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폴로 프로그램 II 중간점검

 

▲ 이남연 폴주크 인터모달 한국대표
최근 완공된 4대강 공사에 대해 여기저기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이 공사를 맨 처음 진행하려 할 때 모범적인 해외의 친환경정책 사례로서 유럽의 마르코폴로 프로그램이 새롭게 조명되면서, 연구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또한 이 마르코폴로 프로그램은 기후변화협약과 함께 녹색물류에 대한 연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한편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전 유럽인들의 관심 속에 지난 9월 13일, EC(European Community)를 대신하여 마르코폴로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EACI(The Executive Agency for Competitiveness and Innovation)가 2010년 마르코폴로 프로그램의 성과발표와 10월부터 있을 제안서 접수에 대해 참여대상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행사를 가진 바가 있고, 유럽 언론에서는 이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집중 조명하였다. 이 때 발표된 사항을 기본으로 하여 이미 1차 기간을 거쳐 제 2차에 기간에 접어든 마르코폴로 프로그램을 이쯤에서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진행상황을 살펴보기로 한다.

친환경물류 사업제안 채택하여 재정지원

마르코폴로 프로그램이란 유럽연합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문제에 대처하고자 유럽의 교통·에너지분야에서 화물의 운송수단을 종래의 도로수송(트럭)에서 보다 친환경적인 운송수단, 즉 철도, 해운, 내륙수운 등으로 전환(Modal shift)하는데 목적이 있다. 참여자들에게 이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제안을 공모하여, 유망하고 참신한 제안을 채택하고, 그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해주는 사업이다. 2003~2006년까지 1차 프로그램(7500만 유로 지원) 기간을 거쳐 현재 2차(2007년~2013년) 사업기간에 있으며, 약 4억 유로를 지원할 예정이다.
EACI에서는 이 프로그램의 기본목적인 대기오염과 교통혼잡 완화를 위해 다섯 분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다섯 가지 분야(5 Action types)는 MOD(Modal Shift: 운송수단의 전환), CAT(Catalyst: 촉매활동), CLA(Common learning: 공동학습활동), MOS(Motorways of the Sea: 해상고속도로), TAV(Traffic Avoidance: 교통량감소)이다.
MOD 분야는 말 그대로 높은 탄소배출량과 도로혼잡을 야기시켜 사회적 비용을 증가를 가져오는 도로운송을 보다 친환경적인 수송방법으로 전환시키거나, 인터모달수송(intermodal transportation)을 통해 도로운송의 비중을 줄이고 철도나 해상운송을 늘리는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현재까지 전체 지원 분야 가운데 가장 참여의 비중이 높다.
두 번째로 CAT는 인터모달수송에 방해가 되는 구조적 시장의 장벽을 극복하고, 혁신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참신한 발상에 대해 지원하는 분야인데, 예를 들면 국제노선을 운행하는 초고속화물열차, 낮은 수심에서의 내륙수로수송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셋째로 MOS는 장거리 트럭운송을 복합수송모드, 특히 해상운송을 포함시킨 복합수송모드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지원을 해주는 분야이고, 넷째로 TAV는 국제화물을 도로로 트럭운송 하게 될 경우, 모드의 전환을 할 수는 없어도 트럭운송의 효율을 증대시키고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생산, 유통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한 사업제안을 공모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 CLA는 모달쉬프트나 교통량감소를 위해 성공사례나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데 도움을 주는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분야를 말한다.
다만 위의 다섯 가지 모든 분야에 걸쳐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나 연구 프로젝트 등은 지원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이 프로젝트가 철저하게 화물운송분야에서 상업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것을 추구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프로젝트의 성격에 맞춰 컨소시엄을 이룬 사례에 재정지원이 이뤄진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볼 때, 환경 정책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는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다.

책임기관 지속적 홍보, 참여 꾸준히 늘어

▲ 마르코폴로 프로그램의 2003~2010년 예산집행현황과 참여도 변화 추이
현재까지 집계된 바에 따르면, 2010년에는 101건 중 35개의 안이 계약협상 중에 있으며, 2011년에는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프로젝트 제안서를 접수받아, 그 중 30개 정도의 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채택된 안에 대해서는 마르코폴로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가면 누구나 상세하게 알 수 있고, 각 프로젝트 별 지원액수와 그 프로젝트가 시행됨으로써 환경적으로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를 단위로 환산(Estimated environmental benefit)하여 알려주고 있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환경개선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을 지원하는데 있어 마르코폴로 프로그램이 어떠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중간점검을 해보는 이유는, 이러한 해외의 사례가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기 위해서이다. 유럽관련 뉴스를 접하다 보면 특별히 그린물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 프로그램의 진행상황이 언론보도를 통해서 늘 업데이트 되고 있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기 쉽다. 또한 책임기관은 프로그램에 보다 많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홍보를 끊임없이 하고 있으며, 참여자에게 제안이 채택되도록 하기 위한 요령을 정리해서 알려주기까지 한다. 그 결과 참여가 늘어나고 있어(표 참조), 프로그램의 기간을 2년 남겨두고 있는 현재, 이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우리의 환경물류 정책 되돌아 봐야

우리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과 제도가 도입, 시행되고 있지만 그 성과에 대한 중간점검을 책임기관과 더불어 참여자인 물류인들이 꼼꼼하게 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의 녹색물류 정책 및 제도는 실제 참여하여 물류를 행할 주체를 중심으로 수립되어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 참여도와 진행상황은 매년 어떻게 진척되어 나가고 있는지, 관련부처의 홍보와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실질적인 참여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말이다. 이 모든 것이 업계 내에서 스스로 행해질 때 보다 책임 있는 정책 수립과 그에 따른 성과가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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