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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뿔난 물류기업 세관상대 이의제기한 이유는?
목록통관 놓고 세관 “특송사 책임” VS 물류회사 “법 자체가 문제”
이경성 기자 | bluestone@klnews.co.kr   2011년 01월 11일 (화) 10:33:30

물류기업들이 뿔났다.
물류기업들을 화나게 한 대상은 바로 세관이다. 물류기업들은 세관이 보낸 과태료 납부 통지서에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판결을 통해 옳은지 그른지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세관은 지난해 8월 목록통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물류기업들에게 과태료 통지서를 보냈다. 통관품목을 정확히 기재하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허위 기재된 품목에 대한 1년 치 과태료를 예고하고 6개월분을 먼저 부과했다. 

목록통관은 품명과 가격, 수하인 등을 기재해 사전에 신고, 서류절차를 간소화시킴으로 인해 신속한 운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편리성 등의 장점으로 인해 이용자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100달러 이하는 면세가 된다는 점 등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사전신고 내용과 실제 다른 품목이 통관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를 방지하고자 세관측이 꺼내든 강력한 제재방침은 지금껏 잘못 기재된 것에 대한 과태료를 운송기업이 부과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세관과 물류기업에 따르면 2010년 8월 세관측이 물류기업들에게 부과한 과태료는 10억 원 남짓으로 인천공항세관이 5억 원, 김포공항 세관 4억 3,000만 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된 관세법 254조 2항에 따르면 ‘탁송품운송업자는 통관목록을 사실과 다르게 제출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규정이 있는 만큼 특송기업은 배송뿐만 아니라 관리감독과 신고의 의무가 있고, 정확히 기재되지 않은 상품에 대해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세관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물류기업들은 세관 측의 주장에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목록통관 시 기재된 내용은 송하인이 작성하는 것으로 자신들은 그대로 신고하고 운송을 할 뿐 책임은 송하인이 져야 한다는 논리다.

이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기업은 한국국제특송협의회(회장 추동화) 소속의 쥬피터익스프레스와, 발렉스로지스틱스, 오성글로벌로지스틱스 등이다. 특히 이들은 관세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지난해 12월 28일 세관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 (법무법인에 따르면 결과는 12일 이후에 나올 예정이나 늦춰질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세관의 과태료 부과철회 요구와 함께 관세법 제 254조 2항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송기업들은 이 조항이 바뀌지 않는 한 부당한 과태료는 앞으로도 물류기업들을 힘들게 할 수밖에 없고, 영세한 중소업체들의 경우 이로 인해 도산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송하인에게 받은 목록서류를 받아 수정 없이 신고하고 불합격 판정 시 일반 통관시키는 등 세관에 협조를 구하고 있는데 과태료 부과 행위는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상품의 종류역시 다양하고 송·수하인만 아는 가격을 특송업체가 임의로 매길 수는 없으며, 목록기재 방식 또한 나라별로 달라 이를 체크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반면 세관은 목록통관의 경우 검색자체를 업체 자율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운송업체가 기재내역을 꼼꼼히 따져야함은 물론 이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미 한차례 과태료를 경감해주는 등 업체들의 불만사항을 충분히 반영한바 있다”며 “업체들이 철저한 검색으로 정확한 목록 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태료를 부과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매년 적발건수가 증가하는데도 업체가 검색시스템 개선에 노력하지 않고 과태료 경감만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천공항세관과 글로벌 특송 업체들은 원만히 합의?

글로벌 특송업체들 역시 지난 2010년 12월 초 인천공항 세관에 같은 문제로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양측은 원만한 협의점을 이끌어 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의제기 신청을 대행했던 법무법인 관계자는 “이의제기를 진행한 것은 맞으나 서로에게 좋은 방향으로 얘기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차례의 간담회 진행에도 불구하고 기존 입장만 고수하고 있는 김포세관과 달리 대형 글로벌 특송업체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인천항공세관의 경우 합의점을 찾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내 특송업체들의 불만이 더 커지고 있다. 힘있는 글로벌 특송업체의 주장은 관대하게 대응하고 힘없는 국내 특송업체들의 주장은 묵살하는 행위가 아니냐는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글로벌 특송업체 등 대기업이 소속되어있는 반면 김포공항은 영세한 국내업체들이 다수라는 점에서 국내 특송업체에만 너무 강경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어떤 식의 합의점을 도출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힘의 논리에 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서글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세관은 인천공항의 경우 법을 지키고자 성실히 수행하는 기업들이 많아 합의점을 쉽게 찾을 수 있었을 뿐 국내 기업들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인천쪽 기업들이 관련법에 따라 적절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신고의무에 대해서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자세로 나왔기 때문에 업체들의 요구도 적극수용, 서로 조율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조금씩 양보하면 원만한 해결 가능할 듯

지금은 서로에게 얼굴을 붉히고 있지만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합의점을 찾는 것은 매우 쉬워 보인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양측 주장의 견해차가 크긴 하지만 보다 철저히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하고 있는 만큼 원만한 합의점을 찾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특히 이번 사태는 세관과 업계가 서로의 입장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으려 하지 않았던 소통의 부족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양 측의 커뮤니케이션이 보다 자주 이뤄졌다면 얼굴을 붉힐 일도 없었다는 것으로 지금이라도 서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모든 것이 잘 해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특송업체들이 보다 검색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고, 정확한 기재를 위한 캠페인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마약류 등을 반입하려는 업체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함으로서 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업체들이 아무리 검색을 강화한다고 해도 이를 수행하는 업체들로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세관 측 역시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일방적인 과태료부과보다는 등급을 만들어 성실히 수행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대폭 경감해주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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