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지속…운영 효율화·활성화에 집중해야

대형화·현대화 수요 높아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규모의 현대적 시설을 갖춘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이와 함께 도심 인접 지역에 위치한 소형화물전문 분류장(Parcel Hub)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면서 ‘임대료가 비싸면 물류센터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업계의 불문율이 깨졌다. 과거 낮은 임대료만을 선호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필요로 하는 조건을 갖춘 물류센터를 선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해 물류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점차 심해지고 있다. 새로 지은 도심에 가까운 최신식의 대형 물류센터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노후한 소형 물류센터의 공존은 아시아 주요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수요 기업들의 요구와 실제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물류시설 간의 괴리로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기존 물류센터의 공실율이 높아지고, 입주를 희망하는 최신 물류센터는 부족해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고 있다.

한편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물류부동산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이 뚜렷한 경기 회복 신호를 기다리면서 물류 거점 신축을 위한 부지 확보 등의 결정을 보류하거나 지연시키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대기 수요로 인해 물류부동산 전체가 위축되고 있다며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 침체는 소형 물류센터의 통폐합과 물류센터의 이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류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해 기존의 소형물류거점을 통폐합하거나 이전하면서 최적의 물류센터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3PL기업과 유통회사들은 임차 대신 직접 개발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몇몇 기업은 현대식 대형 물류센터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발 리스크를 부담으로 여기고 기존에 세워진 센터를 매입하고자 하는 기업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단계를 밟아가며 새로운 물류센터를 짓길 원하는 기업이 여럿이다. 오히려 개발된 창고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물류센터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첫 번째 요인으로 무역량의 증가를 꼽고 있다. 글로벌 무역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짐에 따라 무역량이 증가, 재화의 글로벌 조달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 결과 물류산업의 역할이 증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물류서비스에 대한 인식의 제고, 물류서비스 영역의 확대 등으로 물류부동산시장의 전망은 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물류서비스의 영역이 단순 보관, 하역에서 가공, 조립, 분류 및 포장으로까지 확장되면서 물류센터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해야만 하고, 각 기업별로 차별화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물류서비스만큼 다양한 물류시설을 필요로 해 물류부동산의 수요는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심지역 대형시설 공급 부족해
최근 중·소규모의 자가 물류센터를 마련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김천물류센터, 농협중앙회의 밀양물류센터, 존슨메티코리아의 인천공항물류단지, 벤츠코리아의 안성일죽부품물류센터 등 올해 착공한 자가 물류센터의 수가 두 자리 수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비도시지역에 개별 입지한 물류센터의 경우 거래 부족으로 가격이 하락하기 쉽다”며 “5~10년 이상 물류 및 유통 동향을 충분히 고려해 자가 물류센터를 확보해야만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인허가 사업지에서 물류부동산 개발이 계속되면서 공급 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용인, 이천, 동탄 마르스PFV 등 물류단지로 인허가를 받은 사업지에 새로운 시설을 지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주저하거나 경직된 금융시장으로 인해 자금 조달이 어려워 손을 놓는 경우 역시 늘고 있어 ‘도심에 인접한 최신 시설의 대규모 물류센터’라는 수요자의 구미에 맞는 물류센터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발 프로젝트가 드물게 진행되고 있어 우량한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이 부족하다”며 “간간이 도심지에 인접하지 않는 외부권역에서 창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수요대로 도심에 인접한 주요지역에서의 개발이 늘어나게 되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물류시설체계 추구
빌리언알이의 김주연 대표는 “전자상거래의 폭발적인 증가 등으로 인해 소비와 배송의 형태가 변화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물류부동산이 등장하고 있다”며 “이처럼 수요 변화가 심한 시기의 개발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자산을 팔아 자본화해야 성과를 높일 수 있으므로 재정적 뒷받침이 튼튼한 기업을 중심으로 시도해야만 한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물류부동산을 보유하거나 임차를 할 때에는 위험 관리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재무적 투자자와의 공동개발을 검토하거나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저금리 자금을 활용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속가능한 물류시설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물류시설의 확장보다는 운영 효율화와 활성화에 중점을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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