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보다 수요 초과 현상… 물류센터 임대료도 상승해

올해 일반 주택시장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대형 아파트 거래가 끊기고, 가격은 끝없이 하락했다. 물류부동산 시장은 어땠을까.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일반 주택시장보다는 상황이 좋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류센터를 찾는 기업들의 수요가 꾸준히 발생했으며, 물류센터 임대료 역시 예년보다는 상승했다. 매매 건 역시 적지 않게 진행됐다.

수도권 물류센터 확보 경쟁 치열

올해 물류부동산 시장을 보면 특이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물류센터의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과거 임대료만 싸면 멀어도 상관없다는 인식이 최근 유류 가격 인상과 정확한 원가 데이터 산출이 가능해지면서 수도권 인근 물류센터를 찾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이다. 수도권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물류센터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도 이런 이유다.

2008년 리먼 사태 후 물류센터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입맛에 맞는 물류센터를 쉽게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도 많다. 이는 물류센터 임대가격을 상승시키는 결과로도 작용됐다. 공급에 비해 수요 초과현상이 나타나다보니 물류센터 임대료는 당연히 올라가게 됐으며,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센터 대형화와 양극화 현상 심화될 듯

최근 지어지는 물류센터들은 점점 물류단지화 됨은 물론 대형화 추세에 있다. 개별입지 물류센터 개발보다는 물류단지를 개발해 지역 활성화 등을 꾀하겠다는 지자체들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서울 동남권 물류단지, 동탄 마르스PFV, 이천 패션유통단지, 평택 청북물류단지, 안성 원곡물류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물류센터 대형화 추세는 몇 가지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존 노화된 물류센터들과의 양극화 현상 초래가 가장 대표적이다. 신축, 대형 물류센터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노후, 소형 물류센터의 수요는 감소할 경우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중소형 업체들은 생존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현장 근로자들 역시 소형 물류센터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 중소형 업체들은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가 물류센터를 확보하고자 하는 기업들도 크게 늘었다. 범한판토스 인천공항, 삼성에버랜드 평택물류센터, 한살림 안성물류센터, 보광훼미리마트 진주물류센터, 채선당 남양주물류센터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한편 이런 물류센터 대형화 추세와 자가 물류센터 확보 현상은 장기적인 입장에서 물류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자가 물류센터 확보로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대형화로 인해 공급이 늘어날 경우 공실률이 높은 물류센터들이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물류기업 마스터리스 사례 크게 증가할 듯

불안정한 세계 경기침체 여파로 금융권에서 자금줄을 풀지 않고 있다. 건설 경기가 꽁꽁 얼어붙다보니 건설사들의 경영상태도 좋지 않은 편이다. 금융권에서는 물류센터 건립 시 건설사가 지급보증을 서겠다고 해도 대출을 꺼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물류센터를 지으려면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까지 투자돼야만 하는데 금융권이 요지부동이니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물류센터 신축 또는 매매를 하려는 이들은 최근 건실한 운영기업과 마스터리스 계약 체결하고자 집중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실한 물류기업이 물류센터를 일괄 임대 계약해 운영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자금을 마련하거나 물류센터를 보다 비싼 가격에 매매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물류기업들에게도 신규 사업 영역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존 물류센터에 입점해 있는 화주기업들과 손쉽게 물류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H사는 경기권에 위치한 냉장냉동물류창고주와 마스터리스 계약을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H사는 신선물류사업을 신규사업영역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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