 인증을 상향조정해 대기업만 인증받을 수 있게 하고, 그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것은 대기업에게만 당근을 주겠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물류기업 관계자는 “종합물류기업인증에 글로벌 물류기업인증까지 모두 대기업만을 위한 인증을 만들고 있다”며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종합물류기업인증을 받은 대기업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정부가 인증 수를 줄이는 대신 지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했지만 인증 취득 후 혜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물류회사 관계자는 “세금 감면, 화물차 우선 증차, 전기료 인하 등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까다로운 인증조건만큼 실효성 있는 혜택을 지원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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