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사고와 성실은 내 삶의 키워드다”

한국해운조합 이사장 이인수. 그에게 있어 삶의 키워드는 ‘긍정적 사고’와 ‘성실(誠實)’이다.
“간절한 열망이 꿈을 이루게 하고, 자기 암시의 예언적 효과를 통해 생겨나는 긍정적 사고가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언제나 긍정적 사고를 습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긍정적 사고만이 능사는 아니다. ‘성실’이 전제 되지 않은 그것은 무의미하다.
“긍정의 믿음이 구체적으로 발현되려면 행동이 수반돼야 하고,미래 모습에 대한 상상도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이인수 이사장은 “긍정의 믿음을 실제로 실현하기 위한 자세는 성실함”이라고 말한다.
“거창하게 삶의 철학이라 이름 붙일 것까지는 없다”고 했지만 이는 그의 지론이자 삶의 철학이다.

성실, 곱절의 생각과 곱절의 노력

그는 얼마 전 한 잡지에 실린 펩시콜라 CEO 인드라누이에 대한 글을 몰입해 읽었다고 한다. 포춘에 연속 5년 세계 최고 여성사업가로 선정된 그녀가 어떤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고, 전형적인 인도인이자 두 딸의 엄마인데다, 미국인도 아닌 그녀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쌓아온 코카콜라의 아성을 무너뜨린 이변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두 배로 생각하라, 두 배로 노력하라. 그것이 가진 것 없는 보통 사람이 성공하는 비결이다’ 이인수 이사장은 인드라누이의 이 말을 ‘성실’의 의미로 파악했다. “나 역시 보통사람의 성실함이란 두 배로 생각하고 두 배로 노력하는 것, 그런 의미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개인적으로뿐 아니라 한 조직의 리더로서도 이러한 긍정적 사고와 성실함을 덕목으로 삼아 창조적인 도전을 쉼 없이 해 나가는 리더이고 싶다”고 말한다.
 
마음 다스리는 책을 즐긴다

이인수 이사장은 마음 다스리는 책을 즐겨본다. 최근에 읽은 책은 「생각버리기 연습」이다. 일본 스님이 우리를 괴롭히는 잡념의 정체를 짚어내고,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인수 이사장은 ‘우리가 실패하는 원인 중 대부분은 어쩌면 잡념이나 쓸데없는 걱정, 특히 부정적인 생각 때문’이라는 대목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한다. 그는 “살아가면서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 일으킨 생각의 방해 때문에 마음대로 살기가 쉽지 않은 경험을 누구나 하지 않는가”며 “마음속에서 제멋대로 굴며 우리를 지배하는 부정적이거나, 혹은 잡다한 생각을 멈출 수만 있다면, 스스로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자기계발도서도 즐겨보는 편. 최근 본 책은 「CEO 칭기스칸, 유목민에게 배우는 21세기 경영전략」이다.
“유목민들의 역사, 삶의 철학, 정신, 문화, 사회 시스템 등의 성공 요인과, 칭기스칸 경영학의 메시지를 현대의 기업에 적용시키고 있어 조직 경영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라는 평.
그는 칭기스칸이 구성원들에게 ‘일한만큼 보상을 얻는다’는 믿음을 줌으로써 힘을 하나로 집중시킬 수 있었다는 대목에서 자신이 이끄는 해운조합을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제대로 평가 받는 조직, 성과와 평가가 연계되는 합리적인 조직’으로 만들고 싶은 자신의 생각과 일치점을 찾을 수 있어 반가웠다고 한다.
그는 또 칭기즈칸의 전광석화 같은 몽골 기병 작전에서도 현대 조직경영의 시사점을 찾았다.
어떻게 10만 명에 불과한 몽골 병사로 인구 1억 명이 넘는 유라시아를 150년간 통치할 수 있었겠는가? 강한 실행력과 빠른 속도가 답이다.
“군의 역량을 스피드로 결집해 병력 열세를 극복한 뒤 상대방의 예상을 깨고 바로 성 앞에 도달해 공략하는 식의 기동력이 2년 만에 중원을 정복하는 기적을 만들어낸 것 아니겠느냐”는 이인수 이사장은 “이처럼 조직 경영에서도 ‘먼저’ 시장 변화를 감지해 경쟁사보다 ‘빨리’ 핵심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바다는 여전히 설렘과 동경의 대상

