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묵 에스로직 소장

충청북도 음성유통단지 내 위치한 에스로직은 식품원료 전문기업 한국마쯔다니의 제품을 비롯하여 까다로운 화물을 보관하는 전문 물류센터다. 이곳의 책임자인 서정묵 소장은 맨손으로 물류를 익혔고, 지금은 물류센터 전문가에 오른 입지전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는 그의 성공기를 들어봤다.

“물류는 책으로 공부하는 게 아니다”

경남 양산에 위치한 한 유통업체에서 일을 시작했다. 처음엔 유통업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규모가 조금씩 커지면서 공간을 늘렸고, 지게차가 필요해졌다.

지게차를 구해왔지만 운전할 사람이 없어 직접 배우면서 일을 하기 시작했고, 상하차부터 재고관리까지 생소한 일들을 해나갔다. 그것이 물류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지만 주변에 이런 일을 아는 사람도 없고, 교재로 쓸만한 책도 없었다.
‘물류는 책으로 공부해서는 안 될 일이구나, 이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창고를 지나가다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박스를 밀봉하고 라벨을 붙이는 것을 보고 무릎을 쳤다. 나도 이런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물어보니 ‘창고물류업’이라고 했다. 우연한 기회에 한 식자재 업체의 물류팀에 들어가 1년 6개월 정도 물류관리를 익혔다.

한 번은 상온창고에서 쥐가 발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만 해도 센터의 외벽이 샌드위치 패널이 아니라 철판이었다. 비를 맞은 철판이 부식되면서 생긴 구멍으로 들어온 모양이었다. 일은 잘 마무리됐지만 제대로 된 창고물류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8년 에스로직이 설립됐고, 물류센터를 맡았다. 물류관리를 익혔다지만 여전히 초보에 불과했고, 선임자도 없었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부끄러운 실수가 계속됐고, 다치는 일도 있었다. 그렇지만 스스로 발전해나간다는 사실은 내겐 즐거운 일이 었으며, 큰 보람이었다.


“현장에서 몸소 겪는 것이 물류다”

그는 현재 에스로직의 물류 전반을 책임지는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에스로직은 보관과 하역, 운송, 수출입 등의 업무를 취급하는 물류전문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서 소장은 몸소 겪지 않으면 이야기할 수 없는 분야가 물류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일을 해오면서 내 나름대로 정한 신조가 있다. 물류는 정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식품원료를 많이 취급하는데, 유통기간이 매우 중요하고, 위생에 민감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규정을 지켜야한다. 이는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산물이다.”

서정묵 소장은 스무 살에 외항선도 타보고, 항해사를 준비하는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해왔고, 최선을 다했다. 그런 서 소장이 물류에 반해 여기까지 오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건 모르는 분야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들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뒤돌아보면 멋모르고 일했던 때가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어느 정도 알지만 그때는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배울수록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는 것도 체감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 에스로직에게는 하나의 과제다. 이를 넘어설 수 있는 3자물류 전문기업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다.”

그가 가진 소신은 ‘화주를 위하는 것이 우리를 위하는 것’이다. 화주를 위해야 우리가 인정받고, 우리가 인정받아야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창고에서 일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는 시선들이 있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내 일에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