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물류 현장 인력난 발생 원인과 여파

PART 1. 물류 현장 인력난 발생 원인과 여파

눈에 보이진 않지만 치열한 인력확보 전쟁 벌써 돌입

물류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치열한 인력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겉으로 나타나진 않지만 업체 간 인력 확보 전쟁은 상상 이상이다. 최근에는 인력 수급의 어려움으로 인해 물류센터 이전을 고려하거나 인력 아웃소싱 업체를 수시로 변경하는 물류업체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택배업체들의 인력 확보 전쟁은 더욱 치열하다. 택배영업소에 더 좋은 수수료 조건을 제시하면서 이직을 권유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런 일에 화가 난 모 택배업체에서는 참다못해 상대 회사에 내용증명을 보내는 웃지 못할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물류 현장 근무를 희망하는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고 있다. 기존 인력들은 이직을 희망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현장인력 확보 경쟁은 심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물류 현장 근무를 기피하는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힘든 노동력 대비 낮은수익구조를 꼽는다.

물류센터 현장 근무자들은 시간당 급여를 받는다. 급여 수준은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노동력이 다른 어떤 산업군에 비해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냉동냉장물류센터 근무자들의 근무 환경은 더욱 열악할 수밖에 없다.

택배 현장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택배현장 종사자들의 1인당 월평균 취급 건수(상품)는 약 5,247개(집하 1,886개+배송 3,361개)에 달한다. 한 달 근무일을 25일로 계산하면 한 명의 배송사원이 하루 평균 210개의 상품을 처리하는 꼴이다. 택배배송사원들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2시간이 넘는다. 이렇게 해서 버는 월평균 순수입은 약 187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대형화물차 안에서 쪽잠을 청하며 일을 하는 화물차 운전자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최악의 상황까지 이를 것은 자명한 일이다.

현장 인력에 대한 배려 전혀 없는 것도 문제

물류센터나 택배터미널 등을 방문해보면 현장 인력들이 왜 근무를 기피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물류현장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휴식시간에 쉴 수 있는 휴게실은 물론 식당, 탈의실조차 없는 곳도 많다. 휴게실이 있더라도 냉난방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지어지고 있는 물류센터 등에는 식당, 휴게실 등을 갖추고 있지만 예전에 지어진 곳들은 이런 복지시설을 전혀 갖추고 있지 못하다. 때문에 택배터미널 같은 곳에서는 겨울이면 추운 곳에 쪼그리고 앉아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복지환경에 대한 이런 문제는 현장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현장 근무자들이 시간당 몇 백 원만 더 준다면 바로 다음 날 근무지를 옮겨 다니곤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복지 측면을 더 따지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는 물류센터 양극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후화된 물류센터와 복지 시설을 갖추지 못한 물류센터일수록 인력 수급 문제로 운영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력 확보의 어려움은 또 물류기업들의 원가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다른 업체보다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인력 수급이 가능해 운영 원가가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불법행위까지 이르게 만들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고용이 불법인 줄 알면서도 어쩔 수없이 불법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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