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업전략은 ‘질적 성장’

인천국제공항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공항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경제 구조상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따라서 항공화물은 우리 경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양한 해외 네트워크와 신속한 수출입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항공화물 업계를 선도하고 있으며, 고품질 서비스를 통해 화주기업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김종철 대한항공 화물마케팅부 담당 겸 화물영업부 담당 상무이사를 만나 올해 항공화물 시장의 전망과 사업 추진 전략을 들어봤다.

△김종철 대한항공 상무이사
올해 저성장 기조…신시장 네트워크 확대

지난해 세계적인 경제 침체는 국내외 항공화물 업계에 적지않은 타격이었다. 항공사들이 수익성 위주의 노선 개발과 화물기 공급을 긴축 운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로 인해 실적은 악화됐다. 그렇다면 올해 전망은 어떨까?

대한항공 김종철 상무는 전 세계 항공화물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며, 국내 항공화물시장 역시 현재의 수요 부진을 해소할 만큼의 경기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 상무는 “2013년은 저성장 기조 하에서 지난해보다 소폭 개선된다고 보고 있다. 지역별로는 하반기 이후 스마트폰 중심의 전자 제품 위주로 미국 시장의 수요 회복이 예상되고,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남미 지역의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유럽 시장은 불투명한 경기 회복세로 항공 화물 수요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시아행 의약품과 고급 소비재의 수요 증가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 생산 확대로 인한 아시아 역내 수요 패턴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올해 대한항공의 사업 전략을 묻는 질문에 김종철 상무는 ‘질적 성장’을 꼽았다. 항공화물 수요가 급속하게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내실 위주의 사업 운영을 펼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올해 신시장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남미 시장의 네트워크를 확장함으로써 최근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항공화물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김 상무는 “대한항공은 지난 1월 26일부터 주 1회였던 상파울루와 리마행 화물기를 주 2회로 증편 운항하고 있으며, 여객기 중에서도 화물 적재량이 가장 큰 B777-300 기종을 투입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공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이로비와 제다, 리야드는 물론 오는 3월 9일부터 운항을 시작하는 스리랑카 콜롬보, 몰디브 말레 노선 등 화물기가 취항하지 않는 오프라인 지점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객기를 이용한 신규 시장 개발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대한항공의 발 빠른 시장 대응 능력은 운송 품목 개발에 있다. 대한항공은 다양한 품목에 대한 시장 조사부터 맞춤형 운송 서비스 개발까지 고객사의 의견을 적극 수렴함으로써 각 품목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 상무는 “특히 맞춤형 상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 그리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확대는 대한항공의 새로운 성장발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freight’ 확대 등 녹색물류 실현

대한항공은 지난해 2월부터 친환경 화물기인 B747-8F와 B777F를 도입해 연료 절감과 수송 능력 향상 등의 효과를 얻고 있다. B747-8F는 기존 기종보다 연비 효율은 17% 높이고, 탄소배출량은 17% 줄였다. B777F는 쌍발 엔진을 장착한 화물기 중 운항 거리가 가장 길어 효율적인 운항이 가능하다. 대한항공은 이미 도입된 화물기를 포함해 2015년까지 B777F 총 5대, 2016년까지 B747-8F 총 7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김종철 상무는 녹색물류 전략에 대해 “지난해 12월부터 종이 없는 운송을 실현하는 ‘e-freight’를 지역행 화물에 전면 적용하여 기존 20%였던 적용률을 50% 이상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또한 현재 전체 컨테이너 보유량의 약20%를 경량 컨테이너(LD3)로 대체해 연간 개당 약 1,200달러가 넘는 연료 절감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공항을 글로벌 거점으로 삼아야

김종철 상무는 최근 인천공항의 물동량이 감소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허브 역할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그는 “인근 국가와 미주, 구주 간 물량을 유치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 형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짧아진 라이프 사이클을 감안해 상품을 신속하게 세계시장에 공급할 수 있느냐에 승부를 걸고 있다”며 “이러한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리얼타임 SCM이 가능한 항공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중국과 동북아, 동남아의 인ㆍ아웃 화물을 모아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하면 다른 나라의 화물은 고사하고, 우리 화물을 경쟁국의 공항을 통해 처리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피더 서비스해야 할 것”이라며 “국적항공사들이 인천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글로벌 항공물류 허브 비전 실현의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물류센터(창고시설)의 유치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종철 상무는 “인천공항에 글로벌 기업의 물류센터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 물류센터와 항공사의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인천공항은 동북아 지역의 확실한 물류 허브 공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며, 국내 제조기업의 해외 이전에 따른 수송량 감소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활한 유치를 위해 세관 제도의 정비와 낮은 임대료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생태계가 건강해야 지속가능성 보장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상생에 대해서 김종철 상무는 ‘생태계’론을 꺼냈다. 칼자루를 쥔 화주들이 합리적인 물류서비스 이용료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결국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거나, 물류업체의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물류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어야 공동체 전체적인 지속가능성이 보장된다는 방향으로의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주기업들은 항공사 등 항공물류 서비스 제공기업들을 진정한 상생의 파트너로 보아야 하며, 이를 위해 화주와 물류기업 간의 계약관계가 장기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물류비 절감이라는 명분으로 물류 파트너를 가격으로 비교해 수시로 바꾸는 단기 관리는 문제를 가중시킨다는 말이다.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는?

1970년대 초부터 화물 전용기를 적극 도입해 수출 중심의 국가 경제 정책에 부응하고 항공화물사업 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대한 항공 화물사업본부는 2013년 현재 43개국 124개 도시에 여객기와 화물기를 운항하고 있으며, 다양한 노선과 스케줄을 통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2000년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등 4개 항공사가 뭉쳐 세계 최대 항공 동맹체인 ‘스카이팀카고(Skyteam Cargo)’를 탄생시킨 바 있으며, 2013년 현재 10개 회원사가 화물 특성에 맞는 상품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화물서비스는 크게 네 가지 상품으로 제공되고 있는데, 일반 화물 서비스인 Dimension, 긴급 소형 화물을 위한 Equation, 화주-포워더-대한항공 간 계약을 통한 고객 맞춤 서비스인 Cohesion, 예술품과 생동물, 의약품 등 특수 화물 서비스 Variation으로 구성되어있다. 특히 최근 의약품 수송을 위한 ‘Variation Pharma’ 등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힘쓰고 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