이인수 이사장은 경상남도 거창 사람이다. 바다와는 거리가 있는 내륙지, 생활권으로 보자면 대구권에 속한 거창 출신의 그가 30년 동안 한 길 해운·항만물류인으로 살아왔다면 무언가 그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 같은 것이 있었을 것이다.
그가 걸어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어릴 때 그가 가졌던 바다에 대한 설렘과 ‘마도로스가 되어볼까’ 하는 꿈을 만나게 된다. 그는 비릿한 바닷바람과 함께 성장기를 보냈다. 내륙 출신이기는 하나 어릴 때부터 바다의 고장인 통영과 부산에서 생활을 많이 한 그는 고등학교도 부산 경남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의 부친이 이 학교 1회 졸업생이니 까마득한 동문후배인 셈이다.
학창시절을 부산에서 보내고 마산해양수산청장, 부산해양수산청장,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 해운물류본부장 등을 지낸 그에게 이제 바다는 친숙한 의미를 넘어 삶 자체가 되었겠으나, 그는 “바다는 여전히 설렘과 동경의 의미로 남아 있다”고 한다.
 

공직자의 고객은 국민과 업계다

이인수 이사장이 공직을 떠난 것은 2010년 2월. 만 29년, 햇수로는 30년을 해운·항만물류 분야 공직에 있었다. 그 동안 숫한 일을 해왔을 터. 그로서는 ‘참 잘 해냈어’라거나, ‘영원히 잊지 못할 거야’라 할 일이 수도 없이 많았을 게 분명하지만, 그는 몇 가지만을 꼽아본다.
부산청장 시절 부산신항의 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해 갓 개장한 부산신항의 운영효율성 확보에 일익을 담당했고, 항만노무공급 상용화 작업도 마무리했다. 건교부 수송물류국장으로 교환근무 중 화물연대와의 협상과정에서 이뤄진 화물차 운전자들과의 만남은 세상을 보는 눈의 폭과 깊이를 더하는 계기가 되었다.
교통세 배분비율을 조정하여 항만계정을 마련하고 항만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던 일은 의미 있는 성과였다. 당시 SOC 재원인 교통세의 배분계정에 항만계정이 있기는 있었지만 예비비 계정인 유보계정이었다. 이인수 이사장은 “당시 항만계정을 만들면서 도로 배분율은 낮추고 철도와 항만 배분비율을 높였다”면서 “SOC 투자 합리화와 (도로 중심의 물류를 철도와 해운 중심의 물류로 전환하는) 친환경 물류 시스템 구축 기반을 마련하는데 조금은 보탬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돌아본다.
이인수 이사장이 사무관이었던 1990년대 초, 해운업법이 해운법으로 개정됐다. 당시 이슈 중 하나는 ‘인더스트리얼 캐리어’. ‘특정화주가 해운선사가 되어 직접 해상화물운송에 나서는 인더스트리얼 캐리어의 허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 이인수 이사장은 대형화주들의 해운시장 신규진입을 막는 규정을 해운법에 넣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고, 성공했다.
“당시 산업자원부가 강력하게 반대했으나 이뤄냈다”는 그는 “국적선사도 3PL로 육성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으며, 대형화주의 자가물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고 회고한다.
또 하나, 이인수 이사장은 해운물류 본부장으로 근무했던 2007년 5월, 산업기능요원제도가 2012년에 폐지된다는 방침을 접하고 국방부, 병무청 등을 뛰어다니며 승선근무예비역제도를 성공적으로 도입했던 일을 큰 보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만약 이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다면 2008년 입학생부터 병역혜택이 없어졌을 것이고, 그것은 해사고, 해양대 진학생 부족으로 이어져 해기사 수급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사안이었다. “뒤집을 가능성이 없어 보였지만 무작정 뛰었고, 결국은 의도했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이인수 이사장의 말 속에 4년 전의 긴박함이 묻어난다.
그가 공직생활을 하면서 좌우명처럼 마음에 새겨둔 것은 ‘공무원의 고객은 국민이며 관련 업계다’는 생각이었다. “민원인들의 입장에서 일하려고 노력했으며, ‘도와주자’는 마음가짐으로 일했다”는 그는 “미리부터 ‘그것은 안될 것’이란 부정적 생각을 가지고 민원을 검토해 본 적은 없었다”고 한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심혈을 기울여라

