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보졸레 누보가 도착했어요
이제는 한국에서도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자정이 되기를 기다리는 포도주 애호가들이 많아지고 있다. 올해는 그날이 11월 15일이다.
그러나 포도주 애호가뿐 아니라 그날을 기다리며 바빠지는 기업들이 있다. 보졸레 누보를 실어 나르는 물류회사들이다. 그 중에서도 항공사들은 프랑스로부터 한국의 소비자뿐 아니라 유럽 역외의 최대 소비지인 일본까지 수송하기 위한 대목이 되고 있다.
보졸레 누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포도주
보졸레 누보의 역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도 수확 후 보졸레 인근의 대도시인 리옹으로 보내져 그 해의 포도 수확을 축하하기 위해 소비되었던 포도주였다. 품종은 가메 (Gamay, 일부 Aligot? 품종을 2040년까지 허용)를 이용하고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 사이에 수확(기후에 따라 변화)하여 6~8주 이내 포도주로 만들어진다.
과일향(산딸기, 무화과 등)을 충분하게 하기 위해 포도 껍질에서 생성되는 타닌을 추출하지 않는 제조 방법을 이용한 단순한 맛의 포도주로 1960년대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하였다. 1985년부터는 프랑스 국립원산지증명연구소(INAO, Institut National des Appellations d’Origine)에서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자정을 기점으로 소비 할 수 있도록 지정하여 마케팅 측면에서 큰 성공을 거두어 2002년을 기준으로 약 6,145만 병을 생산(표 참조)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포도주 중 하나다.
최근 2011년 에어프랑스의 자료(corporate.airfrance.com)를 보면 보졸레 누보의 유럽 역외 수출량 중 73%가 일본, 11%는 기타 아시아 지역 국가, 11%는 북미로 수출되고 있다. 2011년 일본의 수입량은 총 7.2백만 병(약 8.72천 톤)으로 2002년 대비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보졸레 누보는 경기에 매우 민감한 품목으로 매년 소비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2004년 일본의 수입량은 약 10.7백만 병, 약 13천 톤으로 2002, 2011년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정시기에 맞춘 서플라이체인 중요
특정한 날을 기점으로 포도주를 출시하는 전략으로 인해 큰 성공을 거두었으나 그 특정한 시기를 맞추기 위해 물류회사들에게 발 빠른 전략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11월 셋째 주 약 10일 이후에는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특성상 특정한 날짜에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생산국인 프랑스 이외 지역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는 일본과 최근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보졸레 누보 서플라이 체인을 살펴보면 그림과 같다.
크게 항공운송 전, 항공운송, 항공운송 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항공운송 전은 포도 수확부터 최종 생산 단계이다. 보졸레 누보가 갖는 가장 큰 상품 특성은 다른 포도주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보르도의 메독, 뽀므롤, 쎙테밀리옹 지역의 장기 숙성 기간 동안 오크 통을 통해 형성되는 깊은 향과 병입 후 장기 보관을 통한 맛과는 다른 가치를 갖고 있다. 보졸레 누보의 가치는 시간이다.
또한 일시에 출하하기 때문에 공간 확보가 중요한 관건으로 항공운송 전 포워더의 공간 확보 능력이 중요하다. 트럭을 통해 리옹의 쌩텍쮜페리 공항까지 수송된 보졸레 누보는 ULD에 consolidate 된 후에는 일반 항공화물과 동일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게 된다.
아시아 지역 최대 소비지역으로 부상
많은 항공사들이 보졸레 누보의 출시와 함께 최대 소비 지역인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2011년 기준 에어프랑스-KLM이 1,400톤을 일본으로 수송하였으며, 그 중 69%는 파리 CDG공항에서, 31%는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처리하였다.
대한항공의 경우 1,400톤을 수송하였는데 이중 93%가 인천을 경유하여 일본으로 수송되었고, 7%(약 100톤)가 한국으로 수송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800톤 전량을 인천 경유 일본의 센다이, 나고야, 오사카 등지로 수송하였다.
일본항공의 경우 항공화물 동맹체인 WOW를 통해 공동 수송 하고 있다. 즉, 싱가포르항공이 프랑스-뉴욕 구간을 수송하면, 뉴욕-일본 구간 수송은 일본항공이, 루프탄자항공이 홍콩까지 수송하면 일본항공이 홍콩-일본 구간을 운행하여 수송하는 것이다. 일본항공 단독으로 프랑스에서 직접 수송한 물량은 약 1,400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