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합작법인 설립 또는 전략적 제휴로 해외진출 추진

국내 물류기업들의 해외진출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국내 물류기업들도 글로벌 시대에 맞춰 활동 영역을 해외로 넓혀나가고 있다. 수조 원의 매출을 자랑하는 물류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물류기업들도 이제는 국내를 넘어 점차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현지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낭패를 보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고, 현지 물류센터 등에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적자만 보고 철수하는 경우도 있다.
해외로 진출하는 제조업체의 안정적인 물동량을 기반으로 영역을 확장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안정적인 물동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추가 영업이 쉽지 않아 성장속도가 더딘 곳들도 있다.

이와 함께 실제 진출하더라도 파견한 인원들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지난해 말 한 대기업군 물류회사는 현지 파견 인력들을 대거 해고하기도 했다.

해외진출을 추진 중인 물류기업들의 고민 역시 클 수밖에 없다. 이런 고민은 기업마다 다른 해외진출 전략을 선택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어떤 기업은 직접 해외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수립하고, 어떤 기업은 현지 기업의 M&A를 추진하기도 한다. 또 현지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한 물류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들이 어떠한 전략을 선택해 해외로 진출했는지 살펴보았다.

글로벌 유수기업과 합작법인 설립…네트워크 공유 강점
물류서비스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인프라다. 하지만 우수한 인프라를 구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제약도 따른다. 이를 위해 물류기업들은 해외 유수의 글로벌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서로가 갖고 있는 인프라 등을 공유하는 방안을 선택하곤 한다.

최근 글로벌 유수의 기업과 합작법인을 선택해 해외에서의 물류서비스 역량을 강화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범한판토스를 꼽을 수 있다.

범한판토스는 최근 일본 최대 육상운송 기업인 세이노운수와 손잡고 일본 내 합작회사인 ‘SP EXPRESS’를 설립했다.

이번에 범한판토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세이노운수는 1946년 설립된 일본을 대표하는 물류기업으로, 42개의 운송관련 기업을 포함해 66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2012년 기준 5,161억 엔의 매출을 기록한 일본 1위의 트럭운송 기업이다.

이번에 양사가 설립한 ‘SP EXPRESS’는 일본으로 가는 중국의 특송화물을 중심으로 수입과 통관, 일본 내 배송 등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한다.

양사는 함께 중국 내 영업을 추진하는 등 사업을 확장시킴은 물론 각자 강점을 보이는 분야를 나눠 사업의 시너지를 확대시킨다는 전략이다. 또 합작회사는 중국과 일본에 보유한 양사의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공동으로 사용하게 된다.

합작회사는 중국계 대형 특송(Courier)업체를 주요 영업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향후 사업 안정화 후 양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일본발 수출 특송화물 등으로 사업영역을 점차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지 기업과의 MOU 체결…투자는 최소화 성과는 빨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물류기업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현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체결이다. 실질적인 투자는 최소화하면서 가장 빠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것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최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해외 물류서비스 영역을 확장한 기업으로는 CJ대한통운이 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중국 3대 대형 택배사 중 하나인 위엔통수디와 ‘글로벌 사업 협력 추진 전략적 업무제휴(MOU)’를 체결, 중국 내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CJ대한통운과 이번에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위엔통은 중국 1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중국 내륙 배송서비스 계약업체로 타오바오와 T몰 등 전자상거래 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으며, 중국 내 67개의 물류센터와 1,600개의 지점, 6,000 개의 서브 오피스와 4대의 전용화물기, 10만여 명의 물류인력을 보유하고 중국 전 지역에 택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J대한통운과 위엔통은 △한-중 국내 택배배송 네트워크 공유, △한-중 전자상거래 상품 배송 서비스 공동 개발,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 CJ대한통운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한 사업 확대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는 먼저 한-중 간 국제특송서비스를 먼저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중국으로 보내는 국제택배의 경우 주요 도시에 다음날 배송을 완료할 수 있으며, 내륙 서부지역은 4일 이내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보낼 경우 이틀 내에 국내 전역으로 배송할 수 있다.

CJ대한통운 측은 한국과 중국 간 국제택배 소요시간이 기존 대비 12시간 이상 단축되면서 더욱 빠르고 안전한 국제특송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중국 현지에서 위엔통과 중국 내 택배 서비스를 비롯한 물류사업을 더욱 활발히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저한 사전조사 후 단독법인 설립…과감한 투자 요구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합작법인 설립이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업을 확장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로 다른 기업들이 함께 시너지를 내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게 그들의 얘기다. 또 그들은 합작법인의 설립보다는 단독법인을 설립해 진출할 경우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물류기업들 역시 단독법인을 설립해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많다. 가장 최근 단독법인을 설립해 해외로 진출한 기업으로는 한진을 꼽을 수 있다.

한진은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 법인을 설치하고 지난 2월부터 육상운송을 비롯한 종합물류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를 통해 현지 유일의 대한민국 선진 물류기업으로서 자리매김 한다는 전략이다.

미얀마를 인도와 동남아, 중국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라고 판단한 한진은 사전에 철저한 현지 시장조사와 법인 설립 절차를 거쳤으며, 성공적인 사업 개시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준비해왔다. 특히 그룹사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항공, 해상 네트워크를 연계한 최적의 육·해·공 물류인프라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진은 미얀마에 투자와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물류컨설팅을 통한 맞춤형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미얀마 정부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인프라 정비사업과 관련하여 건설자재 조달, 중량화물 운송, 현지기업 이전 등의 프로젝트에서도 국내 기업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또한 이미 진출한 바 있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에서 쌓은 동남아 지역 물류사업 노하우를 활용해 안정적이고 신속한 현지 적응력을 발휘, 다양한 물류서비스 제공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한진 관계자는 “선진 글로벌 물류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한국 물류기업으로서의 위상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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