30년 공직에 몸담아온 그로서는 후배 해운·항만물류인, 특히 관련 공직자들에게 바라는 바가 적을 수 없다. 특히 해양과 해운물류, 항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모든 역량과 마음을 쏟아 주기를 바란다.
“해운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이자 미래생존 대안이라는 점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보다 중요하고 핵심적인 정책으로 발전시켜 나가달라”는 그는 “이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대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체적인 실천전략과 정책적 방안을 실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홍보도 간과할 수 없는 과제다.
긍정적 사고가 성실을 전제로 하듯, 소명 역시 그것을 수행할 수 있는 힘을 필요로 한다. 앞서 언급한 긍정적 사고와 스피드 경영에 더하여 자기계발을 통한 차별화된 역량 키우기가 함께 해야 한다.
이인수 이사장은 “개인적 역량 측면에서도 스피드가 무엇보다 중요한 승부처였던 칭기즈칸의 몽골부대처럼, 흐름의 변화를 빠르게 인지하고 뜻한 바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는 결단력과 함께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갖춘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한다.

조직의 통합에 기여하는 리더가 훌륭한 리더

공직을 떠났지만 이인수 이사장은 여전히 해운물류인의 삶을 산다. 그는 현재에 충실하고자 한다.
한국해운조합의 이사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일하게 된지 아직 반년이 지나지 않았다. “아직은 조합과 연안해운업계의 현안문제를 파악하면서 현재의 직분에 충실 하느라 이임 후의 삶까지 구체적으로 그려보진 않았다”는 그는 “지금 현재의 삶에 충실할 때, 그 노력과 성실이 거름이 되어 미래의 삶을 가꾸어 줄 것”이라는 마음가짐이다.
“조직의 수장으로서 역할 한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이 많다”는 그는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쪽지 지휘’를 자신에게 주는 화두로 던진다. 석 선장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도 선원들에게 쪽지를 전달하는 기지를 발휘해 해적들을 교란시킴으로써 선원 20명이 무사 귀환할 수 있는 결정적 환경을 만들었다.
그러한 리더십을 보며 한 조직을 이끌어 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또한 얼마나 냉철한 판단력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인수 이사장은 “나도 조직의 수장으로서 경영에 대한 철학과 일에 대한 열정, 강한 리더십으로 조직의 새로운 성장과 변화와 혁신을 실현해 나가고 싶다”며 “현명한 리더십과, 구성원들을 아우르는 포용력을 갖추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이인수 이사장은 앞서 언급한 칭기스칸으로부터 ‘통합’의 가치도 배웠다고 한다. 그는 “한 사람의 꿈은 꿈에 지나지 않지만, 만인의 꿈은 실현되게 마련이다”며 조직원 모두가 비전을 가지고 이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통합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공정한 평가다. 조직의 통합에 기여하는 리더가 훌륭한 리더다. 나아가 이런 리더는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결과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하는, 다시 말해 시스템을 통해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조직원들의 자발적 헌신이 가능하다. 객관적 평가와 이에 따른 자발적 헌신은 곧 통합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현재의 충실함, 내일의 버팀목

지난 공직생활에서도 그랬고, 조합 이사장으로 일한 짧은 시간 동안에도 연안해운이 국가경제에서 미치는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는 이인수 이사장은 “국가물류비의 1%로 국내 전체화물의 19%를 담당하는 운송수단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해운산업이 보다 멀리 도약해 나갈 수 있도록 재임기간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말을 맺는다. 지금 현실의 삶에 대한 충실, 노력들이 이임 후에도 자신의 삶의 큰 자긍심과 보람으로 남아 버팀목이 되어 줄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인수 이사장 프로필>
▲54년 경남 합천 ▲경남고, 고려대 경제학,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 석사, 한국해양대학교 해운경영학 박사 ▲행시24회(1981) ▲뉴욕, 뉴저지 항만청 파견관(1996) ▲해양수산부 무역진흥과장(1997), 해양정책과장(1999)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2001)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2004) ▲국토해양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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