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재정비, 투자 계획 수립기업 증가…저단가 경쟁 가능성 커

의류 B2B물류시장을 놓고 대기업 물류회사들 간 격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의류 B2B물류시장 진입을 꾀하는 대기업 물류회사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의류 B2B물류 강자로 손꼽히는 한진드림익스프레스와 현대로지스틱스에게 신규로 진입하는 이들이 도전장을 던지는 형태다. 신규 진입을 모색 중인 대기업군 물류회사들로는 한솔CSN과 롯데로지스틱스, 태은물류 등을 꼽을 수 있다. 엄밀히 따지면 한솔CSN과 롯데로지스틱스는 이미 시장에 진입은 했으나 지지부진했던 사업의 재정비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이 기업들 모두 매우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존 강자들은 회사 내 TF팀을 구성해 방어와 함께 공격을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도전장을 던진 기업들은 기존 의류 B2B물류서비스를 수행해온 A중견기업의 인수합병을 추진, 실사까지 진행하기도 했으며, 허브물류터미널 구축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인 기업도 있다. 또 타 기업에서 활동했던 의류물류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조직을 강화하기도 했다.

여기에 일부 대형 의류업체들의 B2B물류업무를 수행해온 정기화물업체들까지 합세하면 시장 내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 구조와 비슷한 조직망 구축의 어려움 있어
물류기업들에게 의류 B2B물류시장은 물류업계에 몇 되지 않는 블루오션 시장 중 하나이면서 반드시 시장에 진입해 네트워크를 구축해야만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의류업체들의 물류 아웃소싱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SPA브랜드와 아웃도어 업체들이 활성화되면서 의류업체들에게 물류경쟁력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의 변화는 물류기업들에게 또 다른 숙제를 던져줬다.

정확한 수요예측 등을 통해 생산량을 줄임과 동시에 재고를 최소화시켜 보관 비용을 줄이고, 팔리는 속도에 맞춰 빠르게 공급, 회전율을 높이고자 하는 의류업체들의 활동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물류 측면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의류물류의 프로세스가 보관 중심에서 빠르게 통과형 물류 형태로 전환되다보니 물류기업들에게도 변화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많은 업체들이 이런 니즈를 알면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는 의류 B2B물류 구조가 택배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으로, 전국적인 배송조직과 일정규모의 분류터미널 등이 갖춰지지 않고선 원활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다. 택배 경험이 없는 이들에겐 조직을 구축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제대로 된 네트워크는 형성되지 않았으나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고객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한 대기업군 물류회사는 매월 3억 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배송조직이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 발송하기 위해선 용달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고, 그 비용이 만만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조직을 재정비하고 새롭게 사업을 확장시키려고 준비 중인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오랜 기간 많은 돈을 까먹으면서 느낀 것과 실패 노하우를 통해 이제는 성공적인 네트워크 구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된 인프라를 구축해 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추진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단가 하락의 기운 다가온다는 지적 커져
지난해 택배 단가 인상을 추진했던 현대로지스틱스는 의류 B2B물류서비스의 단가 인상도 추진했다. 이와 더불어 다른 업체들도 운임 인상을 추진했다. 경쟁으로 인해 지속되던 단가 하락 추세가 상승곡선을 탔었다. 택배를 이용하는 유통 화주기업들과 달리 단가를 인상해준 화주기업도 상당히 많았다.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해줄 업체가 많지 않았던 것이 하나의 이유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이 대거 시장에 진입할 경우 단가는 다시 하강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대규모 인프라와 전국 단위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될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물동량이 뒷받침돼줘야 적자의 폭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신규 진입업체들을 중심으로 저단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 제공 기업들은 영역침투에 대비하려 할 것이고 신규업체들은 기존 시장을 뺏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감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저단가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에 맞는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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