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인건비 10만 원까지 올려도 운영 인력은 바닥

경기도를 비롯해 지방에 물류센터를 확보해 운영 중인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는 물류센터 현장 근무자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 만큼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물류센터 공급이 확연히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미 몇 해 전부터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는 게 물류센터 운영 관리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그만큼 물류센터 공급이 늘어남은 물론 열악한 물류현장에서 근무하고자 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업체들의 인력 모셔오기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현장 근무자들의 하루 인건비는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소 6~7만원 수준이었던 일당이 최근 10만원까지 올라가고 있다. 현장 근무자 구하기가 정말 힘든 성수기 때 가장 높게 제시됐던 금액이 이제는 평상시 인건비로 형성돼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울상인 기업이 늘고 있다.

대형 물류센터 들어설수록 한숨 더 커져
현재도 한창 공사 중인 물류센터들이 많다. 규모도 상당히 크다. 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인력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자동화 설비가 들어선다고 해도 일정부분의 인력은 투입될 수밖에 없다. 현재도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대형물류센터들이 들어서게 되면 인력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센터 관리자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물류센터 관계자는 “물류센터 공급은 늘어나는 반면 인력수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나날이 오르는 인건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다. 본사에서는 원가 절감하라고 지시하는데 비용은 계속 늘어나니 개인 실적 평가도 매우 나쁘게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비싸도 다시 도시권 물류센터로 재진입 시도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참지 못하고 아예 물류센터를 옮겨가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많은 업체들이 통근버스를 이용해 도시에서 인력을 수급해오고 있으나 최근에는 이런 방식에도 한계를 느끼고 있다. 물류센터 임대료가 비싸더라도 다시 도시권의 물류센터로 이전하겠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최근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5,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임대해 운영해오던 L패션은 원활하지 못한 인력 수급으로 발생하는 문제의 개선점을 찾지 못하고 기존 사용한 바 있던 안양 인근의 물류센터로 이전했다. 인력 수급의 어려움이 물류센터 이전으로 이어지는 기현상까지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고민을 하는 기업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게 더 문제다.

이는 또 물류센터 임대사업을 추진하는 부동산업체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L패션이 사용했던 이천의 물류센터는 현재도 비어있으며, 그들이 설치했던 장비 등도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계약직 또는 정직원 해주겠다고 해도 거부
인력수급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들이 수립하고 있는 전략은 계약직 또는 정규직으로의 전환이다.
그러나 이 역시 통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하루 인건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정규직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정규직이 되면 인력 수급의 고충이 자신들에게 돌아오게 되고, 부족현상 발생 시 자신들이 처리해야 하는 강도가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또 밥 먹듯이 야근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때문에 기업들의 정규직 전환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

한 물류센터 현장 근로자는 “옆에서 지켜본 결과 정규직으로 전환했을 때 받게 될 스트레스가 상당히 클 것 같다. 받는 급여가 얼마 차이가 나지 않고, 정해진 시간까지만 일하고 퇴근할 수 있는데 굳이 정규직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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